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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액션히어로' 냉소는 싹 빼고 열성을 다하는 B급 히어로들의 활약
김소미 2021-07-16

9급 공무원 시험 교재를 품고 잠들어도 꿈속에서만큼은 성룡인 대학생 주성(이석형)은 연극영화학과 청강생이 되어 단편영화 제작에 나선다. 직접 연출, 촬영, 연기를 도맡아 셀프 액션 스타를 꿈꾸는 주성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학과에 전설적으로 내려오는 단편영화 <액션히어로>. 그는 극중에서 이소룡 운동복을 입고 교수의 성추행을 타파하는 선아(이주영)에게 한눈에 반한다. 화려했던 과거와 달리 선아의 현실은 “시급 8천원, 사람이 아니라 교수의 노예”인 대학원생 조교다.

오후엔 카페 아르바이트까지 겸하며 만성 피로에 찌든 선아는 학과장인 차 교수(김재화)의 입시 비리에 가담하면서 주성과도 엮이게 된다. <액션히어로> 속 청년의 상황은 또 다른 학과 조교인 재우(장인섭)가 남몰래 치킨집 권리금을 마련하려는 대목에서 새삼 분명해진다. 넘쳐나는 공시생, 최저임금, 고학력자의 취업난 등 팍팍한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지만 인물들은 진지한 얼굴로 무술 활극을 펼치기에 여념이 없다.

냉소는 싹 빼고 열성을 다하는 B급 히어로들의 활약이 짠내 나는 코미디를 담당한다면, 옛 홍콩 액션영화에 대한 재치 있는 오마주가 장르적 흥분을 낳는다. 이석형과 이주영의 신선한 표정과 몸짓을 통해 인물들을 따라가게 하는 묘한 매력이 분명한 작품.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작품상, 배우상(이석형), CGV상,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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