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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지만 정겨운 크리스마스의 풍경 <크리스마스 별장>
문석 2008-12-24

크리스마스 행복 지수 ★★★ 알고 나면 민망해 지수 ★★★★☆ 주인공의 예술혼 지수 ☆

버클리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던 톰(제리드 페델리키)은 1977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동생과 함께 고향 플레이서빌로 향한다. 축복과 평안이 가득해야 할 나날이건만, 톰의 주변은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평생 다른 이들을 도우며 살아왔던 어머니(마샤 게이 하든)는 빚에 몰려 집을 차압당할 위기에 처했고, 그림 스승인 글렌(피터 오툴)은 아내 죽음에 충격받아 폐인에 가까운 삶을 꾸리고 있다. 가계를 걱정하던 톰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밝히는 행사의 일환인 벽화 그리기 아르바이트 일을 따내고, 마을 사람들에게 용기가 될 그림을 그리라는 글렌의 조언에 따라 그림에 착수한다.

<크리스마스 별장>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 중 한명인 토머스 킨케이드의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영화다. 킨케이드는 미국의 소박한 풍경을 풍부한 색채감으로 묘사하기로 유명하며, 특히 그림 속에 빛을 담아내 ‘빛의 화가’라 불리는 인물. 미국에서 그가 유명한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 창설한 미디어 아트라는 회사를 통해 이들 대중적인 그림을 인쇄해 우편주문이나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미술을 상업화했다는 비판도 듣고 있다. 이 영화에 따르면 순수미술을 전공하던 그가 대중에 친근한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가 바로 1977년 크리스마스 때 겪었던 일련의 일들 때문이다. 이해 크리스마스 시즌, 그는 벽화를 그리면서 마을 사람들의 포근한 정을 가슴 깊숙이 느끼게 되고, 스승 글렌으로부터 크나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결국 스스로 프로듀서로 참여한 이 영화를 통해 킨케이드는 자신이 그림에서 빛을 추구하게 된 이유를 밝히고 있다. 실존 인물이 참여한 전기영화가 대개 그렇듯, <크리스마스 별장> 또한 민망한 구석이 많은 영화다. 영화에서 드러나는 그 자신과 가족,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이 신화적으로 포장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 영화가 킨케이드의 이야기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 작은 마을 속 보통 사람들이 맞이하는 조용하지만 정겨운 크리스마스의 풍경은 꽤 아름답게 묘사됐다. 그러니 크리스마스 때 가족과 함께 볼 드라마를 찾는 관객이라면 킨케이드라는 이름 따위는 잊어버린 채 포근한 감상에 젖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tip/토머스 킨케이드(1958~)의 그림은 고해상도로 인쇄돼 판매되는데, 10~200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 때문에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미국의 가정 10곳 중 1곳이 킨케이드의 인쇄화를 소장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니 그의 그림을 미국의 ‘이발소 그림’이라 칭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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