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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방과 후 전쟁활동' 김수겸, 순수한 반항아
조현나 사진 백종헌 2023-04-06

큰 키와 빽빽하게 들어찬 눈썹, 날카로운 눈매. 유달리 뚜렷한 인상에 ‘누가 봐도 권일하’란 생각이 스칠 찰나, 김수겸 배우가 오디션 합격 일화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감독님이 ‘본인이 어떤 캐릭터인지 이미 알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는데, 난 정말 몰랐다. 다른 배우들도 보자마자 ‘쟤가 권일하’라고 생각했다기에 그냥 나만 몰랐구나 싶었다. (웃음)” 드라마 <연애혁명>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을 거쳐 <약한영웅 Class 1>에서 시은(박지훈)을 괴롭히는 영빈 역으로 김수겸은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방과 후 전쟁활동>에선 반항아 권일하로 분한다. “촬영 시기는 <방과 후 전쟁활동>이 먼저였는데 나쁜 인물을 연기해본 게 그때가 처음이었다. 거칠게 굴고 싸우는 신들의 감정 소모가 정말 크더라. 그럼에도 잘 표현해야 했기에 원작 웹툰에 드러난 일하의 말투, 행동을 참고하고 레퍼런스도 많이 찾아봤다. <품행제로>에서 류승범 선배님이 보여주신 활기 같은 걸 특히 눈여겨봤다.”

아무리 못되게 행동할지라도 일하에겐 고등학생의 순수함이 남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수수한 모습에 신경을 썼다. “그렇다고 평범한 옷을 입진 않을 것 같아 빨간색 티셔츠를 교복 안에 받쳐 입었다.” CG로 덧입혀질 크리처에 익숙해지기 위해 일상생활에서도 수시로 극 중 상황을 상기했다. “여기서 튀어나온다면 난 어떻게 움직이면 좋을까. 자기 전까지 천장을 보며 상상하곤 했다. 총기에 익숙해지기 위해 액션신도 오랜 기간 준비했다.” 친구들과 선생님의 죽음을 목격한 뒤 일하는 “100만년을 기다려봐, 수능 볼 수 있나!”라며 학교에서 도망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머뭇거리는 아이들을 압박한다. “더이상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아서 더 크게 반응한 것 같다. 자신의 두려움과 약함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강한 태도로 일관했을 것” 이라며 일하의 속내를 짐작했다.

“워낙 변화가 크고 성장이 두드러지는 캐릭터다. 1년간 일하로 지내면서 내 시야도 덩달아 넓어졌다.” 축구 선수와 모델로 10대를 보낸 김수겸은 20대에 접어들어 차근차근 배우로서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최근엔 남들이 보지 못할 디테일까지 챙기며 맡은 배역 자체로 존재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자신의 지향점을 명확히 바라본다. “그 눈만 가지고도 5년은 연기하겠다” 는, 현장에서 들었다던 김수겸을 향한 칭찬이 다시금 떠오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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