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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와 드랙퀸이 마주하는 현실의 동화, <킨키 부츠>
ibuti 2006-10-16

언제부터인가 노동자들의 삶을 소박한 감동과 유별난 웃음으로 엮는 영국 코미디의 한 경향이 자리잡았다. 제화산업이 몰락한 노스햄튼에서 드랙퀸용 신발을 전문으로 만드는 사람들의 작은 성공담 <킨키 부츠>도 그런 영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신발이라고 교육받으며 자란 제화 가문의 백인 남자와 어릴 때부터 소녀 복장에 빨간 구두 신기를 좋아한 흑인 남자의 만남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현실적인 동화다. 선진국에서 노동자의 위치와 공장의 생존 가능성, 아버지와 다른 삶을 원한 두 아들의 세상 마주하기, 다른 세상 사람에 대한 편견 같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별 힘 안 들이고 펼쳐놓아 친근감을 더한 것도 장점이다. 드랙퀸의 무대도 영국판 <헤드윅>으로 치켜세울 정도는 아니지만 바카라 등의 옛 노래가 주는 감흥으로 충분하다. DVD 음성해설은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두 번째 시도한 것이란다. 처음 것이 너무 조용하게 진행되어 폐기처분됐다는 사실 때문인지 두 번째 음성해설에선 다들 이것저것 말하는 소리가 요란하다. 부록으로는 영화에 영감을 준 실제 인물이 소개되는 메이킹 필름 ‘진짜 킨키 부츠 공장’(15분), 음성해설이 지원되는 4개의 삭제장면(8분), 구두 제작과정을 짤막하게 구성한 영상(1분) 등을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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