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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쇼미더고스트' 두 친구의 귀신 들린 집 체험기
김소미 2021-09-03

장기간의 취업 실패에 이어 주식 폭락까지 경험한 예지(한승연)는 더이상 포기할 것도 없는 빈털터리 청년이다. 친구 호두(김현목)에게 빌려주었던 돈을 독촉해보지만, 호두가 그 돈을 보증금 삼아 월셋집을 마련했다는 사실에 또 한번 좌절한다. 가진 거라곤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집 한채뿐인 두 친구의 고스트 체험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쇼미더고스트>는 가난한 취준생들이 귀신 들린 집에 살면서 겪는 뜻밖의 성장담을 호러적 요소와 코미디가 교직된 복합장르의 매력 안에 담아냈다.

옴니버스 호러 <어느날 갑자기 세번째 이야기: 디데이>(2006)를 연출한 김은경 감독이 오랜 공백 끝에 선보이는 첫 장편영화다. 전작이 무색하게 김은경 감독의 신작은 시종 엉뚱하고 유쾌한 엇박으로 흘러간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월셋집살이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청년 세대의 생활상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여성을 향한 스토킹 폭력을 가리키는 후반부의 주제 또한 시의적절하다.

특기할 매력은 심리적인 친밀감을 자아내는 캐릭터들의 조화다. 제 앞가림도 어렵지만 불의 앞에서 사력을 다해 남을 도우려는 평범한 인물들에게서 사랑스러움이 묻어난다. 호러와 코미디 양쪽 모두 밍숭맹숭한 감은 있지만 정의와 연대, 우정의 감각을 점차 또렷하게 다듬어나가는 전개가 기분 좋은 온기를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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