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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힌 여인

La Captive The Captive

2000 벨기에,프랑스 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 상영시간 : 117분

개봉일 : 2005-12-23 누적관객 : 1,626명

감독 : 샹탈 아커만

출연 : 스타니슬라 메하르(시몬) 실비 테스튀(아리안느) more

  • 씨네21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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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뭘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 숨기는 게 뭔지 알고 싶어!

네가 뭘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
숨기는게 뭔지 알고 싶어


부유하지만 불행한 작가 지망생 시몬은 화려한 아파트에서 할머니와 하녀인 프랑수아, 그리고 그가 집착하는 연인 아리안느와 함께 산다. 아리안느는 여자 친구인 앙드레와 단짝으로 지내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시몬은 그런 아리안느를 너무 사랑하지만, 그녀의 여자 친구인 앙드레와 레즈비언식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의심하며 늘 불신의 눈초리를 보낸다.

아리안느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고 싶어 하는 시몬은 그녀가 가는 곳마다 미행하고, 앙드레와 함께 있는 것만 보아도 질투하게 된다. 그러던 중 오페라의 여배우 리아가 아리안느에게 다정한 모습을 보이자 시몬의 의심과 질투는 극에 달한다.

시몬은 아리안느가 레즈비언들과 어울린다고 확신하며, 레즈비언들을 찾아가 그들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물어보고, 아리안느에게도 리아와 어떤 사이냐고 직접 추궁한다. 아리안느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하지만, 시몬의 의심은 가시지 않는다.

시몬은 마침내 연인관계를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아리안느를 그녀의 집으로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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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3명참여)

  • 7
    황진미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사랑의 편집증=의처증
  • 6
    박평식프루스트 소설의 영화화는 잘해야 본전
  • 7
    김은형종이 한장 차이의 감정들에 대한 정밀한 비교분석서
제작 노트
About Movie

강박관념과 광기의 세계,
격조 높은 화면으로 재현되다.


<갇힌 여인>은 20세기 최대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가 1913년부터 1927년에 걸쳐 완성한 대하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전 7권 16부) 중 제5권의 <갇힌 여인>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동세대 유럽의 최고 감독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여류감독 샹탈 애커만이 연출한 작품이다.
프루스트의 소설은 영화화하기가 매우 어려운 작품으로 정평이 나있지만, 애커만은 이 난해하고 어려운 소설을 매우 훌륭하게 영화화 시켰다. 특히 라울 루이즈의 <되찾은 시간>과 더불어 애커만의 <갇힌 여인>은 프루스트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 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프루스트의 풍부한 텍스트성과 바로크적인 요소를 끌어내면서도 심리소설의 주제적 밀도와 정서적인 모호함을 가진 걸작을 만들어 낸 것이다.
<갇힌 여인>의 영화적인 완벽함은 다른 거장들의 여러 영화들과 겹치는 면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 자체를 풍요로운 텍스트로 만들고 있다.
먼저 알프레드 히치콕의 서스펜스와 감수성을 과감히 끌어들임으로 인해서 영화는 줄곧 독특한 긴장감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붙잡아 놓는다. 남자의 강박적인 지각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는 점과 남성들의 자기중심적인 환상과 엿보기 심리, 그리고 허구의 실제 대비를 통한 환영과 현실의 대립은 확실히 <현기증>을 연상케 한다. 또한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해서 고통 받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스탠리 큐브릭의 <아이즈 와이드 샷>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특히 <갇힌 여인>은 애커만의 미니멀리즘적이고 탈극화된(드라마가 없는) 영화들 중에서 가장 브레송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부드러운 여인>에서 보여 지는 심리적인 해체와 순환구조는 다분히 <갇힌 여인>에서도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내러티브의 순환구조를 통해 심리적인 강도를 제시하고, 시각적으로 엄격하고 절연되어 있는 풍경들을 통합함으로서 애커만은 소유, 열정, 디스커넥션(불일치)과 근시안에 대한 매혹적이면서도 해결할 수 없는(해결 불가능한) 오디세이를 창조해 내고 있다.
또한 <갇힌 여인>은 애커만의 영화 세계에서 지속적인 모티브가 되어온 섹슈얼리티 자체의 복합적인 본성에 대한 탐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관객들로 하여금 등장인물들이 가진 미묘한 측면들과 이를 드러내는 영화의 모든 프레임을 탐구하도록 만든다.
형식적으로는 텅 비어 있고, 거의 버려진 듯한 느낌을 주는 풍경들(유동적인 카메라의 움직임을 동반한 심플하고 직접적인 미디엄 롱 숏들)을 활용한 사빈느 랑슬랭의 촬영은 애커만의 장점을 잘 살려내고 있다. 아름다운 구도와 단순한 롱 숏은 영화에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소외의 감각을 한층 고조시키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갇힌 여인>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라흐마니노프와 슈베르트의 장중한 음악이 영화에 거의 완벽하게 쓰여 지고 있다는 점이며, 이를 통해 영화의 아름다움과 격조를 한층 높여 놓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갇힌 여인’ 실비 테스튀의 과장되지 않고 자제되어 있으며, 설득력 있는 연기는 매우 돋보이는 부분이다.
프루스트의 원작 소설의 배경을 현대로 바꿔 재현한 이 영화는 강박관념, 광기, 친밀감에 대한 우아하고 도발적인 탐구이다. 애커만이 현재 영화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재능을 가진 감독 중에 하나임을 입증하는데 손색이 없다고 할 정도로 매우 우아하고, 영화적으로도 잘 짜여진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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