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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

1963-03-27

참여작품 평점평균

씨네217.3

/

네티즌7.6

| 수상내역 2

기본정보

  • 다른 이름퀜틴 타란티노
  • 직업감독
  • 생년월일1963-03-27
  • 성별

소개

쿠엔틴 타란티노는 90년대의 새로운 영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타란티노의 ‘펄프적’ 감성은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 Reservior Dogs> (1992)을 90년대의 <록키 호러 픽쳐 쇼>로 만들었고 <저수지의 개들>이 상영되는 소극장에는 미스터 화이트나 미스터 핑크가 되기 위해 밤마다 관객이 몰려든다. 94년 칸영화제 대상을 받은 <펄프 픽션 Pulp Fiction>(1994)은 퇴락한 존 트래볼타를 다시 할리우드의 톱스타로 올려놓았고 <재키 브라운 Jackie Brown> (1998)은 주연을 맡은 흑인 여배우 팸 그리어와 그가 출연한 B급 흑인액션영화에 대한 회고 바람을 일으켰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싸구려영화에서 고급영화까지, 대중소설에서 온갖 장르의 음악에 이르는, 방대한 문화적 잡동사니의 수집량을 자랑하면서 영리하게 진열하는 천재적인 큐레이터의 재능으로 세기말의 영화흐름을 능수능란하게 조절했다. 그리고 그의 영화에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지만 기억의 저장고에서 빌려온 대중문화의 모티브들을 노련한 호흡으로 조절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게 쓰윽 관객의 마음을 베고 지나가는 솜씨는 고수의 것이다.

63년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태어난 타란티노는 아버지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영화광인 어머니 덕분에 싸구려 대중문화를 방해없이 섭취할 수 있었다. 16살에 배우가 될 결심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캘리포니아의 대형 비디오대여점에 취직한 후 그곳에서 타란티노는 왕성한 섭취욕으로 할리우드 고전과 유럽 예술영화, B급 오락영화를 아무런 강박없이 섭렵하면서 배우가 되려던 목표를 약간 수정해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 데뷔를 할 준비를 한다. <트루 로맨스>를 팔아 <저수지의 개들> 제작비를 마련하려 한 타란티노는 다행히 배우 하비 카이텔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제작비 150만달러에 <저수지의 개들>(1992)을 연출하면서 ‘유례없이 신선하고 독창적인 데뷔’라는 절찬과 함께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다.

<저수지의 개들>은 싸구려문화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타란티노는 대중소설과 로저 코먼류의 B급영화 감성, 이야기를 해체하는 장 뤽 고다르 영화류의 유럽 예술영화풍 스타일을 자유자재로 섞었다. 타란티노는 윤리와 도덕, 의미를 떠나 순수하게 영화적 재미를 즐기는 쪽에서 막다른 골목에 처해 있는 대중문화의 저장고에서 서슴지 않고 많은 것을 빌려온다. 스탠리 큐브릭이 펄프 픽션의 대가급 소설가인 짐 톰슨과 공동으로 쓴 각본을 영화로 만든 <킬링>(1956)에 느슨하게 기초한 이 영화는 큐브릭식의 냉정한 지성을 거둬낸 대신 ‘나는 상관하지 않아’란 식의 태도로 잔혹함을 유머로 즐기는 쪽이다. 타란티노가 큐브릭과 다른 점은 분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펄프 픽션>은 더욱 소란스런 반응을 낳았는데 이 작품에서 타란티노가 이룩한 혁신은 고전적인 장르의 재료를 갖다놓고 구조를 조금씩 비틀어놓은 뒤, 농담으로 채색하고 거의 궤변에 가까운 경구를 늘어놓는 재치를 발휘하면서 예리하게 쓴 대사로 기억할 만한 인물성격을 창조하는 능력이다. 타란티노는 심지어 텔레비전의 양식을 빌려오는 것도 마다지 않는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맞물리며 여러 단락으로 나뉜 <펄프 픽션>의 구성은 새로워보이지만 텔레비전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한 것이다. 이야기를 여러 단락으로 나눠놓고 다른 이야기를 끼워넣은 다음 결론을 내리는 것은 여담 위주의 텔레비전 시트콤과 같다. 심지어 어떤 대목에선 광고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주기도 한다. 타란티노는 일상의 익숙한 경험을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관람구조에 맞추어 녹여넣고 전통적인 드라마는 조각조각 나뉜다. 그렇게 해서 타란티노의 영화에는 인물과 상황만이 남는다. 타란티노는 소비시대의 첫번째 시인은 아니지만 그 소비시대의 미학을 완성한 첫번째 감독일 확률이 높다. <재키 브라운>은 전작들의 다소 달뜬 호흡에서 한걸음 물러나 고전영화 스타일의 원숙한 호흡으로 LA 주변의 일상적인 풍경과 삶의 낙오자들인 중년 남녀들의 밀고 당기는 심리전과 인생의 마지막 한판 승부를 치밀한 플롯으로 담아내 다시 한번 평단을 놀라게 했다.

타란티노는 모든 영화에서 드러나는 그 남성우월주의와 인종차별적인 태도 때문에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안하무인하는 태도와 독설에 가까운 농담과 유희정신으로 타란티노는 윤리와 도덕과 정치적 태도의 모든 경계를 사뿐히 뛰어넘는다. 그의 영화는 옛날에 봤던 싸구려영화의 원초적인 감동, 사랑과 성과 폭력과 그 밖의 금지된 것을 위반하고 싶은 충동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타란티노는 쓰레기문화를 즐기고 곱씹을 만하게 포장해낼 줄 아는 마법의 손을 지녔다. 타란티노의 영화는 내용없는 스타일을 선정적으로 선전하는 쓰레기더미 같다. 그러나 그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싸구려영화의 무한한 자산을 왕성하게 섭취해 인간의 감정과 일상 현실을 반영하는 도발적인 화술의 경지로 넘어가고 있다. / 영화감독사전,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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