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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썸머> 청량한 기운을 잃지 않는 독특한 청춘영화
임수연 2019-07-24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소년이 있다. 오히려 공부도 열심히 하고 부지런히 살아보려는 현재(정제원)에게 벌어지는 건 안 좋은 일투성이다. 평소 좋아하던 수민(김보라)에게 마음을 고백했다가 차이고, 친구 지훈(이건우)은 어떻게 자신에게 아픈 사실을 숨길 수 있느냐며 절교를 선언한다. 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전학 온 병재(이도하)는 수민과 지훈에게 ‘특이한 애’ 취급을 받지만, 현재와는 미묘하게 대화가 잘 통한다. 지훈이 수민을 좋아하고 사실 수민이 현재의 병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가운데, 현재는 자신의 교복을 병재에게 물려주기로 마음먹는다.

시한부 소년이 자살 시도를 했다는 과거사가 암시되고 복잡하게 얽힌 연애 감정이 인물들을 쥐고 흔들지만, <굿바이 썸머>는 신파에 빠지지 않고 청량한 기운을 잃지 않는 독특한 청춘영화다. 타임라인을 뒤섞은 플롯이나 어색한 침묵의 시간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롱테이크 촬영도 일반적인 하이틴 로맨스물과 차별화된다. 무엇보다 여름의 계절감과 배우들의 싱그러운 매력, 신인감독의 개성을 과감히 담아내고자 하는 뚝심이 고르게 발현된 균형감이 인상적이다. <굿바이 썸머>는 서울 아파트의 계급을 일찍이 깨우치고 성적에 따라 학생을 구분짓는 학원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수긍하는 요즘 10대의 초상을 그리는 작품이다. 삶과 죽음, 선과 악 같은 묵직한 주제가 학업 문제와 연애 감정을 동시에 염두에 둔 중의적 대사로 치환돼 보편성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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