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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자

Green Chair

2004 한국 청소년 관람불가

멜로·로맨스, 드라마 상영시간 : 98분

개봉일 : 2005-06-10 누적관객 : 11,178명

감독 : 박철수

출연 : 서정(김문희) 심지호(현) more

  • 씨네216.00
  • 네티즌6.37

서른 둘, 열 아홉. 때론, 세상이 인정 못할 사랑이 있다.

서른 둘, 열 아홉
때론, 세상이 인정 못할 사랑이 있다...


처음 본 순간부터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 32세의 이혼녀 문희와 19세의 법적 미성년 현.
서로의 감정에 솔직했던 두 사람의 관계는 역 원조교제라는 미명 아래, 한낱 사회적인 이슈거리로 내몰리고 만다.
사랑을 부정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과 현의 미래에 대한 자책, 날카로운 혼돈의 늪에 빠져버린 문희는 현에게 이별을 고한다.

못된 사랑일수록 더 아프다

그러나 생각보다 현의 자리가 컸던 것일까, 문희는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을 느끼고, 결국 둘은 문희의 친구 진의 집에서 함께 지내며 세상의 모든 굴레를 벗어 던진다.
그리고 현의 스무 살 생일 파티, 세상에 둘밖에 없는 듯 춤을 추는 문희와 현.
이 시간이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은데...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현은 진에게서 문희가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아픈... 사랑이 쉴 자리

사랑, 오직 그 이름 하나만 믿었기 때문에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했던 그들...
이 지친 사랑이 쉴 자리는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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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3명참여)

  • 6
    황진미성차와 연령주의를 반문하는 진지하고도 유쾌한 환상극
  • 8
    유지나놀라운 젠더 감수성으로 복귀한 박철수 감독에게 경배를!
  • 4
    김은형혐오할 일도 아니지만 너무 예쁜 척하는 것도 어색하다
제작 노트
About Movie

세계가 먼저 주목한 우리 영화
2005년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부문,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녹색의자>는 세계 영화계가 먼저 주목한 한국영화다. <녹색의자>는 올해 개최된 제 5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과 2005년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에로틱한 에너지와 미학적인 실험성에 진실한 감정을 담고 있는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살아있는 순간에 대한 찬사, 순수함과 성숙함에 대한 깊은 성찰을 표현했다는 극찬과 함께 세계 영화인들을 사로잡았다. 이어 <녹색의자>는 제 7회 바르셀로나 아시아영화제, 제 7회 우디네 극동영화제 등 세계영화제의 잇따른 초청을 받아 그 진가를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다.
<녹색의자>를 연출한 박철수 감독은 이미 세계 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감독이라 할 수 있다.
<301, 302>(1996), <학생부군신위>(1997), <산부인과>(1998)에 이어 <녹색의자>까지 네 편의 연출작이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부문에 초청되었고, 선댄스영화제에도 <301, 302>, <학생부군신위>가 경쟁부문에 진출한 바 있다.

국내 최초 역 원조교제라는 실제사건
그 이후의 여정에 관한 기록


2000년 12월, 30대의 유부녀와 10대 고교생이 역 원조교제를 이유로 국내에서는 최초로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며 세간의 화제가 되었지만 법정판결이 종료된 이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금새 잊혀지게 되었다.
영화 <녹색의자>는 이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하고 진행되어 판결이 난 이후 사라진 사람들의 관심과는 달리, 영화는 그들이 다시 만나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법정으로 끌려가면서도 그 아이는 괜찮으냐고 울먹이던 여자와, 마음 붙일 곳 없었던 소년. 그들에겐 절실한 사랑이었지만, 사회의 통념에 비춰서는 금지된 행위였기에 결국에는 역 원조교제라는 정체불명의 단어를 만들어낸 두 사람의 이야기.
<녹색의자>는 세상의 통념에 어긋나는 사랑으로 고통 받았던 두 사람이 출소 이후, 둘만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찾아가는 여정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 심리묘사의 탁월한 재능을 보인 박철수 감독의 신작

섭취와 배설에 관한 영화 <301, 302>, 죽음에 관한 우울과 위트의 조율을 선보인 <학생부군신위>, 탄생에 관한 이야기 <산부인과>, 가정을 풍자한 <가족 시네마> 등 일상 속에서 찾은 소재를 일상적이지 않는 주제로 잇달아 발표하며 화제를 모았던 박철수 감독. 또한 박철수 감독은 <물 위를 걷는 여자>, <301, 302>, <봉자> 등 여성의 정신적, 육체적 자각에 대한 심리묘사에도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기도 했다.
박철수 감독은 이러한 장점을 십분 발휘하였고 <녹색의자>는 안정되게 구축된 내러티브에 세밀하게 포착한 여성 심리와 엉뚱한 유머를 덧입혀 나이를 뛰어넘은 뜨거운 사랑을 감상적이지 않은 솔직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시린 감성을 지닌 여배우 서정, 한없는 순수함의 소유자 심지호의 특별한 만남

영화 <섬>의 주인공으로 출연해 심연의 깊이를 내포한 듯한 독특한 이미지로 한국영화계를 사로잡은 배우 서정. 일련의 크래딧과 마찬가지로 다른 여배우라면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역할을 또다시 선택해 청초함과 관능미의 양단을 오가는 탁월한 심리연기를 펼쳐 보인다.
또한 순수한 소년의 모습과 거친 남자의 모습이라는 이중적인 매력을 동시에 겸비한 유망주 심지호가 서정을 사랑하는 소년으로 출연하여 아직 손질되지 않은 원석 자체의 매력을 한껏 선보인다.
특히 심지호는 박철수 감독의 팬인 어머니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용기 있는 선택을 하게 되었고 이에 스크린 첫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Production Note

식욕과 성욕의 상관관계
그 오묘한 집합과 해체의 면밀한 관찰


박철수 감독의 영화에 상징적으로 등장하는 소품은 바로, 음식이다. <301, 302>를 시작으로 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섹스하고, 자라고 태어나는 일상을 다루는 데 주력한 박철수 감독. 그의 영화에서 음식이란 일상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막연한 소도구가 아닌 중요한 언어가 된다.
박철수 감독은 <녹색의자>에서도 어김없이 음식이라는 소재를 등장시켜 성욕과 식욕은 정비례한는 방정식을 면밀히 고찰하고 있다.
출소 후 고통의 보상인 듯 오로지 먹고 섹스 하는 두 가지 행위에만 열중하는 여관 씬, 떨리는 감정이 교차하는 일식집 씬, 서로의 감정이 사랑임을 다시금 확인하는 포장마차 씬 등 감정이 교차하고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다양한 ‘음식’이 중요 코드로 등장하는 것이다.

섹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보기

<녹색의자>에서 자주 등장하는 섹스는 두 명의 주인공이 관계를 조율하고 소통하는 둘만의 언어. 그러나 영화에 등장하는 정사장면은 기존의 멜로 영화나 스토리 중심의 영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감상주의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섹스 코드로 접근하고 있다.
따라서 영화의 정사 장면은 기교에 치중한 외부적인 테크닉보다 심리적 무드가 중요하다는 것을 기본으로 두 연인의 성행위에 직접적으로 카메라를 갖다 대는 방식을 택했다.
이 같은 방식은 촬영의 기법뿐만 아니라 조명에서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그들의 정사가 이루어지는 실내는 오렌지톤의 따뜻하고 밝은 조명으로 감각적이고 섬세하게 표현 되었지만, 그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사회, 즉 외부의 묘사는 철저히 감상을 배제한 차가운 톤으로 일관된 것. 이들이 이루는 대조적인 묘사로 인해 관객들은 여느 작품들의 정사 장면에서는 만날 수 없는 색다른 방식의 연출 테크닉을 감상할 수 있다.

형식과 내러티브를 파괴한 자유로운 표현
우울과 위트를 조율하는 탁월한 연출 역량


현이 마침내 성인이 되는 스무 살 생일 파티. 문희의 어머니와 전 남편, 현의 부모님과 현을 흠모하던 여학생, 그리고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와 둘을 미행하던 잡지사 기자까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이 한 데 모여 두 연인에 대해 각기 다른 주장을 내세우며 찬반 논란을 펼친다. 마치 그리스 시대의 연극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장면은 사회의 통념을 위배한 이들의 행위에 대한 일방적인 판단을 유보하고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는 영화의 배려라 할 수 있다.
또한 문희의 남편과 현의 결투장면에서는 영화 <화산고>에 대해 언급하고, 술 마시기로 내기하는 등 다소 유치한 행동들이 등장한다. 이는 성인의 세계로 뛰어들었지만 아직 의식은 미성년인 현의 아이 같은 감성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
영화 말미의 이러한 장면들로 인해 내러티브로 일관하던 영화는 일순간, 이제까지의 형식을 모두 파괴하며 정체성에 대한 일대 혼란을 준다. 그러나 이것은 진중하게 이어지는 긴 호흡에 유치함의 미학을 접목시켜 우울에서 위트를 조율해내는 박철수 감독 특유의 연출 방식. <녹색의자>는 박철수 감독의 이러한 역량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한국영화 최초 3D 입체 음향 방식 도입

<녹색의자>는 2002년 제작 당시, 국내에서는 최초로 3D 입체 음향 방식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세계 최대 음향회사인 돌비 사에 핵심 기술을 제공하는 국내 벤처 음향업체인 이머시스가 참여하여 이전의 한국영화에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획기적인 음향방식이 도입되었다.
<녹색의자>와 같은 멜로 장르는 다른 장르의 영화들과 비교하여 청각적인 부분이 상대적으로 덜 중시되는 것이 일반적인 사실이다. 그러나 박철수 감독은 한국영화 최초 전세계 배급(301, 302), 한국 최초 디지털 장편영화 상영(봉자) 등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에 앞장 선 이력을 되살려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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