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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리볼버 릴리’, 원초적인 쾌감도 없는 역수입 타란티노
남지우 2024-03-20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지 일년 후인 1924년. 일본 제국의 육군과 해군은 군비 경쟁에 한창이다. 군수물자를 밀수출해 이들의 비자금 조성을 돕던 사업가 호소미 킨야(도요카와 에쓰시)가 돈과 함께 사라지자 그의 가족은 제국군에 몰살된다. 살육의 현장에서 살아나와 도쿄를 떠나는 기차에 몸을 실은 어린 아들 신타(하무라 진세이)는 곧장 군대에 발각된다. 그때 미지의 총잡이 여인 오조네 유리(아야세 하루카)가 나타나 그를 구한다. 시대의 표적이 된 전직 첩보원과 자산가의 아들이 생존을 향한 투쟁을 시작한다. <리볼버 릴리>는 게이샤, 여성 사무라이, 여고생 등 남성향 피규어를 내세운 1970년대 일본의 킬러 첩보 액션을 계승한다. 할리우드에선 쿠엔틴 타란티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미지가 동시대 일본 최고의 배우 아야세 하루카에게 도착했다. 선배 영화들과 비교하면 여성 캐릭터가 거의 성애화되지 않는다는 점이 담백하며, 제국주의 군대를 직접 악으로 규정하는 용기가 있다. 그러나 139분의 러닝타임을 감당할 만큼 이야기가 풍족하지 못할뿐더러 <존 윅> 시리즈와 함께 성장해온 관객들에겐 먼치킨 액션 연출조차 진부하게 느껴질 것이다.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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