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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 ‘나는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엔지니어가 꿈이었던 16살의 히말라야 산골 소녀 쏘남 왕모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승려가 되었다. 1월, 영하 30도의 강추위 속에 그녀는 어른 승려들도 고산병으로 쓰러지는 ‘패트 야트라’(발의 여정) 순례길(인도 최북단 라다크 지역과 히말라야산맥을 관통하는 순례길)에 오른다. 왕모는 17일 동안 200km를 걷는 이 가혹한 여정을 이어가면서 ‘나는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마음속으로 되새기며,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자신의 소녀 시절에 작별을 고한다. 김한석 감독의 <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는 2017년 KBS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 <순례> 4부작 중 1편을 영화로 제작한 작품이다. UHD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이 보여주는 히말라야 사계절의 풍경들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게다가 항공 촬영으로 보여준 히말라야의 눈 덮인 능선길을 200여명의 승려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걸어가는 행렬은 장관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영화는 순례길의 쏘남 왕모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중간중간 그녀가 출가 전 가족, 친구들과 지냈던 모습들을 교차편집해서 보여준다. 이러한 구성으로 인해 영화는 다큐멘터리보다는 극영화의 느낌이 강하다. 마치 여행을 떠난 쏘남 왕모가 그림엽서에 사연을 적어서 우리에게 보낸 것을 읽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2017 코리아 UHD 어워드 대상, 2018 한국 가톨릭 매스컴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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