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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넷플릭스 '선과 악의 학교'
정재현 2022-11-04

넷플릭스 / 감독 폴 피그 / 각본 데이비드 매기, 폴 피그 / 출연 소피아 앤 카루소, 소피아 와일리, 샤를리즈 테론, 케리 워싱턴 / 플레이지수 ▶▶▷

언제나 공주처럼 살 길 꿈꾸지만 현실은 시궁창인 소피(소피아 앤 카루소)와 마녀의 자질이 보이는 아가사(소피아 와일리)는 가발돈 마을의 절친한 외톨이 소녀들이다. 공상처럼 살지 못하는 현실에 울적해진 소피는 동화 세상 속 선과 악의 균형을 위해 지어진 선과 악의 학교를 알게 된다. 선의 학교에 입학하기만 하면 자신이 원하는 모든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 확신한 소피는 아가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향을 떠나려 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학교에 입학할 의지가 없던 마녀의 딸 아가사는 선의 학장 도비(케리 워싱턴)가 이끄는 선의 학교에, 그 누구보다 동화 속 공주의 자질을 타고났으며 선의 학교 입학을 갈망한 소피는 악의 학장 레소(샤를리즈 테론)가 이끄는 악의 학교에 배정된다.

도비와 레소는 소녀들이 부정하는 각자의 정체성인 선과 악을 깨우려 노력한다. 소만 차이나니가 저술한 동명의 원작 연작 소설 중 1부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다종한 매력의 여성 캐릭터 주연의 영화를 다수 연출해온 폴 피그 감독의 신작이다. 편중된 이분법으로 인간을 구획하는 체제에 노출된 두 소녀는, 인간은 양자택일의 특성으로 획일화되지 않고 자아 형성은 스스로가 규정하는 ‘나’와 사회화를 통해 재조립되는 ‘나’가 혼합해가는 과정임을 일련의 모험을 통해 깨닫는다. 영화는 선악 대립이 명징한 동화를 반면교사 삼아 인간의 복합성을 예찬하는 원작의 참신함을 걸출한 프로덕션 디자인과 미더운 배우진의 연기로 외현한다. 하지만 <선과 악의 학교>는 그 한계도 명백하다. 146분의 긴 러닝타임은 결말부의 급격한 플롯 전환을 관객이 납득하게끔 하는 초석을 마련해주지 못하며 다수의 시퀀스는 편집의 묘를 살리지 못해 영화 전반의 박진감을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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