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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할리우드의 열기와 광기, 데이미언 셔젤 감독 ‘바빌론’
안현진(LA 통신원) 2023-01-31

영화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에 대한 찬가를 영화 <라라랜드>로 그렸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새 영화 <바빌론>은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시대의 할리우드에 보내는 “독으로 쓴 러브레터” (<디 애틀랜틱>)다. 영화 제작자 돈 월릭의 저택에서 열린 파티에 코끼리를 배달하러 온 매니(디에고 칼바)는 파티에 들어가지 못하는 배우 지망생 넬리(마고 로비)를 보고 한눈에 빠져버린다. 모두가 오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올 수 없는 돈 월릭의 파티는 우아하고 화려한 사교계의 파티와는 사뭇 다르다. 약물과 섹스, 타락과 광기가 버무려진 난잡함 속에서 원석 같은 넬리의 매력은 빛을 발한다. 우연한 기회에 영화 제작자의 눈에 띄어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는 할리우드 신데렐라 스토리의 거친 버전이다. 관객은 이 파티에서 또 한 사람의 주인공을 만나는데 브래드 피트가 연기하는 무성영화 시대의 톱스타 잭 콘래드다. 매니는 넬리에게 반한 이 파티에서 잭과 인연이 되어 스튜디오에서 잡일을 돕게 된다. 이후 영화는 인물 사이에 느슨한 연결 고리를 둔 채 매니, 넬리, 잭, 세 사람의 삶을 뒤따른다. 무성영화의 배우로 전성기를 누리던 잭은 유성영화 시대가 오자 출연 기회를 얻지 못해 잊히고, 유성영화에 맞게 커리어를 바꾸지 못한 넬리는 성적인 이미지로만 소비된다. 이전까지 촬영장의 잡일을 도맡았던 매니는 유성영화에서 음악의 중요성을 발견하고 제작자로 성장한다.

언뜻 흔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사치와 향락으로 악명 높았던 고대 도시의 이름을 타이틀로 빌려온 <바빌론>은 관객의 상상을 뛰어넘는 거칠고 광기 어린 과거의 할리우드를 스크린에 소환해, 흔한 이야기로 남지 않을 영화로 완성됐다.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 압도적인 촬영 스케일과 화려한 프로덕션 디자인, 감독과 여러 차례 협업한 저스틴 허위츠 음악감독의 음악이 기억에 남는다. 미국 개봉을 앞둔 지난해 12월, <씨네21>이 데이미언 셔젤 감독과 가진 단독 인터뷰를 전한다.

*이어지는 기사에 <바빌론>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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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