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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맛있는 ‘혐관’의 절대공식, <시티보이_로그> 이지한 × 이재준
정재현 사진 백종헌 2024-01-02

로맨스 내러티브의 절대 공식은 이른바 ‘혐관’이다. 가치관이 다른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서로 혐오하다 결국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만고불변 모두의 사랑을 받아왔다. 시럽(<시티보이_로그>의 구독자명) 사이에서 ‘2J’라 불리며 사랑받는 지한×재준 커플도 마찬가지다. 오해에서 시작한 첫 만남 이후 지한은 거듭 재준에게 치대지만 재준은 지한과 불편한 몇뼘의 거리를 둔다. 하지만 지한은 직진을 주저하지 않고 재준 인생의 모든 첫 경험을 짧은 오키나와 출장지에서 선사한다. 정과 반이 만나 이룬 합. 모두가 기대하는 공식의 정답처럼 이윽고 두 사람은 달콤한 연애에 돌입한다.

이지한, 이재준(왼쪽부터).

- <시티보이_로그>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이재준 몇년 전 <믹스나인>이라는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그때 <시티보이_로그>의 제작사인 블루바이블루의 신성진 대표님을 알게 됐어요. 올해 초 우연찮게 대표님을 다시 만났을 때 <시티보이_로그>에 관한 이야길 들었고 늦여름 즈음 오디션을 보았죠. 오디션장에선 지금까지의 제 아이돌 인생 등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이지한 몇년 전 모델 활동 당시 한 행사장에서 신성진 대표님을 처음 뵈었어요. 그러다 지금 회사에 있는 제 프로필을 보시고 미팅을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재준 형처럼 저도 오디션장에서 지금껏 살아온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고요.

- 작품엔 각 배우의 실제 커리어가 반영돼 있어요. 네분 모두 본명으로 작품에 등장하고요. 연기하기에 수월한 점도, 힘든 점도 있을 텐데요.

이재준 오디션 때 나눴던 저의 개인사와 성격을 캐릭터에 많이 녹여주셨어요. 그래서 편하게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었죠. 그런데 본명을 사용하는 만큼 이 콘텐츠가 리얼하게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은 계속 있어요.

이지한 “너희의 자유도가 많을 거다”라는 제작진의 말을 사전에 듣고 오키나와에 가기 전부터 배우들끼리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각 캐릭터의 전사를 만들어갔어요. 넷이 처음 만난 날도 서너 시간 동안 각자 살아온 인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 지한과 재준은 서로 상극으로 지내다 지한이 재준에게 인공호흡을 해주며 서로에게 시나브로 젖어들어요. 제작진의 전언을 들으니 오디션 때도 두 사람이 너무 달라서 재밌었다던데요? 서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연기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요.

이재준 재준인 저와 비슷한 점이 진짜 많아요. 아마 저희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지한이가 작품처럼 저에게 다가왔다면 실제의 저도 지한이를 약간 꺼렸을 거예요. 그런데 또 저는 살갑게 다가오는 친구들에게 호감을 느끼거든요. 그래서 지한이가 리드하는 게 싫진 않았어요.

이지한 제가 서사상 오키나와에 남들보다 늦게 합류하잖아요. 이들에게 낯선 존재로 보이기 위해선 몰입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공항에서 형들에게 우리 잠깐 말을 놓지 말자고 제안했어요. (안)효상이와 원래 알고 지내던 설정이니 한동안 효상이랑만 대화했고요.

- 혹시 서로의 첫인상이 기억나세요.

이재준 사실 처음엔 이 친구랑 도저히 친해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피지컬도 좋고 모델 특유의 아우라도 풍기는데 자신감마저 넘치니 나랑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컸거든요.

이지한 저는 첫 오디션 자리에서부터 대놓고 “저는 ‘공’입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합격한 다른 세 배우를 보니 재준이 형이 가장 수비적으로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왠지 저희 둘이 잘 붙을 것 같았어요.

이재준 제가 아이돌 생활을 할 땐 나름 호탕하고 기도 센 편이었는데, 지한이에겐 안되겠더라고요.

- 지한은 오키나와에서 재준을 두고 벽준과 묘한 신경전을 벌여요. 그러다 재준의 마음을 쟁취하죠. 배우 본인은 극 중에서 벽준보다 자신의 나은 점을 염두에 둔 채 자신감을 장착했는지 궁금해요.

이지한 제가 벽준 형보다 어리고 키가 크잖아요. (웃음) 평소의 저도 자존감이 높고 거기서 오는 자신감도 커요. 이런 마인드로 살았을 때 느꼈던 경험이 자연히 캐릭터에도 스며들었어요.

이재준 연기하며 지한이가 풍기는 자신감을 많이 느꼈어요. 매사에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니 속으로 ‘얘 되게 괜찮다’ 하는 생각이 확 드는 거 있죠.

- 반면 재준은 지한과 벽준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요.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기분은 어떻던가요. 아이돌 스타로 살아온 경력이 길기 때문에 다수에게 사랑을 받는 메커니즘에 익숙하지 않을까 짐작도 해봤습니다.

이재준 팬들의 사랑은 언제나 존경스러워요. 나를 응원한다고 해서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 늘 벅차요. 벽준 형과 지한이가 양쪽에서 저를 사랑해주는 경험은 새로웠어요. 나한테 어떻게든 잘 보이고 싶어 계속 어필하는 모습이 재밌었달까요. 극 중에선 제가 벽준 형의 마음을 모르지만 사실 티가 많이 나잖아요. 그래서 좀더 즐기면서 연기했어요. 제가 더 눈치 없는 척 연기해야 다들 더 안달나지 않을까 하면서요. (웃음)

- 지한과 재준은 오디션장에서 연기를 핑계로 진실 게임을 벌입니다.

이지한 제가 거기서 토라진 재준에게 진실을 고하며 “그게 아니었어”라고 설득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제 대사에 리액션을 하는 재준 형 연기가 너무 절절해서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어요. 비하인드가 있는데요. 오키나와에서도, 오디션장에서도 키스 신을 찍을 때 테이크를 여러 번 갔어요. 앵글 안에 저희가 예쁘게 담겨야 하는데 둘 다 깊이 몰입하다 보니 키스할 때마다 자꾸 프레임 아웃이 되더라고요.

이재준 오디션 장면은 정말 슬펐어요. 내가 힘들게 마음을 열었던 첫사랑이 하루아침에 바람을 피웠다는 게 얼마나 허탈해요. 그래서 첫 테이크 때 제가 너무 울어서 감독님께 과하다는 피드백도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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