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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시크릿>, 온라인 속 자아와 허상이라는 디지털 시대의 고민
김소미 2019-10-02

중년의 대학교수 클레르(줄리엣 비노쉬)는 자신보다 젊은 연인 뤼도(귀욤 고익스)를 욕망하지만 그와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안달난 클레르가 떠올린 묘수는 소셜미디어에 가짜 계정을 만들어 뤼도에게 접근하는 것. 그렇게 탄생한 24살의 ‘클라라’는 애초의 의도와 달리 뤼도의 친구 알렉스(프랑수아 시빌)와 사랑에 빠지고, 모델 지망생의 꿈도 갖게 된다. <트루 시크릿>에서 탄생한 가상의 자아 클라라는 타인의 구체적인 행복과 성공을 시시각각 접하는 SNS 시대에서 개인이 온전히 소화할 수 없고 제어하지 못하는 분열된 욕망을 드러낸다. 클레르는 자신의 현실이 불행해서 클라라를 탐한다기보다, 자신과는 전혀 다른 어떤 정체성에 일시적으로 중독된 것에 가깝다. 영화는 심리상담사 캐서린(니콜 가르시아)과 클레르의 대화를 액자구조로 교차하면서 대리만족과 공허로 점철된 삶의 불행을 역설한다. 전작인 <시베리아 포레스트>(2016)에서 문명으로부터 단절된 인간을 그렸던 사피 네부 감독이 이번엔 그 반대편으로 달려간다. <마크 오브 엔젤>(2008), <두명의 뒤마>(2010) 등을 통해 이중적인 정체성으로 고통받는 인간의 이야기를 다룬 바 있기에 온라인 속 자아와 허상이라는 디지털 시대의 고민도 노련하게 풀어냈다. 자기파괴적인 심리와 끈질긴 희망의 공존을 생생하게 표현해낸 배우 줄리엣 비노쉬의 관록이 빛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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