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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OTT 개봉한 '베탈, 악마의 군단' '불불' 화제

코로나19로 한껏 움츠린 인도 극장가가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리메이크작인 악샤이 쿠마르 주연의 코믹 공포물 <락시미 밤>, 1971년 인도-파키스탄 전쟁을 배경으로 한 <부즈: 더 프라이드 오브 인디아>, 알리야 바트의 로맨스 스릴러 <사다크2: 더 로드 투 러브> 등이 디지털 개봉한다는 소식이다.

아울러 OTT 서비스를 주목할 만한데, 그간 인도영화에 목말랐던 해외 영화 팬들에겐 오히려 빠르게 신작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무더운 여름, 함께 즐길 만한 인도 공포영화를 추천하는 일도 별 부담이 없다. 요즘 인도 공포물은 한국이 그렇듯 같은 장르라도 고유한 문화적 배경을 토대 삼아 마음껏 변주해내며 그들만의 풍미를 지닌 오싹한 공포의 세계로 초대한다. 물론 그 배경을 알고 볼수록 흥미를 더한다. 결국 인도인이 마음속에 품은 공포심이란 그들의 역사와 문화에서 싹튼다고 할까. 예를 들어 좀비물 <베탈, 악마의 군단>은 암울했던 영국 식민지 시대의 망령을 모티브로 삼았다. 무대는 벽지의 도로 건설 현장. 새로운 도로를 내며 오래도록 폐쇄되어 있던 터널과 마주하는데, 그곳을 지키던 지역민들의 경고와 반발에도 군대를 투입해 무자비한 완력으로 제압하며 입구를 뚫는다. 하지만 그 터널은 다름 아닌 19세기 세포이항쟁 당시 존 라인독이 이끌던 불패의 영국군 부대가 산 채로 매몰되었던 곳. 그 속에서 오랜 세월 속박되어 있던 좀비 부대가 풀려난다. 여기서 찢어진 유니언 잭과 진군을 알리는 북소리 그리고 들릴 듯 말 듯 으스스하게 울려퍼지는 영국 국가는 불청객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다. 식민지 시대 영국군이 곧 공포의 키워드. 그 밖에도 눈여겨볼 점이 많다. 처녀를 제물로 바치라는 좀비의 요구에 자신만 살고자 딸을 바치려는 비정한 아버지, 민의를 무시한 개발사업에서 드러나는 부조리 등 의미심장하게 녹여낸 요소가 적지 않다. <불불>처럼 오랜 악습을 소재로 삼는 경우도 있다. <불불>은 나이든 왕족과 결혼한 어린 신부가 또래의 막내도련님과 가까워지며 연모의 감정이 싹트고, 그 금지된 사랑이 결국 비극을 초래한다는 이야기다. 발이 뒤틀릴 정도로 폭행을 당한 주인공 불불은 훗날 안주인이 되어 무서운 복수극을 펼친다. 조혼의 악습을 꼬집는데, 인도가 다룰 만한 소재라는 점에서 인상 깊다.

물론 인도 역시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만큼은 시간이 걸려도 극장 상영을 목표로 개봉 시기를 저울질하고있다. 희망적인 소식은 새롭게 예고된 개봉 일정이다. 1983년 크리켓월드컵 실화를 다룬 란비르 싱 주연의 기대작 <’83>, 악샤이 쿠마르의 액션물 <수르야반시>가 오는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에맞춰 극장 개봉할 예정이다. 예전과 같은 순 없을지 몰라도 어쨌든 극장 문은 다시금 활짝 열릴 것이고, 어서 연말이 되어 반가운 소식을 전할 날을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