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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든 이 세상을, 마음껏 즐기세요.”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2에서 배우 김성철은 새진리회 1대 의장 정진수 역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기존 캐릭터를 재해석해 연기하는 것에 부담은 없었을까. 그는 자신이 올랐던 뮤지컬 무대들을 상기했다. “뮤지컬에선 같은 캐릭터를 여러 배우가 연기하기 때문에 배우간의 비교는 숱하게 이루어진다. 그런 상황에 익숙하고, 배우 각자의 매력이 존재한다고 여기는 편이라 부담 없이 임했다.” <지옥> 시즌1을 재밌게 본 시청자에서 출연자로 입장이 바뀌면서 김성철은 작품의 세계관을 체화하기 위해 시나리오뿐 아니라 원작 웹툰도 반복해 읽었다. 김성철이 가장 집중한 것은 “정진수의 목표”였다. “작품을 시작할 때 대본을 손으로 써본다. 그러다보면 맡은 인물의 대사에서 반복되는 말들이 걸러진다. 내가 느낀 건 처음부터 끝까지 정진수의 내면엔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진수는 사람의 심리를 잘 파악해 이용할 줄 아는 인물이지만
[인터뷰] 상상하고 감각하며, <지옥> 시즌2 배우 김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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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의 감독으로 먼저 이름을 날렸던 연출가 연상호와 <송곳> <습지생태보고서> 등 현실을 날카롭게 해부하는 작풍으로 평단의 지지를 받는 만화가 최규석. 대학 시절부터 절친했던 둘은 더 자주 얼굴을 볼 기회로 삼자며 함께 <지옥>이라는 놀이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편에 쏟아진 뜨거운 반응은 기어코 이들로부터 두 번째 이야기를 소환해낸다. 먼저 네이버 웹툰 <지옥2:부활자>가 지난 7월 완결된 가운데 오는 10월25일에는 연상호 감독이 연출하고 두 사람이 공동 각본을 맡은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2가 공개된다. 웹툰과 실사 시리즈라는 상이한 매체를 동시에 활용하는 두 창작자의 작업법은 사실 지극히 효율적이다. 함께 플롯을 꾸려나가는 도구이자 하나의 이야기가 분화하는 수많은 형질의 실험실, 거기에 창작의 즐거움을 자극하는 작가적 본령의 역할을 겸하니 말이다. 교류는 줄어들
[인터뷰] 모든 것이 뒤바뀐 세상에서의 논리, <지옥> 시즌2 연상호 감독 × 최규석 작가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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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의 새로운 문이 열린다. 10월25일 공개된 <지옥> 시즌2는 동명의 원작 웹툰을 그린 최규석 작가가 연상호 감독과 공동으로 각본을 쓰고, <지옥> 시즌1에 이어 연상호 감독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는다. 불분명한 이유로 지옥행 고지를 받고 지옥 사자들의 시연으로 육신은 재가 된 채 지옥으로 끌려간다는 설정은 그대로 유지됐다. <지옥> 시즌2의 핵심은 지옥으로 끌려간 이들 중 일부가 ‘부활’했다는 것이다. 새진리회의 의장 정진수(김성철)와 박정자(김신록)가 부활한 뒤로 현실세계의 인물들은 혼란에 빠진다. “정부는 힘을 잃고, 새진리회는 관료화되고, 화살촉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최규석 작가) 속에서 “일종의 규칙이나 원칙을 세우려는 여러 사람들” (연상호 감독)의 충돌이 연속된다. 한층 확장된 <지옥> 시즌2에 관해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 김성철·김신록 배우가 들려준 이야기를
[기획] 다시, 지옥이 부른다, <지옥> 시즌2 연상호 감독×최규석 작가 대담, 배우 김성철과 김신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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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채식주의자>(2010)와 <흉터>(2011)가 재개봉했다. 누군가는 작가의 팬으로서, 누군가는 작가를 알려고 영화를 볼 것이다. 문제는 두 영화가 성공적이지 못한 영화화 사례로 이야기되는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한강 작가는 2014년 웹진 <채널24>와 한 인터뷰에서 “사건 중심보다 인물의 내면을 따라가”는 영화화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두 영화가 그 바람을 제대로 실현했다고 말하긴 어려워 보인다.
우선 도드라지는 문제는 두 영화 모두 연출상 원작의 에피소드를 피상적으로 재현했다는 점이다. 영화 <채식주의자>의 경우 영혜(채민서)가 누구인지, 어떤 아내로 살았는지 등 설명 없이 영혜가 냉장고 앞에서 멍하니 있는 장면부터 그린다. 사건을 지탱하는 감정적 인과는 옮기지 않은 채 시각화에 몰두하니 감정이입이 쉽지 않다. 영화가 소설의 서사를 모두 담아낼 필요는 없지만 핵심적인 뼈대를 생략
‘영화적인 것’에 대한 강박과 오해 - 영화 <채식주의자>와 <흉터>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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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내일의 송이에게>(<2024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수록)
“학교는 달라도 어떻게든 연결하면 결국 연결되는 이들이 차가워진 몸으로, 때로는 툭 치면 깨어날 것 같은 온전한 모습으로, 또 어떤 때는 손톱이 빠지고 손가락이 멍든 채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던 날들이 있었다. 언제나 울 준비가 되어 있던 학교 아이들, 한명이 울기 시작하면 이내 여러 겹의 훌쩍임으로 출렁이던 교실.” 시간이 흘렀다. 송이는 그 배에 탄 친구를 잃었다. 슬픔에만 잠겨 있는 것은 아니다. 송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르게 일자리를 구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송이에게 말을 걸어온다. 12년 만에 만나는 장훈이었다. 둘은 저소득층 아이들이 가는 사회복지관의 공부방에서 만났다. 한치 앞의 어둠을 간신히 헤쳐가며 살아가는 송이에게, 가족도 친구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송이에게, ‘내일’은 먼 나라의 말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조현철 감독의 영화 <너와 나&g
영화에서도, 보고 싶다 - <씨네21> 기자들이 영상화를 꿈꾸는 한국 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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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질문
1. 영상화 제안과 감독·배우 소식을 접했을 때의 감흥
2. 영상으로 표현될 인물과 배경에 대한 기대
3. 눈앞에 어떻게 펼쳐질지 가장 궁금한 소설 속 대목은?
김초엽 작가
‘광대한 SF의 세계에서 가장 또렷하게 빛나는 이름. <스펙트럼>은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실렸다.’
<스펙트럼>(김보라 감독 연출로 영화화)
➊ 제안 자체도 반가웠지만 무엇보다 김보라 감독님이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 무척 기뻤습니다. 확정될 때까지 두근두근하며 기다렸던 기억이 나네요.
➋ 미리 어떤 방향을 기대하는 대신 영화와 처음 만나는 그 순간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습니다.
➌ 역시 외계 행성의 모습과 색채 언어를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이꽃님 작가
‘지금 청소년문학의 가장 생동하는 기상. <죽이고 싶은 아이> 1, 2권을 썼으며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는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소설 그 너머를 보여주리라는 기대 - 원작 소설가들이 직접 답하는 영상화를 기다리는 마음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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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한강의 소설이 영화화될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제기된 질문들 한편엔 영화화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도 있었다. 많은 제작사들이 검증된 IP이자 장르적 상상력의 원천으로서 웹툰만큼 문학계를 주목함에 따라 흥행 소설의 영상화 판권 계약 여부도 전보다 한결 뜨거운 관심사가 됐다. 물론 한강의 소설은 영상화하기 좋은 소설의 전형적인 모델이 아니고 이미 영화화된 바 있는 두편(<채식주의자> <흉터>)은 문학의 영상화가 지양해야 할 참조점에 가깝지만, 근래의 낭보는 <소년이 온다>가 스크린에 탁월하게 옮겨질 수도 있는 가능성 같은 것을 꿈꾸게 한다. 앞서 한국영화계는 장강명의 <댓글부대> <한국이 싫어서>, 김혜진의 <딸에 대하여>, 조해진의 <로기완을 만났다>,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 등 동시대 한국 소설의 영상화라는 과업을 성공적으로 소화한 듯 보인다. 관객(독자)들은 이제 영화
‘형식과 장르, 아름다움의 모든 방면에서’, 영상화되는 한국문학의 현황. 감독과 소설가들의 과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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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를 풀 최적의 타이밍이 왔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영상화를 앞둔 한국 소설 리스트를 꺼내게 했다. 구병모 작가의 <파과>, 김려령 작가의 <트렁크>, 김보영 작가의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김초엽 작가의 <스펙트럼>, 박민규 작가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백영옥 작가의 <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시 조찬모임>, 이꽃님 작가의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편혜영 작가의 <홀>까지. 총 8편의 걸출한 한국 소설을 영화와 시리즈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한 제작자와 감독을 만나 프로젝트의 현 진행 상황과 기대 포인트를 살펴보고, 소설의 영상화 과정을 이미 경험한 감독들의 인사이트를 덧붙였다. 원작 작가들의 목소리도 함께 실었다. 구병모, 김려령, 김초엽, 백영옥, 이꽃님 작가가 보내온 영상화를 제안받았을 때의 감흥과 눈앞에 어떻게 펼쳐질지 가장 궁금한 각자의 소설 속 대목에 대한
[특집] 영화로운 한국문학, 한국 소설의 영상화, 현 진행 상황은? - <파과> <트렁크> <스펙트럼> <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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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절친했던 두 친구가 재회한다. 해후의 장소는 취조실이다. 인선(김민하)은 소설가 정상우(이기우)를 살인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다. 형사 민주(최희서)는 그런 인선의 수사를 맡았다. 부산에서 처음 선보인 전선영 감독의 <폭로: 눈을 감은 아이>는 진실을 둘러싼 두 여성의 격동하는 감정이 돋보이는 스릴러다. 작중 끊임 없이 서로를 마주 보았던 인선과 민주처럼,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배우 김민하와 최희서는 끊임없이 서로의 눈을 마주쳤다.
- 부산국제영화제 첫 상영부터 두 배우의 주연 소식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폭로: 눈을 감은 아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민하 무엇보다 여성들이 주연이고 여성감독이 영화를 이끈다는 점에서 소중하게 다가왔다.
최희서 한국영화에서 여성들이 온전히 서사를 이루는 구조 자체가 드물다.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언제 이런 기회가 올까 싶었다. 게다가 김민하 배우가 인선 역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뷰] 진실을 둘러싼 흙, 바람, 물을 읽어내기, <폭로: 눈을 감은 아이> 배우 김민하, 최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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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를 두고 정한석 프로그래머는 올해 한국영화에 두드러지는 경향으로 ‘다양한 여성 인물형과 출중한 신인 여배우들의 출현’을 꼽았다. 이에 따라 이번 영화제에서 새로운 담론의 물결을 만들고, 그에 동화된 관객의 눈을 마주한 세 독립영화 <새벽의 Tango> <그를 마주하는 시간> <환희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먼저 <새벽의 Tango>는 PCB공장에서 일하는 세 여자의 미묘한 관계 변화를 다룬다. 배우 권소현이 시종일관 희망을 잃지 않는 주희를 그렸다. <그를 마주하는 시간>은 문예창작과 교수 미투 사건 이후의 시간을 담는다. 자신의 피해 사실을 외면하고 숨기기 위해 발버둥치는 수연의 애처로움은 배우 석희를 만나 역동적인 현실성을 갖춘다. 마지막으로 챕터별로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환상곡 <환희의 얼굴>은 배우 정이주의 해사함으로 환희를 완성했다. 권소현, 석희, 정이주 세 배우는
[인터뷰] ‘내가 되고 싶은 얼굴’, <새벽의 Tango> 배우 권소현 <그를 마주하는 시간> 배우 석희 <환희의 얼굴> 배우 정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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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즘을 오래 앓은 수환(김설진)과 실의에 빠져 알코올중독이 된 영경(한예리). 죽음의 문턱 앞에서 삶을 버티던 두 남녀의 사랑이 담긴 권여선 작가의 단편 <봄밤>을 읽고 강미자 감독은 언어로 포착할 수 없던 감각을 마주했다. “나이가 들면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깊이 고여 있는 아픔이 찾아온다. 읽는 내내 이루 말할 수 없는 아픔이 느껴졌다. 나는 울음이 목젖까지 차올라도 쉽게 뱉어내지 못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소설 속 영경의 울음이 나를 건드렸다.”
영화화를 결심하자 강미자 감독은 55살의 영경에게서 배우 한예리의 얼굴을 떠올렸다. 공교롭게도 한예리는 강미자 감독의 첫 장편영화 <푸른 강은 흘러라>(2008)에서 연변의 중학생 숙이를 연기했었다. “배우가 승낙하기 전부터 영경은 한예리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 한예리 배우가 시나리오를 읽고 슬프고, 아름답고, 고통스럽다는 감상을 전하며 흔쾌히 승낙했다.” 소설 속 55살이었던 영경은 한예리와 함께
[인터뷰] 무한 속의 두 남녀, <봄밤> 강미자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