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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The Chronicles of Narnia: The Lion, the Witch & the Wardrobe The Chronicles of Narnia: The Lion, the Witch & the Wardrobe

2005 미국 전체 관람가

상영시간 : 139분

개봉일 : 2005-12-29 누적관객 : 2,505,133명

감독 : 앤드류 아담슨

출연 : 조지 헨리(루시 페벤시) 스캔다 케이니스(에드먼드 페벤시)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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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가장 거대한 신화의 문이 열린다!

나니아에 존재하는 수천가지 이야기... 지금 그 첫 전설이 시작된다.

작가 C.S. 루이스의 시간을 초월한 이 모험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어떤 한 신비로운 교수의 시골 저택에서 술래잡기를 하던 루시, 에드먼드, 수잔, 그리고 피터 페벤시 4남매가 마법의 옷장을 통해 나니아라는 나라를 발견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때 말하는 동물, 난장이, 목신, 켄타우르스, 그리고 거인 등이 누비고 살던 아름답고 평화로운 나라. 그러나 사악한 하얀 마녀 제이디스의 저주로 영원한 겨울로 지내게 된 나니아... 이 사실을 알게된 아이들은 신비에 가려진 용맹스러운 사자이자 지도자인 아슬란의 지휘하에 하얀 마녀의 위력과 얼음 감옥으로부터 나니아를 해방하기 위한 한편의 대서사시와 같은 전투에 가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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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73)


전문가 별점 (6명참여)

  • 7
    김봉석누구나 공감할 이상적인 판타지의 재현
  • 4
    김은형<반지의 제왕>의 학예회 버전
  • 7
    박평식재밌고 친절하게 풀어낸 ‘메시아의 비밀’
  • 8
    황진미성서와 신화가 숨쉬는 은빛 침엽수림. 그 자체가 장관이다
  • 7
    유지나하수상한 세상일수록 판타지 요지경은 매혹적!
  • 6
    이동진돌이켜보면 '반지의 제왕'은 정말 뛰어난 판타지 영화였어
제작 노트
제작노트

루시는 앞에 불빛이 어른거리는 것을 보았다. 옷장 뒷벽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한두 발자국도 아닌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불빛이 보였던 것이다… 잠시 후 루시는 자신이 깜깜한 밤중에 눈을 밟은 채 숲 한가운데에 서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하늘에서는 눈송이가 내리고 있었다... - C.S. 루이스의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중에서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 받는 20세기 최고의 판타지 바이블, 전 세계 판매 부수 1억을 기록한 C.S. 루이스의 걸작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이 오랜 제작 기간을 거쳐 원작 그 이상의 환상과 감동을 담은 한편의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로 탄생한다. 사상처음 스크린에 옮겨진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의 영화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선사하며 판타지 영화의 새로운 신화로 기록될 것이다.
월트디즈니와 월든 미디어가 선보이는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공습을 피해 한 노 교수의 시골 별장으로 간 네 남매는 숨바꼭질을 하다가 마법의 옷장을 통해 신비로운 나라 나니아로 들어서게 된다. 이곳은 말하는 동물들과 전설 속의 주인공들이 평화롭게 어울려 사는 동화 같은 세상이다. 하지만 사악한 하얀 마녀 제이디스의 주문으로 나니아에는 영원한 겨울만이 존재하게 된다. 한편 나니아의 지도자인 위대한 사자 아슬란의 인도로 페벤시가의 네 남매는 자신들의 능력을 발견하고 나니아의 평화를 위해 마녀의 주문을 깨는 전투에 동참한다. 선과 악의 대결,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하는 가족, 용기, 희망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최고의 고전이 될 것이다.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은 <슈렉>, <슈렉2>로 세계적 흥행기록을 세우며 오스카상을 수상한 뉴질랜드 출신 앤드류 아담슨 감독의 실사 영화 데뷔작으로 원작자 C.S. 루이스의 세계관을 충실히 재현한 영화다. 아담슨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무척이나 아껴왔던 루이스의 소설에 자신의 열정과 최첨단 기술을 더해 이 작품을 탄생시켰다. 커팅 에지(cutting-edge)와 포토 리얼리스틱(photo-realistic) 기술로 실사와 CG를 합성하고, 특수분장 팀의 활약으로 소설 속의 다양한 종족들을 현실에 그대로 옮겨 놓은 이 영화는 관객에게 심장이 멎을 듯한 생생함을 전달한다.
앤드류 아담슨 감독은 인터뷰에서 “시공을 초월한 나니아 세계를 재현하고, 높아진 관객의 눈을 만족시키는데 최첨단 기술이 동원됐습니다. 사실 5년 전만 해도 이런 영화는 만들 수 없었죠. 그 때는 포토 리얼리스틱 기술이 없어 사자 아슬란이나 켄타우로스, 미노타우로스 같은 캐릭터를 만들 수 없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그 모든 게 가능합니다.”라고 했다.

옷장 문을 지나: <나니아> 소개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은 판타지 영화사상 전무후무한 작품으로 기록될 것이며, 모든 어린이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기를 희망할 것이다. - 제작자 마크 존슨

1950년, 교수이자 비평가 겸 작가인 C.S. 루이스는 현대판 판타지의 고전 <나니아 연대기>의 첫 번째 작품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을 출판했다. 어린 시절부터 민담과 설화를 좋아했던 루이스는 아이들을 위한 판타지 소설을 쓰기로 했는데, 이야기는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방대한 스케일로 완성됐다. 제2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 완성된 이 걸작은 모험과 환상이 가득한 세계를 배경으로 선과 악의 대결 구도를 그리며, 출판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비평가들은 실제와 다름 없는 세계 나니아를 만들어낸 C.S. 루이스의 능력에 감탄하며, 그 독창성 위에 갈등, 희망, 도덕적 딜레마라고 하는 보편적 정서까지 담아 냈다고 호평했다.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의 인기는 실로 대단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연령의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다. <캐스피언 왕자>(1951, 4부), <새벽 출정호의 항해>(1952, 5부) <은의자>(1953, 6부), <말과 소년>(1954, 3부), <마법사의 조카>(1955, 1부), <마지막 전투>(1956, 7부) 등 총 7부작으로 이루진 <나니아 연대기>는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29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8천 5백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J.K 롤링의 <해리 포터>에 이어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J.K 롤링은 C.S 루이스의 나니아 시리즈가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밝힌바 있다.
집필을 시작할 때부터, C.S 루이스는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나니아를 만들고 싶었다. 공동 제작자이자 루이스의 작품 세계를 잘 이해하고 있는 양아들 더글라스 그레샴은 “아버지는 항상 어린이를 위한 글을 쓰고 싶어 하셨는데, 5살에 읽었던 책을 50세가 되어 읽어도 똑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 분의 지론이었습니다. ‘나니아 연대기’가 바로 그런 작품이죠. 막 글을 깨우친 어린이에서부터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노인에 이르기까지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라고 했다.
루이스가 집필한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은 그의 절친한 친구인 J.R.R. 톨킨이 쓴 <반지의 제왕>과 더불어 20세기 판타지 문학의 쌍벽을 이루고 있다. 이것은 세대를 초월한 모험담으로 많은 은유와 종교적 알레고리를 포함하고 있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TV시리즈나 애니메이션, 연극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전파되고 있다.
하지만 이 방대한 스케일의 <나니아 연대기>를 영화화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발달한 첨단 기술과 앤드류 아담슨의 열정으로 한 편의 웅장한 액션 어드벤처 영화가 탄생한 것이다.
루이스 컴퍼니의 대표이자 C.S 루이스의 양아들인 더글라스 그레샴은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이 영화화되기까지 30년 가까운 시간을 투자했다”며 그 동안의 노력을 토로했다. 그가 나니아의 판권을 갖고 있는 월든 미디어를 찾아가 영화 제작 의도를 밝히면서 구체적 작업이 진행됐던 것이다. 월든 미디어의 영화 관계자이자 이번 작품의 제작 총지휘를 맡은 페리 무어는 “어릴 때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 푹 빠져 살았는데, 그런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죠. 우리 회사가 영화제작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라고 밝혔다.
제작 회의에서, 월든 미디어와 디즈니 양측은 원작의 의도를 그대로 살리는데 동의했다. “페리, 필(월든 미디어 창립자)과 저는 원작에 충실한 영화를 만드는데 의견을 모았어요. 현대적인 감각으로 윤색하기 보다는 시대를 초월한 하나의 고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라고 월든 미디어의 캐리 그래닛이 전했다.
한편 영화 제작에 앞장섰던 그레샴은 “원작의 세계관을 충실히 재현하는 동시에 판타지를 사실감 있게 그려낼 적임자들을 물색했습니다. 앤드류 아담슨을 감독으로 지명한 것이 가장 주요했죠.”라고 했다.

영상의 마법사 앤드류 아담슨 감독

“구체적 언급을 즐기는 톨킨과는 달리 루이스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작품에 많이 남겨두었습니다. 덕분에 책을 보며 꿈과 환상의 나래를 펼쳤을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습니다.” - 앤드류 아담슨 감독

C.S. 루이스의 걸작을 영화화하기 위해서는, 넘치는 에너지와 창조적 마인드를 가진 감독을 찾는 일이 급선무였다. 원작에 대한 애정을 갖고 첨단 기술에 능하며 판타지와 휴머니즘을 동시에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적임자였던 것이다.
제작사측은 자연스레 최근 흥행에 성공한 감독들부터 물색했는데 의외로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인 앤드류 아담슨이 물망에 올랐다. 그는 전 세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슈렉>을 만든 감독으로 동화와 휴머니즘 그리고 시각효과를 적절히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한번도 실사 영화를 만들어 본적 없는 그였지만, 첫 번째 제작 회의에서 그는 풍성한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참석한 모든 이를 놀라게 하며 감독 자리를 따냈다.
캐리 그래닛은 당시 아담슨이 이 영화에 대해 무척 열정적인 태도를 보여주었다고 회상하며 회의를 통해 그가 적임자임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수많은 감독들과 작업을 해 왔지만 아담슨처럼 영화에 대한 자기 철학이 분명한 사람은 본적이 없습니다. 첫 회의 후, 페리와 저는 아담슨에게 메가폰을 맡기기로 했죠.”
앤드류 아담슨은 8살부터 <나니아 연대기>의 팬으로 이후에는 그만한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2년 가까이 나니아 7부작 전체를 몇 번씩 읽으며, 그 세계 속에 살았습니다. 선과 악이 대결하고 온갖 희한한 동물들이 등장하던 장면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 납니다. 언젠가 이 작품을 스크린에 옮겨보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죠.”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아담슨은 어떤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나니아 왕국을 완벽하게 재연하겠노라 다짐했다. 나니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나니아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 그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치기어린 상상의 나라도, 제 2차 세계대전으로부터 도피처도 아닙니다. 현실과 비현실을 적절히 혼합해 나니아가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인 것처럼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동심의 세계인 나니아는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의 가슴에 남아 있을 겁니다.”라고 아담슨 감독이 전했다.
“<오즈의 마법사>나 <피터 팬>에 등장하는 세계는 그것이 결국 상상 속의 공간이었다고 결말이 나지만, 루시가 옷장을 통해 들어선 나니아는 실제로 존재하는 세상인 것처럼 만들고 싶었습니다.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이웃 나라처럼 말이죠.”라고 덧붙였다.
영화에 대한 확고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갖고 있었던 아담슨은 애미상 수상에 빛나는 크리스토퍼 마커스, 스티븐 맥필리, 앤 피코크와 시나리오 작업을 함께 하며 그 긴 여정을 시작했다.
“영화의 주제는 배신과 용서, 충성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제 2차 세계대전으로 생기를 잃은 한 가족이 나니아에서 그들의 능력을 발견한다는 내용이죠. 4남매는 나니아에서 생기를 되찾을 뿐 아니라, 그들만이 나니아에서의 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존재란 걸 알게 됩니다. 가족이 진정 하나로 뭉치면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있다는 의도를 담고 있죠.”라고 감독이 설명했다.
원작을 다시 읽으며 시나리오 작가들은 책의 두께가 기억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얇다는데 하나같이 놀랐다. “사람들은 이 작품을 실제 책의 두께보다 더 두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루이스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반증이죠. 이야기의 상당부분을 독자들의 상상에 맡겨 두었거든요. 저희는 어렸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원작에 없는 부분을 생생하게 살려내려 애썼습니다.”라고 맥필리가 언급했다.
“어릴 때 읽었던 내용을 기억 나는 대로 적어보았습니다. 전투 장면, 전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과 그들이 서로 싸우는 장면 등을 스케치하고 색칠도 해 보았죠. 그렇게 끊임없이 기록하며 영화의 가닥을 잡아 나갔어요.” 아담슨 감독이 말했다.
C.S. 루이스의 왕성한 상상력에 시나리오 작가들의 수고가 더해져 드디어 영화 제작이 시작되었다. 감독은 “저자의 의도를 생각하며 최대한 원작의 맛을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선과 악의 대결, 가족간의 갈등이 치유되는 과정이 펼쳐집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제작자 마크 존슨의 인터뷰 기사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믿음과 용기,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주죠. 동시에 색다른 재미와 감동도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와 비슷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방대한 스케일의 훌륭한 작품이라는 점은 같지만 <나니아 연대기>는 그만의 독창적인 세계가 있습니다.”

나니아 주요 등장인물: 페벤시가의 아이들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는 많은 캐릭터와 종족이 등장한다. 제 2차 세계대전 중의 영국에서 나니아 세계에 들어서는 페벤시가의 4 남매는 목신, 켄타우로스, 거인, 사티로스, 난쟁이, 미노타우로스, 미노보어, 말하는 동물 등 신비로운 종족들과 부딪히며 그들 인생에 새로운 장이 펼쳐진다.
제작진은 나니아를 마법과 환상이 가득한 공간으로 연출하고, 감독은 영화가 휴머니즘에서 출발하도록 신경을 썼다. 그래서 아역 배우들 역시 친근한 캐릭터에 초점을 두어 캐스팅했다.
제작 총지휘를 맡은 페리 무어는 4명의 아역 배우를 캐스팅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영화가 특별한 건 평범한 아이들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나니아를 떠올리면 다양한 종족과 특수 효과, 스펙터클한 꿈의 나라를 연상하게 되는데, 실제로는 진정한 가족 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할리우드의 유명한 아역 스타 대신 평범한 아이들을 캐스팅했습니다.”
베테랑 섭외 담당자 피파 홀은 2년 동안 영국의 각 초등학교와 유소년 클럽, 연기 학원 등을 샅샅이 뒤지고 2천여 명의 인터뷰를 거쳐 4명의 아역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피파 홀은 “아이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도록 하고 좋아하는 책과 영화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그걸 카메라에 담아 감독에게 보냈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 4명의 아역 배우가 탄생했죠.”라고 설명했다.

윌리암 모슬리 (피터 역)
피터는 4남매 중 맏형이다. 런던에서는 어린 아이에 불과했지만, 나니아에서 불의에 맞서 싸우며 용감하고 성숙한 리더가 된다. 피터 역은 이 작품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18살의 윌리암 모슬리가 맡았다. 피파 홀은 7년 전 보았던 그의 모습을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며 판타지 영화에 딱 맞는 배우라고 강조했다. “다른 작품의 섭외를 담당하다 11살이던 윌리암을 처음 봤습니다. 그땐 제가 찾던 배우가 아니어서 돌려보냈지만 그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걸 알았죠. 나니아 대본을 읽자마자 윌리암이 떠올랐어요.”
극중 역할과 동갑인 모슬리는 나니아에서 피터가 겪는 모험에 즉시 동화되었다. 그는 “피터가 옷장 안으로 들어설 때는 어린 소년이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 옷장 밖으로 나왔을 때는 어른이 되어 있어요. 피터처럼 저도 이 영화를 통해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맏형인 저는 행동에 앞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하게 됐죠. 저희 네 명은 모두 영화 속 캐릭터와 많이 닮았습니다. 그게 캐스팅된 이유기도 하구요.”라고 했다.
아담슨 감독은 부쩍 자란 윌리암 모슬리를 보며, “피터가 나니아에서 진정한 전사가 된 것처럼 모슬리도 영화를 통해 소년에서 청년으로 거듭났다”고 놀라움을 전했다.

안나 포플웰 (수잔 역)
예쁘고 현실적인 성격의 수잔은 4남매 중 둘째로 책임감이 강하다. 런던 태생으로 이미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맨스필드 파크>, <리틀 뱀파이어>에 출연 경험이 있는 안나 포플웰은 네 명 중 섭외 담당 피파 홀의 눈에 가장 먼저 띄었고, 공동 제작을 맡은 더글라스 그레샴은 안나를 보자마자 수잔 역에 적격이라며 캐스팅했다. “외모도 훌륭하지만 재능이 남다릅니다. 수잔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어요.”
제작자 마크 존슨은 “안나가 연기한 수잔은 다른 역할에 비해 연기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나니아에서의 여정이 얼마나 위험한지 관객이 공감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맡았거든요. 하지만 그 역을 얼마나 잘 소화해 내던지 수잔의 출연 장면과 대사까지 늘렸습니다. 이번 영화를 통해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어요.”라고 했다.
이제 막 17살이 된 안나 포플웰은 수잔의 내면 연기를 잘 소화해 냈다. “이 영화에는 4명 모두 자기만의 여정이 있는데, 수잔도 예외는 아니죠. 피터와 마찬가지로 동생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 정신적으로 일찍 성숙하게 돼요. 나니아에 처음 도착해서는 환상의 세계 따윈 믿지 않는다고 정색을 하지만 여러 가지 모험을 겪으며 서서히 열린 자세를 갖게 되죠. 좀 더 밝아지고 나이에 맞는 어린 소녀로 돌아갑니다. 이것이 수잔의 여정이에요.” 라며 안나가 자신의 역을 설명했다.

스캔더 킨즈(에드먼드 역)
4남매 중 셋째로 천방지축 장난꾸러기다. 나니아에서 하얀 마녀의 유혹에 넘어가 위험한 상황에 빠지고, 그것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마지막 순간까지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었던 캐릭터로 그 주인공은 바로 스캔더 킨즈다.
“에드먼드는 원작에서도 그렇지만 가장 복합적인 성격의 캐릭터입니다. 머리로는 쉽게 이해가 되지만, 실제로 그런 배우를 찾기는 무척 어려웠어요. 스캔더는 천진난만한 개구쟁이예요. 알 수 없는 어둠을 간직한 깊은 눈동자 속에는 장난기와 사랑스러움이 동시에 담겨 있죠. 그것이 바로 제가 찾던 캐릭터였습니다.”라는 게 감독의 설명이다.
작가 랜달 킨즈의 아들인 스캔더 킨즈는 그의 총명함으로 촬영 스태프들을 깜짝 놀라게 하곤 했다. 8살에 처음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을 접했던 스캔더는 영화 속 주인공 에드먼드처럼 현재 14살이다. 그는 “4명 중 제 역할이 제일 맘에 들어요. 멋있잖아요. 장난꾸러기인 데다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게 저랑 똑같아요. 말썽꾸러기 에드먼드는 항상 동생 루시를 괴롭히는데 나니아를 다녀와서는 착해져요. 힘든 여정을 거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거든요.”라고 했다.

조지 헨리 (루시 역)
10살인 조지 헨리가 막내 루시 페벤시 역을 맡았다. 가장 낙천적이고 열린 마음을 지닌 용감한 캐릭터로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역 중에 하나다. “루시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로 나니아에 제일 먼저 발을 들여 놓습니다. 남매간에 불신이 생기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성격으로 곧 어려움을 극복하죠. 인터뷰 테이프에서 조지를 봤을 때 딱 느낌이 왔었는데 오디션을 통해 다시 한번 확신이 들었죠.”라고 감독이 말했다.
피파 홀은 요크셔의 한 학교에서 우연히 조지 헨리를 발견했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총명하고 원작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조지 헨리는 당연히 눈에 띄었다. 조지는 촬영장에서 더 큰 빛을 발했고, 제작자 마크 존슨에 의하면 “조지는 루시 역을 자기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소화해 냈어요. 우리가 생각하지 못 했던 부분까지 만들어 냈죠.”라며 놀라워했다.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조지도 자신의 역할과 닮은꼴이다. 조지는 “제가 루시와 비슷한 점이 많아 연기하기 아주 편했어요. 4남매 중 막내인데 처음엔 아무도 루시가 말한 옷장에 대해 믿지 않지만 그녀는 그곳이 뭔가 특별한 세상이란 걸 알고 있어요.”라고 했다.
4 남매를 캐스팅한 후 아담슨 감독은 어떻게 하면 이들을 실제 가족처럼 만들어 낼지가 고민이었다. 감독은 “제 의도대로 됐습니다. 다들 집에서 멀리 떨어져 지낸 탓인지 서로 의지하며 금방 친해졌죠. 영화를 만들면서 이들이 실제 가족처럼 변화되어가는 과정은 정말 마법 같았습니다.”라고 밝혔다.
아담슨 감독은 아이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영화를 시간 순서대로 촬영했고, 덕분에 작업이 진행될수록 아이들은 점점 더 나니아와 연기에 빠져들었다.
뉴질랜드 출신의 주디 맥킨토시가 페벤시 아이들의 홀어머니 역을 맡아 페벤시 가족의 세팅이 마무리됐다. 그녀는 제2차 세계대전의 화염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을 시골로 보낸다. 실제로도 세 아이의 엄마인 주디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영화는 엄마가 기차역에서 아이들을 떠나보내며 시작됩니다. 지금까지 엄마가 해주었던 결정들을 이제는 아이들 스스로 해결하며 지내도록 책임감을 심어주죠.”
아담슨 감독은 영화 제작에 앞서 오프닝 부분에 등장할 중요한 배우 두 명을 더 캐스팅 했다. 아이들이 피난을 가는 교수의 시골 별장 관리인 매크리디 부인 역의 뉴질랜드 출신 명배우 엘리자베스 하우손과, 마법의 옷장을 가진 커크 교수 역의 오스카상 수상자 짐 브로드벤트가 바로 그들이다. 시골 별장은 아이들이 나니아의 왕국으로 들어서는 계기가 된다.

나니아의 여러 종족: 캐스팅과 개발 과정

옷장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페벤시 아이들은 기상천외한 여러 종족들을 만나고 일부는 그들의 친구나 영웅이 된다.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 등장하는 많은 캐릭터들은 실제 배우들의 연기와 특수 효과, CG 등의 복잡한 합성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그것은 꼼꼼하게 제작 스텝을 선발하는 데서 시작됐다. 섭외를 담당했던 피파 홀이 네 명의 주인공 아이들을 찾아 헤매는 동안, 그녀의 파트너 게일 스티븐슨은 스크린을 화려하게 수놓을 여러 종족들에 알맞는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제임스 맥커보이 (목신 툼누스 역)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종족 중에 처음 캐스팅 된 역은 세심하고 자상하며 사람의 상체에 염소의 다리를 하고 있는 툼누스이다. 루시와 친구가 되지만 하얀 마녀에 대한 두려움으로 원치 않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C.S. 루이스가 “눈 덮인 숲 속을 짐 꾸러미와 우산을 들고 걷는 목신”에서 영감을 얻어 나니아를 탄생시켰다고 했던 만큼, 감독도 이 배역을 비중 있게 다루었고 스코틀랜드 출신의 신예 스타 제임스 맥커보이가 이 역을 맡았다. 감독은 “제임스가 툼누스의 이중적인 성격을 잘 표현했습니다. 그에 맞는 완벽한 얼굴에, 루시 역의 조지와도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었죠.”라고 밝혔다.
제임스 맥커보이는 “어릴 때부터 나니아의 팬이었던 제가 영화에 캐스팅 돼 무척 기뻤습니다. 거기다 가장 아끼던 캐릭터인 툼누스를 연기하게 되어 영광이었죠.”라고 소감을 말했다. 맥커보이는 툼누스가 하얀 마녀의 명령대로 친구인 루시를 유괴하여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는 연기가 흥미로웠다고 했다. “하얀 마녀에 대한 두려움으로 원치 않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툼누스의 그런 이중성에 대해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죠. 툼누스가 루시를 유괴하는 사건은 오히려 둘의 우정을 돈독히하는 계기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되돌아보고, 무엇을 원하며 어떻게 살 것인지를 생각하게 됐던 거죠. 소심한 툼누스에게는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26살의 맥커보이는 전설 속의 인물로 재탄생하기 위해 하루에 꼬박 3시간을 할애했다. 그의 분장은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특수분장 팀 K.N.B. EFX 그룹의 하워드 버거가 담당했다. 하워드는 “감독이 생각했던 툼누스의 이미지 그대로를 재현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맥커보이의 귀에 원격조정으로 움직이는 귀를 달고 머리에 뿔을 붙인 다음 코, 이마, 머리카락, 입술, 턱수염, 눈썹, 심지어 몸에 난 털까지 붙였습니다. 이 만만치 않은 작업에 매일 3시간을 투자했어요.”라고 덧붙였다.
제임스 맥커보이는 이 고된 특수분장외에도 나니아에 등장하는 첫 번째 종족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특유의 목소리와 걸음걸이를 연습해야 했다. “툼누스 목신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에서 착안한 거예요. 유쾌하지만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내면 연기를 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원작자가 일부러 툼누스의 말투를 영국식으로 만들었던 탓에 발음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염소 특유의 소리에 영국식 발음을 곁들였죠.”
툼누스의 다리 부분은 모두 CG처리 됐지만 좀더 자연스런 걸음을 위해 발가락 끝으로 걸으며 연기했다. “염소의 다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평범하게 걸으면 안됐죠. 카메라 앞에서 수만 가지 방법으로 걸어 보고 그것을 모니터링 해가며 가장 적절한 걸음걸이를 찾았습니다.”
툼누스 목신의 완벽한 재현은 특수효과 팀 VFX의 수석 딘 라이트에 의해 가능했다. 딘이 다리 바꾸기(Leg Replacement)라 표현했던 이 기술은 <포레스트 검프>에 처음 사용되어 94년 로버트 저메키스에게 오스카상을 안겨 주기도 했다. 딘 라이트는 최첨단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그린 스크린 팬츠(green screen pants)를 입은 맥커보이의 다리 위에 양의 다리 모양을 그래픽으로 덮어 걸을 때 상체와 하체의 움직임이 자연스럽도록 했다.
툼누스의 완벽한 재현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던 아담슨 감독은 루시 역의 조지 헨리에게 그 진행과정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조지는 “감독님은 절 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툼누스나 하얀 마녀를 촬영 직전까지 보여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촬영장에 들어가 배우들을 보고는 기절할 뻔 했죠.”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틸다 스윈튼 (하얀 마녀 제이디스 역)
하얀 마녀 제이디스는 아름답던 나니아를 영원한 겨울 나라로 만들어 버리는 악의 축이다. 이 사악한 마녀 역은 제작 총지휘를 맡은 페리 무어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유럽의 은막을 수놓고 있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틸다 스윈튼이 지명됐다. 아담슨 감독은 “<올란도>를 보고 틸다의 팬이 됐다”며 창백함 속에 천상의 아름다움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지닌 드라마틱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틸다는 외모나 체격 조건, 강인하고 지적인 면을 고루 갖추고 있어 하얀 마녀 역에 적격이었습니다. 영화에서도 위대한 사자 아슬란과 맞서 지혜와 강인함을 한껏 뿜어냈죠.”
“원작에 등장하는 하얀 마녀는 55년 전의 캐릭터인 만큼 어느 정도 진부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요즘은 <101마리 달마시안>의 크루엘라 드 빌처럼 다양한 스타일의 마녀들이 등장하는 추세라 저희도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기로 했죠. 애니메이션 같지 않으면서 좀더 인간적인 악마로 리얼리티를 강조했습니다. 틸다 스윈튼이 얼음처럼 차가운 마녀 역을 잘 소화해내 모든 게 순조로웠어요.”
나머지 배역들과는 달리 스윈튼의 이미지는 새롭게 창조됐다. 틸다는 “전 어렸을 때 나니아를 읽지 않았어요.”라고 고백하며 “영화 출연 제의를 받고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6살 난 아들에게 읽어주었는데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그래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죠. 정말 못된 마녀 역이어서, 앞으로 아이들이 제 주변엔 얼씬도 안 할지 몰라요.”라며 웃었다.
인간과 달리 감정이 전혀 없는 마녀를 연기하는 일이 틸다에겐 큰 과제였다. “제이디스는 인간이 아니란 점을 명심해야 했어요. 감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거든요. 하얀 마녀는 차가운 자신의 마음처럼 나니아를 영원한 얼음 나라로 만들어 버리죠. 네 남매가 나니아의 평화를 위해 싸우기 전까지 이곳에는 봄도 크리스마스도 없는 삭막한 땅이었어요.”
틸다 스윈튼은 하얀 마녀 역에 몰입하며 캐릭터를 완성해 갔다. “현대적이면서도 묘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를 원했어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착한 마법사 이미지를 떠올리기도 했죠. 검은 머리와 짙은 눈썹을 하고 입술이 빨간 구식 마녀는 싫었습니다.”
“하얀 마녀의 옷은 분위기에 따라 옷 색깔이 달라집니다. 얼음 성에서 평화로울 때는 풍성한 하얀 드레스로, 사태가 안 좋을 때는 타이트하고 어두운 색으로, 최악일 때는 완전 검은 색으로 바뀝니다.”
스윈튼의 드레스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완성한 의상 담당 이지스 뮤센든은 “하얀 마녀가 점점 세력을 잃어가는 동안 의상이 7번 바뀝니다. 나니아에 봄이 찾아오면서 하얀 마녀의 얼음 나라도 사라지고 말죠.”라고 했다.
어른이 되어 이 책을 접한 틸다 스윈튼 역시 나니아에 푹 빠졌다. 그녀는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은 제가 어릴 때 보고 자랐던 <철도 위의 아이들>이나 <오즈의 마법사> 같은 멋진 가족 영화를 떠올리게 했어요. 내용은 고전 그대로의 멋을 지녔지만 화면만큼은 현대적이고 화려하죠.”라고 했다.

리암 니슨 (사자 아슬란 목소리 연기)
하얀 마녀 최대의 라이벌은 지혜와 위엄을 갖춘 나니아의 통치자 사자 아슬란이다. 이런 아슬란의 멋진 모습은 최첨단 CG로 만들어졌고,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는 명배우 리암 니슨에 의해 완성됐다. “아슬란은 강인하고 현명하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성정을 지녔습니다. C.S. 루이스는 경외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아슬란 캐릭터에 사자를 이용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리암 니슨이 말했다.
아슬란이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최첨단 기술이 사용됐다. 숲을 호령하는 야수다운 모습에 따뜻하고 인간적인 눈을 가진 아슬란의 포효는 천지를 울린다. 제작자 마크 존슨은 “어떻게 저 사나운 짐승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연기했는지 관객들이 궁금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시각 효과 팀 수석, 딘 라이트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인 사자 아슬란을 만들기 위해 2년 가까이 700 장이 넘는 영상특수효과 컷을 제작했다. “애니메이션 같은 동물 캐릭터가 사람처럼 말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다르죠. 그림을 실사처럼 움직이게 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이 동원됐습니다. 그래서 아슬란은 어지간한 사자보다 더 사자답게 보입니다.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죠.”
딘 라이트는 아슬란이 말할 때 입뿐만 아니라 그 주변 근육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 <꼬마돼지 베이브>에서도 시도된 바 있는 데 최근 영화들은 이런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담슨 감독은 “애니메이션 같은 화면이 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루시가 아슬란의 목을 안고 포옹하는 장면은 정말 압권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선 볼 수 없는 중량감과 현실감이 느껴지죠. 첨단 기술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한편, 아슬란의 위엄 있는 목소리를 위해 감독은 영화배우 리암 니슨을 캐스팅했다. “리암 니슨의 목소리는 깊이가 있어 온화함과 용맹함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그가 목소리 연기를 맡아 아슬란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습니다.”
아슬란 캐릭터를 위해 CG 작업 말고도, 캐릭터 구조 개발을 맡은 K.N.B. EFX 그룹의 하워드 버거가 몇몇 중요 장면을 위해 실물 크기의 사자 조형물을 제작했다. “하나는 딘 라이트 팀이 CG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대역으로 사용된 것이고, 두 번째는 원격조정장치가 달려 숨을 쉬는 등 여러 가지 동작이 가능한 240cm 높이의 사자로 스톤 테이블 장면에 사용된 것이며, 세 번째는 수잔과 루시가 등에 올라타는 장면을 위해 만든 225kg 이상의 거대한 작품입니다.”
하워드 버거는 이 조형물 제작에 있어 살아있는 듯한 생동감에 초점을 두었고, 무엇보다 먼저 네 명의 아역 배우들에게 합격점을 얻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린 배우들이 이걸 보고 ‘와! 진짜 같다’라며 소리지르길 바랐습니다. 동물원에서 방금 뛰쳐나온 사자를 본 듯한 반응을 원했죠. 촬영장에서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그것이 바로 아담슨 감독이 바라던 것이었죠. 실제 현실 속에 있는 듯 하면서 동시에 마법과 환상이 가득한 그런 존재 말이죠.”

신비의 왕국 나니아: 디자인 과정

지금까지 나니아는 수백만 독자들의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나라였다. 아담슨 감독과 제작진은 숲이 우거진 협곡, 마법의 가로등, 비버 가족의 보금자리, 얼음으로 뒤덮인 성 등 이 거대한 나니아 왕국을 실제 현실에 존재하는 공간처럼 손에 잡힐 듯 만들어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실제로 세트장을 만들기 전까지 아담슨 감독은 영화 절반 이상의 장면을 컴퓨터로 시각화 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런 첨단 기술과 나니아에 대한 감독의 구체적 아이디어가 합쳐져 나니아 왕국 세트장이 하나하나 그 모습을 갖춰 나갔다. 나니아의 완벽한 재현을 위해 감독은 두 명의 뛰어난 제작진을 투입시켰다. “나니아 왕국을 완벽하게 재현한 데는 미술 총감독을 맡은 프로덕션 디자이너 로저 포드와 촬영 감독 도날드 맥앨핀의 공이 큽니다.”
제작에 앞서, 감독과 로저 포드는 어떻게 하면 전쟁의 포화 속에 던져진 아이들을 희망과 생명력이 넘치는 환상의 나니아 세계로 초대할 것인가를 놓고 오랫동안 토론을 펼쳤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기대치를 염두에 두고 화면을 만들어 내는 일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는 건 무척 힘든 일이죠. 아이들의 상상력보다 한 발 앞서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디자이너인 저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었죠.”
로저 포드와 돈 맥앨핀은 2003작 <피터 팬>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긴 하지만 <나니아 연대기>같은 작품은 처음이다. 맥앨핀의 창의성은 얼음으로 뒤덮인 나니아를 촬영하면서 빛을 발했다. 촬영 감독인 그는 “투철한 실험정신으로 촬영에 임했습니다. 지금까지 시도해 본 적 없는 작업들이 이루어졌죠. <버티칼 리미트> 같은 영화에서도 얼음을 소재로 한 적이 있지만 우리는 그 보다 더 현실적이고 시각적 흥분을 자아낼 화면을 원했습니다.”라고 밝혔다.
<꼬마돼지 베이브>로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던 베테랑 디자이너, 로저 포드의 경력은 30여개 세트장을 건설했던 컬트영화 <닥터 후>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것은 C.S. 루이스의 1950년 작 소설의 일러스트를 맡았던 폴린 베인즈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로저 포드는 호주 원주민 출신 산업 미술 감독 이안 그레이스(<물랑 루즈> <스타워즈 에피소드 Ⅲ>)와 협력해 30명의 미술팀과, 300명의 목수, 화가, 소도구 담당을 고용해 그의 40년 경력 중 가장 많은 스태프와 작업했다고 전했다.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는 뉴질랜드의 호스노빌 공군기지에서 낡은 비행기와 헬리콥터 격납고를 변형시켜 아슬란이 패하는 돌탁자, 돌로 변한 생명체들이 있는 하얀 마녀의 거대한 정원, 페벤시가 아이들이 피난을 가면서 거치는 런던과 패딩턴의 기차역 그리고 나니아의 거대한 성이 있는 케어 패러벨 등의 스펙터클한 촬영 장면에 사용했다.
디자인 팀은 오클랜드의 경마 공원인 켈리 파크에서 처음으로 눈 덮인 나니아의 풍경을 담아 나갔다. 촬영 감독 도날드 맥앨핀은 나중에 9개로 나뉘는 이 거대한 세트장을 250개의 대형 조명을 이용해 환상이 가득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또, 뉴질랜드의 마누카우 항 근처의 울창한 숲을 하얀 마녀의 캠프로 정하고, 거기서 현지인을 엑스트라로 기용해 미노타우르스, 키클롭스 등을 연기하게 했다.
한편, 핸더슨 스튜디오에서는 툼누스의 집, 비버의 오두막, 하얀 마녀의 지하 감옥 등을 촬영했다. 이 스튜디오는 인기리에 방영됐던 TV 시리즈 <헤라클레스> <제나>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또, 스튜디오 외부에는 ‘얼어붙은 호수’ 세트를 만들었는데 포드는 그곳에 짐벌 시스템을 이용하여 작은 빙산을 만들었고, 아이들이 그 빙산을 타고 늑대들을 피해 도망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하얀 마녀의 커다란 홀과 옷장이 있는 방의 세트도 이 곳에 만들어졌는데 포드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으로 이곳을 꾸몄다.

가로등
가로등은 아이들이 나니아에 들어설 때 마주하게 되는 조형물로 로저 포드가 무척 아끼는 세트 중 하나다. “환상적입니다. 옷장 안으로 들어서면, 앞을 분간 할 수 없는 춥고 눈 덮인 숲이 나오는데 그 한가운데 거대한 뿌리를 내리고 가로등이 서 있죠. 나니아를 소개하는 상징적인 세트라고 생각합니다.”
“가로등은 영국에서 제작한 것으로 여러 종류를 물망에 올렸다가 신비함을 지닌 이 가스등으로 결정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소재가 바로 가로등이었어요. C.S. 루이스는 가로등 아래서 우산을 쓰고 눈 위를 걷는 목신의 이미지가 집필의 모티브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가로등은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매개체로, 나니아에서 아이들을 이끌어주는 영원한 불빛이 됩니다. 우리가 원하던 가로등을 재현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옷장
페벤시 아이들이 교수의 집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옷장은 평범한 옷장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로 통하는 고대의 통로다. 이 옷장은 이야기 전체를 상징하는 핵심적인 소품인 셈이다.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포드는 “옷장을 만드는 일이 최고의 관건 중 하나였죠.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니까요. 전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이 옷장을 보고 싶어하겠어요? 어떻게 생겼을까 하면서요. 우리는 엄청난 책임감을 가지고 옷장을 만들어야 했어요.”라고 토로했다.
“먼저 미국의 한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원작자 C.S. 루이스의 실제 옷장을 봤습니다. 큰 사각형에 문양이 새겨져 있는 옷장이었죠. 그리고 꽤 어두운 색이었어요. 영국 제임스 1세 시대 스타일의 옷장이었죠. 그래서 우리는 너무 장식적이거나 바로크 풍으로 보이게 하는 옷장은 피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해야 했던 거죠. 그런 다음엔 감독이 옷장의 문은 크게, 하나로 만들겠다고 결정했어요. 아이들이 어쩔 수 없이 끌려들어 가게 되는 문으로 만들어야 했죠.”
포드는 또한 나니아 시리즈의 6편, <마법사의 조카>를 참고했다. 거기에 옷장에 대한 묘사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옷장은 사과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어두운 색의 좋은 목재로 만들어져 있다는 기록을 따랐다. “C.S. 루이스의 옷장에 문양이 아주 많았던 것을 보고 감독과 저는 어떤 문양을 새길까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마법사의 조카>이야기를 상징하는 문양들을 넣자고 했죠. 그 책에서 9개의 이미지를 따 왔고, 맨 위에는 사자의 머리를, 아래에는 하얀 마녀의 모습을 새겼어요. 옷장만 봐도 이야기가 떠오를 정도죠.”라고 포드는 말했다.

나니아의 스노우 월드
나니아의 숲 세트장을 저주 받은 겨울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 포드는 두 명의 뉴질랜드 출신 스탭을 초빙한다. 바로 러셀 호프만과 피터 클리블랜드. 호프만은 수목 재배사와 조경사들로 조성된 팀을 이끌면서 나니아의 숲을 만들었고, 클리브랜드는 11가지 다른 재료를 이용해서 나니아의 숲에 쌓여 있는 눈을 만들어 냈다.
호프만의 실내 조경 팀은 동유럽 쪽의 숲을 연상시키는 세트장을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225 종의 나무들이 심어졌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열렬한 환경 보호론자임을 밝히며 “이 나무들은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서 실험적으로 재배한 나무들입니다. 뉴질랜드의 생태를 해친 것은 아닙니다.”라고 설명했다. 호프만이 뉴질랜드의 노스 아일랜드까지 가서 나무들을 실어오는 동안 클리브랜드는 인공 눈에 필요한 재료를 구하기 위해 영국, 미국으로 뛰어다녔다.
“나무 위에 쌓인 눈으로는 ‘에어폼’이라는 재료를 사용합니다. 집을 지을 때 절연용으로 사용되는 자재죠. 또 다른 재료는 종이인데, 잘게 찢은 기저귀를 사용해서 만드는 거죠. 이 기저귀는 영국에서, 에어폼은 미국 테네시에서 공수해 왔습니다. 종이로 만든 눈의 장점은 발자국을 쉽게 없앨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곧바로 새로운 장면을 찍을 수 있지요.” 라고 클리브랜드는 설명했다.

비버의 오두막
포드가 디자인한 세트 중 또 한 가지 탄성을 자아내는 세트는 바로 비버의 오두막이다. 이 곳은 페벤시 아이들이 나니아의 역사를 암송하는 동안 비버와 비버 부인이 마련해 주는 피난처다. 이 비버들은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면서 주위의 재료를 이용해 뭐든지 뚝딱 만들어내고, 이웃 난장이들과 물물 교환을 하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감독은 영화 속 비버들을 진짜 비버들과 똑같이, 주위 환경도 비버의 환경처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고, 이 바람에 디자이너들은 비버의 생태학까지 연구해야 했다고 한다.
오두막 세트를 책임졌던 미술 디렉터 ‘줄 쿡’은 “핸더슨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비버 오두막의 인테리어나, 켈리 파크에서 찍었던 야외 촬영 때 큰 영감을 줬던 것은 바로 1988년에 제작된 아이맥스 영화, <비버>였습니다. 그 영화의 클라이맥스 부분에 곰이 비버의 댐을 무너뜨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은 하얀 마녀의 늑대들이 아이들을 찾기 위해 비버의 오두막을 부수는 장면에 많은 영향을 끼쳤죠.”라고 말했다.
또한 “비버 댐 아래로는 물이 흐르잖아요. 그래서 오두막 주위에 얼어있는 물의 흐름까지 도 고려해야했어요.”라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쓸 부분이 많았다고 밝혔다. 또, 비버가 나무를 갉아먹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사슬 톱까지 동원했고 손가락 두께의 나뭇가지부터 장딴지 두께만한 나뭇가지까지 4500개의 나뭇가지들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오두막의 가구들은 평범해 보이지만 비버 부인의 가정적인 성격을 드러내 주는 소품들이 많은데, 손으로 짠 천과 아기자기한 살림들이 그것이다. 영국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비버 오두막의 살림 중에 영국의 토비 물병이나 18세기 선술집에서 쓰던 맥주잔이 등장하는 것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얀 마녀의 세계
핸더슨 스튜디오에서 가장 상상력이 돋보이는 세트 중 하나는 바로 하얀 마녀의 공간이다. 얼음으로 뒤덮인 거대한 홀, 마녀의 지하 감옥, 마녀의 안뜰은 마녀의 세계가 얼음과 눈의 세계라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이 세트 제작을 위해 무려 7천 갤런이 넘는 레진이 사용됐고, 500미터에 이르는 섬유 유리가 동원됐다.
하얀 마녀의 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마녀의 안 마당에 서 있는 나니아 나라의 종족들. 그리핀, 곰, 켄타우로스, 팬더, 거인, 파우누스가 마녀의 마법에 걸려 돌 조각상으로 서 있는 것이다. 이 정원을 좀 더 오싹하고 저주 받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포드는 실물 크기 조각상 70여 개를 만들었다. 이것은 세계적인 조각가 열 명이 디자인한 스티로폼 조형물이다.
“전에는 시도해보지 않았던 기술을 사용해봤죠. 먼저 컴퓨터로 이 거대한 조각상의 형체을 잡은 뒤에 폴리스티렌을 붙여 외형을 만들어냅니다. 여기에 조각가가 윤곽을 새긴 다음 이 안에다가는 철 보강재를 붓습니다. 땅에 박히도록 해야 하니까요. 여기까지는 시작일 뿐입니다.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서 옷을 입혀야 하죠. 하지만 캐릭터 마다 서로 다른 질감을 택해야 합니다. 갑옷도 입혀야 했기 때문에 웨타 사에서는 특수 의상을 제작했죠.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습니다.”

여왕의 성
나니아 제작진들에게 또 하나의 도전이라고 여겨지던 세트는 바로 여왕의 성이었다. “책에는 여왕의 성이 얼음으로 만들어졌다는 언급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얼음성을 만들자고 일찍부터 성급한 결론을 내렸죠. 굉장할 거라며 모두들 들떴어요. 하지만 막상 얼음성을 만들려고 하니까 이거 큰일 났구나 싶었죠.” 포드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얼음 성을 만들기 위해서 먼저 폴리스티렌을 붙여 외형을 만들고 침투성이 없는 플라스틱을 덧씌웠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섬유 유리를 붙였죠. 섬유 유리에는 색깔을 넣어서 성 전체가 푸르스름한 빛이 돌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조명에 대한 엄청난 연구를 했어요. 결국은 진짜 얼음 성처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의 많은 장면이 실내 스튜디오 세트에서 촬영됐지만 야외 촬영도 이에 못지않게 많았다. 폴란드, 체코, 영국, 뉴질랜드 등 거의 전 세계를 돌아다닌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촬영지는 아담슨 감독의 출생지이기도 한 뉴질랜드였다.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전투씬을 찍기 위해 아담슨 감독은 전 세계의 숲과 언덕을 답사했는데 결국 뉴질랜드의 사우스 아일랜드만큼 좋은 곳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결국 이 웅장한 전투씬을 담은 곳은 사우스 아일랜드에서도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플록 힐’.
출연진들에게도 뉴질랜드는 상상력과 영감을 불어넣어준 장소였다. 하얀 마녀 역의 틸다 스윈튼은 “뉴질랜드에 오면 나니아 나라에 온 것 같아요. 이야기 책 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이죠. 높고 청명한 하늘, 아름다운 산과 풍경, 평화로움... 그런 곳에서 촬영한다는 건 정말 행운이에요.”라고 표현했다.

나니아에 생명을 불어 넣다: 웨타 워크샵과 K.N.B. EFX 사(社)

나니아 제작에 참여하면서 얻은 큰 행운 중의 하나는 뛰어난 예술가이고 이야기꾼이며 비주얼을 중요시 여기는 앤드류 아담슨 감독과 만난 것이다. 이 기회를 통해서 우리는 <반지의 제왕>에서 우리가 이룬 것을 뛰어 넘었고,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 - 웨타 워크샵 리차드 테일러

완전히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상상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디를 찾아가야 할까?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이 분야에서 전설로 통하는 그 곳. 바로 ‘웨타 워크샵’이다. 뉴질랜드의 웰링톤에 위치한 이 곳은 ‘피터 잭슨’ 감독의 대 서사시 <반지의 제왕>에서 시각 효과와 특수 분장을 맡았던 회사다. 나니아의 아담슨 감독도 나니아의 갖가지 상상의 생명체들과 전투에 필요한 갑옷, 무기 등을 현실로 만들어내기 위해 웨타 워크샵과 손을 잡은 것이다.
아카데미에서 네 번이나 수상한 바 있는 리차드 테일러는 자신이 사랑하는 환상의 세계에 또 한 번 들어올 수 있어서 설레고 기쁘다고 소감을 말하며 “C.S.루이스는 온갖 신화적인 요소들이 한 자리에 모인 꿈의 나라, 나니아를 만들어 냈어요. 그 속에 나오는 미노타우르스, 켄타우로스, 고블린 등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었죠.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다양한 종족들도 만들어 냈답니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웨타가 만들어낸 생명체들은 10여 종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나니아에서 이들이 만들어 낸 생명체는 무려 60 여종이다. 톨킨과 루이스는 항상 비교되는 작가들이지만 둘이 창조해 낸 세계는 완전히 다르다. 루이스는 나니아에서 세세한 부분까지는 묘사를 하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디자이너들이 훨씬 자유롭게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나니아에서 아이들은 옷장 뒤에 펼쳐진 꿈의 나라로 떨어집니다. 완전히 차원이 다른 상상의 세계죠. 따라서 디자인을 할 때도 제한을 둬야 할 것이 없었습니다. 무한한 환상의 세계를 그려내면 됐으니까요. 이 때문에 <반지의 제왕> 보다 더욱 풍부한 표현을 할 수 있었죠. 이번에 선보이는 시각 효과 기술들은 이전 영화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들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것들을 추구 했습니다. 세대를 초월해서 누구나 저마다의 꿈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죠.”
나니아에서 웨타가 만들어낸 캐릭터 중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를 꼽자면 반인 반마 족, 켄타우로스를 뺄 수 없다. 윗부분은 배우의 몸, 아래로는 CG로 말의 몸을 덧붙여서 만들어냈다. 켄타우로스를 만들기 위해 테일러는 K.N.B. 사의 하워드 버거와 함께 작업했는데, 만들어내기에 가장 힘든 캐릭터 중의 하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최고의 도전이라 할 만한 작업은 영화의 절정 부분인 전투 장면이었다. 웨타는 이 장면을 위해서 무려 1300점이 넘는 무기를 제작해야 했다. 칼과 철퇴, 방패를 비롯해서 사슬 갑옷에 이르기까지 실로 엄청난 작업이었다. 하지만 테일러는 이 작업을 통해서 “관객들이 진짜처럼 생생하게 살아나는 환상의 세계를 보고 즐거워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무기뿐 아니라 나니아의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것도 이들의 일. 여기에 함께 참여한 K.N.B. 사의 하워드 버거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모든 작업에 임했습니다. 우리는 이 영화를 위해 170여개의 캐릭터를 만들었고, 뉴질랜드와 프라하에서 150일 동안 촬영에 합류했죠.”라고 말했다.
하워드 버거는 남다른 정열을 가지고 나니아 제작에 참여했다. 그는 영화 제작 6개월 전부터 준비 작업에 착수하여 100명이 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들과 용접 기술자 및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고용하였다. 그리고 맨 먼저 지시한 것은 루이스의 책 <나니아 연대기>를 읽으라는 것이었다. 버거는 “이 영화가 그저 그런 평범한 영화가 아니란 것을 깨우쳐주기 위해서 모두에게 책을 읽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우리에게 왜 중요한지 이해하길 바랐죠. 이제까지의 영화가 보여주지 못했던 것들을 시도한다는 것은 도전이자 기회입니다.”라고 말했다.
버거는 K.N.B.가 만든 캐릭터들 중 최고의 캐릭터로 미노타우르스 오트민을 꼽았다. 하지만 가장 힘들고 섬세한 작업을 요구했던 것도 바로 이 오트민이었다. “근육 뿐 아니라 힘줄까지도 만들어야했어요. 흔들리는 살을 만들기 위해 물을 채운 주머니를 넣었죠. 불끈거리는 알통도 있습니다. 몸통의 털은 하나씩 붙인 거죠.” 리모콘으로 작동되는 오트민의 머리에는 말을 하듯이 움직이는 입과 턱이 있고 반짝이는 눈, 움직이는 귀까지 있다. 이 오트민 속에 들어가서 연기한 배우 샤인 렌지는 “오트민 속에 들어가면 깜깜하고 더운데다가 아무것도 안 보이죠. 그걸 걸치는 데만45분 정도가 걸렸어요. 27개의 서브 모터가 작동해서 귀는 항상 웅웅 거렸죠. 밀실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죽어도 연기 못 해요.”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툼누스를 연기한 제임스 맥커보이처럼 렌지도 나중에 동물의 몸을 합성하는 CG 처리를 위해서 하의는 그린팬츠를 입고 연기해야 했다.

나니아의 마법, 그 뒤: 특수효과

“한 걸음 한 걸음이 위대한 도전이었다. 전투 장면에는 북극곰, 사자, 호랑이, 켄타우로스, 도깨비, 유령 등 수백만에 이르는 캐릭터가 동원됐다. 엄청난 작업이었다.” - 제작자, 마크 존슨

나니아를 만드는 데는 상상력의 힘뿐만 아니라 컴퓨터의 힘도 필요했다. 상상의 나라에 사는 캐릭터들과 이 나라의 풍경을 그려내는 데는 세계 제일을 자랑하는 특수효과 팀의 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신기한 캐릭터들로 꽉 찬 이야기지요. 마지막 전투 씬에서는 2만 종류의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순전히 CG로만 제작된 캐릭터도 있지만 부분적으로 CG를 쓴 캐릭터들도 있고 아주 다양합니다. 켄타우로스를 예로 들면, 반인 반마를 표현하기 위해서 사람의 몸체 아래로 CG로 작업한 말의 몸체를 덧붙였죠. 하지만 비버의 경우에는 100% CG로 만들어진 캐릭터예요. 가장 중요한 것은 한 공간에서 캐릭터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것이었습니다.” 마크 존슨은 여기에 덧붙여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영화 중 최고의 특수효과를 자랑하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이를 위해 세계 제일의 특수효과 제작 회사인 ‘리듬&휴즈’, ‘소니 픽쳐스 이미지웍스’, 그리고 'ILM'등과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 초기,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제작자들이 떠올린 방법은 ‘캐릭터 오디션’이었다. “배우를 오디션 하듯이 캐릭터를 오디션 하는 거였죠. 예를 들어 ‘비버’란 캐릭터에 딱 맞는 캐릭터를 찾기 위해 5개 회사에 캐릭터 주문을 하는 겁니다. 아무 지침도 주지 않고, 만들 수 있는 한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어 봐라 하면서 던져주는 거죠. 우리는 그 중에서 가장 잘 만든 캐릭터를 뽑았습니다.”
나니아의 비주얼 이펙트 수퍼바이저(시각효과 책임자)는 <반지의 제왕> 작업을 이끈 딘 라이트다. 딘 라이트는 리듬 & 휴즈의 빌 웨스턴호퍼, 소니의 짐 버니, 그리고 ILM의 스콧 페라 등과 함께 작업하며 무려 1400장면의 CG 촬영 장면을 만들어냈다. 아담슨 감독이 “영화에 시각 효과가 빠진 장면이나 심지어 프레임 하나도 없을 정도다”라고 말할 정도로 나니아에서 CG는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CG에 참여한 사람들만 해도 세 회사에서 1000여명 이를 정도. 또한, 서로가 개발한 효과나 이미지들을 공유하면서 영화의 시각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리고자 노력한 것이 나니아를 더욱 볼거리 많은 영화로 만들었다. 소니에서 늑대 캐릭터를 만들고 리듬 & 휴즈에서 아슬란의 근육을 만들며 ILM에서 켄타우로스의 걸음걸이를 만들어내면 다음엔 서로 바꿔서 같은 작업을 해 보며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한 장면에서 CG 캐릭터들과 배우들이 완벽하게 어울리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라이트는 말한다.
이 모든 효과들의 결정판은 나니아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전투씬이었다. 아슬란의 군대와 하얀 마녀가 맞붙는 장면. 이 부분은 앤드류 아담슨 감독의 상상력이 넘치는 부분으로, 한 장면에 등장하는 캐릭터 수만 해도 2만 개가 넘는 스펙터클한 장면이다. “원작에서 이 전투는 한 페이지 반밖에 안 되는 분량입니다. C.S.루이스는 이 전투를 간략하게 묘사했죠. 하지만 제겐 웅장하고 멋있게 그려내고 싶은 장면이었습니다. 미노타우로스, 켄타우로스, 키클롭스, 파우누스 등 나니아의 생명체들이 등장하는 엄청난 전투, 독특한 장면이 될 것 같았죠.” 앤드류 아담슨 감독의 말이다.
전투 장면이 촬영된 곳은 뉴질랜드의 플록 힐 스테이션이었다. 이 곳은 눈 덮인 봉우리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장소. 그 곳에서 영화의 배우들과 수많은 엑스트라들은 웨타와 K.N.B.에서 제작한 각종 의상, 무기 등을 두르고 촬영을 했다. 그 뒤, 리듬 & 휴즈에서는 매시브(MASSIVE)라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각기 다른 개성을 갖고 움직이는 수많은 캐릭터들을 복사해 냈다. 이 프로그램은 <반지의 제왕> 전투씬에 사용된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캐릭터들이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적합한 행동을 취하게 만들어 준다. “20~30개가 넘는 캐릭터들이 한 장면에서 걷고, 뛰고, 점프하는 모습이 각기 달라야 합니다. 이것은 보통 일이 아니죠. 하지만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최대한 활용해서 그럴 듯하게 보이도록 애썼습니다.” 라고 딘 라이트는 설명했다.
이 전투장면 작업을 마쳤을 때, 앤드류 감독은 아이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던 동화의 세계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일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이 영화를 만드는 일은 하루하루가 긴장과 중압감의 연속이었습니다. 시각효과나 디지털 작업 등 기술적인 측면부터 영화 제작 전반에 걸친 모든 일이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가장 부담스러웠던 것은 열성적인 사랑을 받아온 이 소설에 대한 책임감이었어요. 거의 3~4세대에 걸쳐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 숨쉬던 상상의 세계를 영화로 그려낸다는 것 말이에요. 하지만 결국 우린 해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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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

  • [제7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음향상 후보
  • [제7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 후보
  • [제7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분장상 수상
  • [제6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음악상 후보
  • [제6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주제가상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