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주요 영화제를 휩쓸며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은 멕시코 뉴웨이브 무비의 수작

<니코티나>는 남미의 6개 주요 영화제에서 24개 분야에 달해 수상과 노미네이트를 기록하면서 2004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멕시코 영화다. 최우수 남녀 주연상은 물론이고,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시나리오상 등 거의 모든 주요 분야에서 수상과 노미네이트를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평론가들은 <니코티나>를 그 동안의 멕시코 영화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뛰어난 스타일과 탄탄한 시나리오, 스타일리쉬한 연출 등을 지목하면서 멕시코 뉴웨이브 무비의 수작으로 극찬했다. 감독을 맡은 휴고 로드리게즈는 수 십편의 영화를 제작한 제작자로 더 유명한데 여러 영화를 제작했던 감각으로 이번에는 메가폰을 잡아 놀라운 연출 실력을 보여주었다.

93분 영화의 러닝타임과 실제 리얼 타임이 일치하는 독특한 구성

<니코티나>는 93분의 영화의 러닝타임과 영화 밖 현실의 리얼 타임이 일치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진행된다. 이는 긴박함이 넘치는 절체절명의 범죄 스릴러와 유머가 공존하는 미로 같은 구조의 영화 구성의 묘미를 백분 살리기 위한 장치이다. 모든 등장인물이 연관되어 있고 ‘담배’라는 공통의 소재가 발단이 되어 걷잡을 수 없는 범죄와 죽음으로 이어지는 특별한 스토리텔링은 러닝타임과 리얼타임이 일치하는 구성적인 묘미로 인해 한층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지켜보는 방관자가 아닌 자신도 영화 속 인물 중 한 사람에게 몰입이 되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한 심정적 공범이 되어 간다.

‘담배’를 매개로 일어나는 핏빛 범죄 스릴러와 블랙 코미디의 만남

<니코티나>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담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즉, 이 영화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중요한 사건의 발단에게 ‘담배’가 있다. ‘담배’ 때문에 사람이 죽기도 하고, ‘담배’ 때문에 서로를 미워하고, ‘담배’ 때문에 계획을 망치기도 하고, 또 ‘담배’ 때문에 몰살하기도 한다. 이렇듯 영화 속에서 ‘담배’는 모든 등장 인물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물건이지만, 이로 인해 그들은 모두 불행을 겪게 된다. 그들은 모두 핏빛 범죄에 가담하게 되지만 이러한 끔찍한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유발시키는 황당한 상황은 블랙 코미디의 묘미이다.

주요 등장인물 8명이 서로 맞물리는 치밀한 구조의 완벽한 시나리오

<니코티나>에는 주요 등장인물이 8명 등장한다. 먼저 첫 번째 그룹은 은행을 털기 위해 모인 멍청한 초보 도둑과 전문 컴퓨터 해커, 그리고 그들을 지원해 한 몫을 챙기려는 암흑가의 보스가 있다. 또 한 커플은 이발소를 운영하면서 서로 다른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중년의 부부다. 우연히 이들은 암흑가의 보스를 살해하게 되고 평범했던 일상은 한 순간에 느와르로 변한다. 그리고 또 다른 그룹은 바로 전문 컴퓨터 해커가 짝사랑하는 이웃집 여자와 그녀의 정부. 다양한 이들이 서로 모두 맞물리면서 해프닝이 벌어지고 그 해프닝의 정점에는 ‘담배’가 있다. 이렇듯 치밀한 구조의 시나리오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