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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타 스캔들’ 양희승 작가, "일타 강사와 반찬 가게 사장은 서로 보완될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했다'
김수영 사진 오계옥 2023-03-11

사진제공 스튜디오드래곤

- 승률이 좋은 편입니다. 좋은 성적을 거둔 <일타 스캔들> 이전에 주말 가족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도 30%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오 나의 귀신님>도 첫 방송부터 모든 에피소드가 케이블, 종편 통틀어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었어요.

= 좋은 성과가 있었던 작품만 이력에 쓰여 있어서 그래요. (웃음) 한참 전이지만 MBC에서 석달 만에 조기 종영한 시트콤도 있었어요. 드라마로 와서는 쫄딱 망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역도요정 김복주>도 <푸른 바다의 전설>과 동시간대 방영되어 시청률이 한참 덜 나왔는데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셨어요. 드라마는 작업 과정이 길다보니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행복한 것도 중요한데 이제껏 함께했던 감독님이나 스탭들과 부침 없이 잘 맞아서 좋았어요. 제가 다 알고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운도 좋았고요.

- 일타 강사와 반찬 가게 사장. 로맨스를 연상하기 어려운 주인공의 직업군은 어떻게 떠올렸나요.

= 고등학생 아들과 대치동 학원가를 처음 가봤거든요. 아이들을 데리러온 외제차들이 도로를 가득 메운 그곳의 첫인상이 너무 강렬했어요. 그 속에서 아이들에게 스타급인 일타 강사를 떠올렸고, 치열하다 못해 팍팍한 삶을 사는 열혈 맘들 사이에서 자기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인물로 행선을 만들었어요. 일타 강사를 취재해보니 돈을 많이 벌지만 그걸 쓸 시간도 없고 잠도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더라고요. 거기에서 착안해 섭식 장애를 앓는 예민한 남자주인공을 구상했고 반대급부에서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로 밥집이나 반찬 가게 사장이 서로 보완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죠.

집필한 시나리오 묶음

- 일타 강사를 비롯해 이전에도 요리사나 운동선수 등 취재가 필요한 전문 영역군을 다루었어요. 취재할 때는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나요.

= 전형적으로 생각하는 해당 직업군의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 이미지의 이면을 살핍니다. 그게 재미있고 신선한 요소지요. <역도요정 김복주> 때 역도하는 친구들을 만났는데 어떻게든 여성성을 드러내고 싶어 운동복을 줄여 입기도 하고, 네일아트한 걸 들키면 혼나니까 연습 직전에 지우고 바르고를 반복한다고 하더라고요. 나이 많은 언니 입장에서 볼 때 너무 사랑스러운 지점이었어요. 그럴 때 촉이 발동하죠. 일단 취재 양이 많아야 해요. 직접 묻기도 하지만 훈련 시간에 가서 바벨을 들어보기도 하고요. 이번에는 학원에 가서 강의실이나 시스템을 살펴보고 강사뿐 아니라 원장 선생님의 얘기도 들어봤어요. 한 학원에만 국한되면 안될 것 같아 다른 루트를 통해서도 알아보고요.

- 회를 거듭할수록 학생들 이야기의 비중이 커졌습니다. 로맨스 못지않게 교육 시스템과 그 안의 인물군을 이야기하려는 드라마라고 느꼈습니다.

= 남녀 주인공의 서사와 로맨스가 있지만 저는 그것만 밀고 나가기보다 그들을 둘러싼 배경과 각각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입시를 준비하는 아들을 곁에서 지켜본 입장에서 다양한 학부모와 학생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그중 상징적으로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어른들에게 포커스를 뒀어요. 뒤로 갈수록 아이들을 위한다고 생각했던 학부모들이 스스로 깨닫는 지점들이 있거든요. 이런 식으로 풀어내고 싶은 의지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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