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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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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독일 15세이상관람가

드라마 상영시간 : 90분

개봉일 : 2007-07-19 누적관객 : 4,055명

감독 : 에스터 그로넨보른

출연 : 야나 팔라스케(사비나) 프랭크 도로이스(에디) more

  • 네티즌7.83

위험한 첫사랑이 시작된 곳

저기... 앤디 워홀 거리가 어디죠?

부모의 이혼 뒤 엄마와 살던 사비나는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더이상 함께 살기가 어려워진다. 결국 엄마는 사비나를 아빠에게 보내기로 하고 사비나는 떠밀리다시피 아빠가 사는 낯선 도시에 도착하게 된다. 아빠 집이 있는 앤디 워홀 거리를 찾기 위해 지도를 살펴보지만, 도통 길을 알 수가 없는 사비나. 무거운 트렁크를 끌고, 목에는 얼굴만한 헤드폰을 건 채, 길 한복판에 서서 도와줄 사람을 찾는 그녀에게 우연히 길을 가던 한 소년이 도움을 준다. 다음날 전학간 학교에서 사비나는 같은 반 친구로 그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의 이름은 에디. 에디는 소년원을 밥먹듯이 드나드는 미샤와 제일 친한 친구이면서도 미샤와는 다르게 전문유리창닦이라는 소박한 꿈을 가진 건실한 친구. 다시 만나게 된 에디와 사비나는 내심 반가우면서도 아이들의 시선 때문에 티를 낼 수가 없다.


피 묻은 칼을 들고 뛰어가던 그 녀석을 보았어요

친구는 없지만 혼자서도 씩씩하게 학교에 다니고 있던 사비나는 우연히 길을 걷다 피묻은 칼을 들고 뛰어가는 미샤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 너머로 피로 물든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놀란 사비나는 황급히 그 자리를 도망치는데 너무 놀란 나머지 책을 떨어뜨렸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한다. 그날 이후 사비나는 미샤의 협박을 받게 되고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채 위태로운 삶을 지탱해 나간다. 그런 사비나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에디. 사비나는 에디와 함께 댄스홀도 가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에디의 비밀 장소를 공유하면서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 애가 정말로 날 사랑하는 걸까요?

그러나 사비나가 살인사건 현장에 떨어뜨리고 간 책 때문에 경찰이 학교를 찾아오고 급기야 생물책을 제출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결국 사비나 혼자만 생물책을 제출하지 못하게 되고, 사비나가 진실을 털어놓을까봐 두려운 미샤는 사비나를 없앨 결심을 하게 된다. 에디는 제일 친한 친구 미샤와 이제 막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 사비나 사이에서 갈등에 빠지고 사비나 역시 에디의 사랑이 거짓이고, 미샤와 한통속이 되어 자신을 감시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비나는 큰 부엌칼을 주머니에 몰래 숨긴 채 미샤를 찾아가게 되는데.. 사비나, 에디, 미샤. 세 사람의 운명은 극적인 반전을 간직한 채 비극적인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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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트
위험한 첫사랑이 시작된 곳 <알래스카>
차갑고 막막한 세상에 대한 은유 ‘알래스카’


살인사건의 목격자가 된 소녀의 위험한 첫사랑을 그린 영화 <알래스카>는 이혼한 아빠와 살기 위해 낯선 도시로 전학온 사비나와 전문유리창닦이가 되고 싶은 온순한 성격의 에디, 소년원을 밥먹듯이 드나드는 문제아 미샤, 이렇게 세 사람을 중심으로 황폐한 대도시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십대 아이들의 위태로운 삶과 사랑을 보여준다. 이제 막 사랑에 눈뜨기 시작하는 사춘기 아이들의 예민한 감성을 따라가며, 길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서정적으로 그려내 정서적으로 깊은 울림을 주면서도 순간적인 실수로 끔직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십대 아이들의 비극을 극적으로 그려내 슬픔과 안타까움을 전해주기도 한다. 독특한 영화의 제목 ‘알래스카’는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로, 황폐하고 거친 대도시 변두리의 차갑고 막막한 풍경을 표현하는 동시에 희망을 잃어버린 아이들의 심리적 풍경을 표현한 말이다.


아마츄어 배우들의 ‘진짜’ 연기로
실제 십대들의 “진짜” 세계를 카메라에 담다!


에스터 그로넨보른 감독은 대도시 변두리의 비행청소년들에 대한 뮤직비디오를 준비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어 <알래스카>의 영화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실제 아이들의 날 것 그대로의 생생한 감정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그로넨보른 감독은 일부러 영화와 비슷한 배경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을 캐스팅해, 거짓으로 꾸며낸 ‘연기’가 아닌 아이들의 실제 ‘생활’을 보여주려고 했다. 덕분에 이 영화에 출연한 전원이 연기경험이 전무한 순수 아마츄어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굉장한 생동감을 가진 영화가 되었다. 핸드헬드 카메라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사용해 몰래카메라를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아이들의 좀더 내밀한 정서와 심리 속으로 관객들을 데려가고픈 감독의 의지! 이 영화에서의 인상적인 연출로 그로넨보른 감독은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며, 독일영화제 최우수 감독상, 막스오퓔스 영화제 인터영화상, 바이에른 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뮤직비디오를 보는듯한 감각적인 영상
발라드부터 힙합까지 귀에 착착 감기는 영화음악


<알래스카>는 뮤직비디오를 보는듯한 감각적인 비쥬얼과 매력적인 영화음악을 통해 영화의 드라마틱한 구조를 더욱 강화한다. 극단적인 카메라 앵글, 잦은 카메라 움직임, 리드미컬한 편집, 세피아빛으로 필터링해 얻은 세련된 필름룩은 그 자체로 아이들의 황폐하고 미숙한, 불안한 세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서정적인 발라드부터 경쾌한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를 보여주는 영화음악 역시 주인공들의 심리를 전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비행기 엔진, 알루미늄판, 피아노줄, 북, 자통차 타이어, 색소폰, 클라리넷, 사람 목소리 등을 사용해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는 <알래스카>의 영화음악은 영화에 팽팽한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는 중요한 존재로, 10대 문화의 현주소를 알려주고 십대들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는데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알래스카>의 에스터 그로넨보른 감독과의 인터뷰

▶ <알래스카>를 찍겠다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났나요?
그룹 스펙타쿨래르와 뮤직비디오 `나의 귀여운 여동생'을 찍다가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어요. 이 뮤직비디오는 학교폭력에 관한 것이었는데, 진지하게 기획된 작품이라서 다른 뮤직비디오들과 비교했을 때 삐쭉 튀어나와보였어요.

▶<알래스카>는 이 뮤직비디오가 발전된 것인가요?
네. `나의 귀여운 여동생'이 <알래스카>의 불을 처음 붙인 셈이죠. 나는 그때 리히텐베르크와 포츠담 출신의 두 패의 청소년 집단을 알게됐는데, 이들이 내가 찍는 뮤직비디오에 반복적으로 출연하게 되면서 관계가 우정으로 변했어요. 나는 그 때 그들에게서 영화를 통해 이야기해야만 하는 어떤 스토리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비디오를 찍을 때 나의 컨셉은 학교에서의 상황을 어떻게든 진짜에 가깝게 묘사하는 거였어요. 처음에는 `여동생' 주변 상황을 그대로 담아갈 계획이었는데 영화를 만들 자금이 마련되고 난 뒤 보니,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자기 역할보다 더 커있더군요. ‘미샤’를 연기한 토니 블루메는 처음부터 함께 작업했어요. 그리고 그는 나에게 종국에는 <알래스카>를 풀어나갈 이야기에 대한 영감을 주었어요. 뮤직비디오에서 보면 토니가 `여동생'에게 강도짓을 하는 신이 나와요. 쇼츠 프로덕션의 키르스텐 소라우어와 나는 편집실에 앉아 동시에 그 장면에 놀라 반응했어요. 그가 보여준 날 것 그대로의 폭력적인 에너지는 아주 놀라운 것이었죠! 우리 두 사람은 이것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 각본 작업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내가 시나리오 초안을 쓴 이후 캐스팅에 들어갔어요. <알래스카>는 각본이 꽉 짜여진 뒤 아이들을 캐스팅하는 그런 프로젝트가 되서는 안됐거든요. 오히려 반대로 길고 긴 캐스팅 과정에서 얻어낸 인물들에 맞춰 각본을 써나가야 했어요. 각본 작업은 영화에 참여한 12명의 아이들의 개인적 경험을 끊임없이 가깝게 짚어내는 과정이었어요.

▶ 배역 나누기 는 어떻게 하셨나요?
처음에는 내가 알게된 두 집단과 함께 작업하기로 했었어요. 아이디어에서부터 실제 영화로 찍기까지 긴 시간이 지난 후에 보니 그 아이들 중 많은 수가 맡은 역할보다 더 성장해 있었어요. 그리고 그 사이에 집단은 깨졌버렸죠. 그래서 나는 다시 처음부터 캐스팅을 시작해야 했어요. 어림잡아 1년동안 쇼츠 프로덕션과 기로트 토템의 질케 홀쯔보그와 함께 700명의 아이들을 본 것 같아요. 그때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단 3명밖에 남아있지 않았죠. 영화의 목표는 아이들의 세계를 가깝게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물 개개인, 그리고 배우들의 경험에까지 다가가는 데 있었어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영화가 묘사하는, 정확히 바로 그런 분위기 속에 자란 아이들을 찾았습니다.

▶ 자신이 맡게되는 배역에 대해 아이들에게 어떤 준비를 하게 했나요?
배역이 확정되자, 함께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해 12명의 배우들과 함께 일주일동안 동해(‘오스트 제’)로 갔어요. 연기연습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즉흥적으로 이야기에 다가갈 수 있는 공동체적인 감정을 발전시키는 것이 관건이었죠. 모든 청소년들이 한 명의 파트너와 배역을 받았어요. 이런 도움 덕분에 아이들은 받은 역할에 자신을 대입해 보는 것을 크게 어려워하지 않았어요. 개인적으로라면 드러내지 않았을 많은 것들이 이런 방식으로 배역에 흘러들어갈 수 있었죠. 덕분에 나 역시 작업하는 동안 아이들을 가장 이상적인 연기로 이끄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경험 또한 다시 각본 작업에 흘러들어갔습니다. 몇몇 인물은 삭제되거나 다르게 그려지기도 했어요. 이러한 방식을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각본이 완성되었어요. 그 트레이닝 캠프는 모든 면에서 강력하고도 흥미로운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영화가 지금처럼 만들어지는데 큰 영향을 끼쳤죠. 나와 함께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함께 했고 <알래스카>에서 마약딜러 ‘다니엘’ 역을 연기한 안드루쉬 융은 트레이닝 캠프에 참여해 아이들에게 많은 팁을 줬을 뿐만 아니라 내가 일을 하는데 곁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어요. 우리는 진짜로 연습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즉흥연기를 했어요. 나는 배우들이 각 장면의 감정에 가까워지기를 바랬지, 그들이 죽도록 대사연습만 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실제로 아이들 중 아무도 각본을 받지 않았고, 영화를 찍는 동안에도 각 장면별로 각본을 나눠줬습니다.

▶ 비쥬얼 컨셉은 어땠나요?
우리는 분명한 정답을 갖고 있었지만 영화를 찍을 때는 그 정답을 기꺼이 버렸어요. 나는 연출자로서 가능한한 최대한 움직임의 자유를 주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카메라를 통해 새로운 역동성을 만들어내고 싶었어요. ‘사비나’와 관객처럼 카메라도 우리가 묘사하려는 세계를 새로 발견하길 바랬어요. 다큐멘터리적이면서도 몰래카메라의 인상을 주고 싶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많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자연발생적인 상황을 카메라에 잡으려고 노력했어요. 이것 때문에 매우 신선하고 다큐멘터리적으로 보이는 거죠. 반면에 또 정확히 디테일까지 꼼꼼하게 챙겨 만들어진 장면도 있어요. 힌트로 작용하는 장면이나 정확한 텍스트가 중요한 장면에서 그랬죠. 사비네에 대한 조사, 담배자동판매기 앞에서의 장면들, 계단을 따라 도망가는 장면 등이 그런 장면이에요.

▶ 지금 당신 안에서 말하고 있는 사람은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건가요?
내가 가진 강점은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을 잘 하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일 거에요. 그런 점에서 다큐멘터리 작업은 저에게 좋은 준비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알래스카>를 위한 모든 준비작업은 다큐멘터리적인 접근방식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나는 주제에 아주 천천히 그리고 심도있게 다가갔어요. 나는 많은 자료조사를 했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그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나는 경찰에서 반폭력 트레이닝을 수료하기도 했죠. 특히 베를린 스트리트 워커 조합 갱웨이 팀과 호헨쇤하우젠 청소년의 집의 우베 잘만은 이 과정에서 제게 큰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영화를 찍으면서 나는 이 다큐멘터리적인 면을 아이들과의 작업에 흘러들어가도록 했고, 대화하는 순간에도 흘러들어가도록 했습니다. 나는 아이들의 실제 억양과 아이들의 실제 이야기를 잡아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배우들에게는 모든 대사를 그들의 어법과 억양에 맞춰 자유롭게 바꿔 말할 수 있도록 했어요. 특히 이제 막 연기를 배운 배우들이 자기만의 억양을 유지하면서, 실제 아이들의 어법에서 크게 동떨어지지 않게끔 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어요. 나는 분명하게 말하지 못하도록, 아이들처럼 사투리를 사용하도록 배우들을 몰아가야했습니다. 이건 보통 영화를 찍을 때하고는 정반대의 일이죠. 나는 "기다려, 너무 분명하지 않게 말했어"가 아니라 "다시 한 번 가야겠다. 그건 너무 거드름피우는 거 같잖아. 좀 더 불분명하게 말해"라고 말하곤 했어요. 익숙한 일은 아니죠.^^;

▶ 철근 콘크리트로 된 아파트 촌은 마치 다른 별에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중점적으로 영화를 찍은 호헨쇤하우젠의 주거촌은 그 자체로 이 세상과 매우 동떨어져 보이죠. ^^ 사실 영화의 부주제 중 하나는 `사람과 건축'이었어요. 카메라를 담당한 얀 페제와 나는 이것에 대해 명확한 관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애썼어요. 우리는 로케이션 장소로 분명한 선과 여유가 있고, 초록빛이 안보이는 곳을 선택하려고 했어요. 많은 부분이 초록빛인 그 구역에서 그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죠. 그러나 그 지역이 얼마나 우울하고 회색빛인지 보여주고 싶었다기보다는, 오히려 배우들이 배경으로부터 시각적으로 도드라져 보여지기를 바랬었어요. 그래서 날카로운 모서리와 기하학적인 형태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형태는 배우들이 되게끔! 이것은 무균상태의 `순수한 세계'의 특성을 강조해줍니다. 왜냐하면 그 주거촌은 이미 그런 분위기를 갖고 있고, 그곳에서 삶은 붕 떠있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기 때문이죠. 이 인상은 영화 속 장면에서의 강력한 명암대비를 통해 더 강렬해집니다. 어떨 때는 거의 그래픽적인 인상을 받기도 하죠. 우리는 영화 속에서 흑백 부분을 강조해 이 느낌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모든 것이 명확하고, 날 것 그대로의 상태로 이야기의 내용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네오리얼리즘을 참고했고, 작업 전에 몇 편의 안토니오니 영화를 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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