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주씨는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12년째 안동교도소 에 투옥되어 있다. 그는 어머니의 칠순을 맞아 한 남자(윤동환)에게 하루아들 노릇을 부탁한다. 가짜 아들은 강용주씨의 외투를 입고 어머니를 찾아간다. 영화는 하룻동안의 일을 다룬다. 하지만 숨겨진 하루가 보여주는것은 수십년 동안 쌓여온 슬픔과 진실이다. 영화 속에서는 끊임없이 텅빈방의 이미지가 삽입된다. 자꾸 무엇인가를 말하려는 듯. 하지만 외투를 돌려주고 나서는 가짜 아들의 발걸음은 아쉽기만 하다. 멀리서 내리막길 을 어머니가 지켜본다. 두꺼운 돋보기 너머 어머니가 기다려야 하는 세월은 얼마나 계속될 것인가. 조용한 침묵 속에 영화는 역사에 관한 숨은 "문"들을 보여준다. 그것은 완고한 역사의 틈새이자 우리의 마음을 덮는 "외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