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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클라이밍' 임신한 여성이 느끼는 불안을 증폭시킨 공포영화
배동미 2021-06-16

느린 피아노 연주곡이 흐르고, 어머니의 양수 속에 자리한 것처럼 보이는 태아가 화면을 가득 메운다. 이윽고 한밤중에 깬 세현이 가쁜숨을 몰아쉬는데, 아이는 그녀에게 낯선 꿈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꿈을 꿨어. 양평에서 자기 어머니가 날 간병해주셨는데 차 사고가 나서 내가 의식이 없었나봐. 근데 나 임신 중이었어.” 세현은 연인에게 간밤의 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미래의 시어머니, 석달 전 있었던 차 사고, 임신, 세 가지 키워드는 세현의 불안을 자극하는 존재들이다.

짧은 머리에 다부진 몸을 한 세현은 클라이밍 선수다. 세현은 세계대회 출전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는데, 급기야 평행세계 속 자신과 연결된다. 매개는 차 사고로 깨진 줄 알았던 휴대전화. 버려진 줄 알았던 휴대전화가 서랍 속에서 울리자 세현이 놀라며 전화를 받는다. 가뿐한 몸으로 운동에 매진 중인 자신과 달리 평행세계 속 자신은 뱃속에 아이를 품고 자신을 찾아오지 않는 연인을 애타게 찾고 있다.

3D애니메이션 <클라이밍>은 임신한 여성이 느끼는 생경함과 불안을 증폭시킨 공포영화다. 실사영화로 만들었어도 좋았을 것 같은 장르적인 각본을 직접 쓰고 3D 장편애니메이션으로 탄생시킨 김혜미 감독의 발견이 반갑다. 제45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경쟁부문 초청작으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과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 특별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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