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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까데호 《FREESUMMER》, 이것이 여름

각기 다른 밴드와 개인 프로젝트, 세션으로 출중한 기량을 선보인 세명의 음악가가 밴드를 결성했다. ‘업계’ 사람들이 먼저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데뷔 EP 《MIXTAPE》를 발매한 이래 몇 차례 싱글과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인 까데호가 첫 정규 앨범을 냈다. 제목은 《FREESUMMER》.

처음 듣고 ‘꽂힌’ 곡은 <여름방학>이었다. <여름방학>은 밴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이번 앨범의 대표곡 중 하나다. 이미 사회인이 된 모두에게 요원한 신나고 활기찬 방학이 아니라 편한 차림으로 집 앞 슈퍼마켓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빨며 내리쬐는 태양을 바라본 어느날이 생각나는 곡이다. 《FREESUMMER》에는 가사가 있는 곡과 없는 곡이 공존하지만 모두 ‘연주로 하는 언어’처럼 들린다. 베이스를 퉁기는 손놀림과 드럼의 섬세한 터치, 기타 선율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본다. 이를테면 멜로디의 보디랭귀지 같다고나 할까.

강렬하게 자신의 매력을 직접 호소하는 음악이 점령한 시대, 골든 에라의 재즈와 흑인음악의 뿌리가 록과 포크의 영향과 맞물린 까데호의 음반을 ‘동시대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여름방학>을 보내고 <심야열차>를 탄 후, <불놀이>와 <폭염>을 거쳐 <Sunday>에 이르는 앨범을 무수히 반복하며 듣게 된다. 바깥 장마가 그치고 바쁜 일을 마치면, 어딘가 떠나는 곳에서 다시 그들의 음악을 들을 것이다. 트렌드가 아니라 귀로 듣고 즐거운 음악을 그들이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