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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다른 무엇인 척 연기하는 삶이 궁금했다

모튼 틸덤 감독

-<이미테이션 게임>은 당신의 첫 영어 장편영화다. 영국 출신이 아닌 감독과 각본가가 만나 매우 영국적인 작품이 탄생했다.

=나는 스칸디나비아인으로서 영국의 영화와 문화를 경험하며 자랐다. 여러 방면에서 같은 유럽이기 때문에 충분한 교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영화의 경우, ‘아웃사이더’가 주제이고 그런 방면에서 나는 제격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앨런 튜링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된 첫 단추일지도 모르겠다. 튜링 캐릭터도 무척 마음에 들었고. ‘겨우 23살에 컴퓨터에 대한 개념을 만든 어린 게이 소년이 컴퓨터과학과 나누는 불멸의 사랑!’ 재미있지 않나! (웃음)

-솔직히 말해 같은 사람이 만들었나 싶을 만큼 이전 작품 <헤드헌터>와 <이미테이션 게임>은 다른 것 같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가.

=어떤 특정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저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영화 제작자의 모습일 뿐이라고 설명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나는 나 자신에게 어떤 한계를 만들고 싶지 않다. 그래서 한 장르에 특성화된 감독이 아닌 내가 만든 모든 작품이 전혀 다른 모습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헤드헌터>의 성공으로 할리우드에도 갔었고, 덕분에 많은 시나리오를 읽을 기회도 얻었다. 대부분이 슈퍼히어로 혹은 스릴러물이라 큰 흥미를 못 느끼고 있을 때, <이미테이션 게임>을 만나게 됐다.

-실존 인물, 하지만 당신이 잘 알지 못한 많은 부분을 가지고 있는 인물을 묘사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시간 제한이 있는 상업영화는 사실을 어떻게 극적으로 재구성할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 스토리나 표현방식보다 우리를 더 어렵게 한 부분은, ‘튜링의 가족들이 이 영화를 볼 것’이라는 데 있었던 것 같다. 18살에 튜링의 죽음을 마주했다고 가정해보자. 그에게 튜링은 신적인 존재이지 않겠나! 다행히 그들이 우리 영화를 보고, ‘튜링을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라는 평가를 해줬다. 그래서 일단 한시름 놓았다. (웃음)

-영화의 제목 <이미테이션 게임>에는 사람처럼 생각하려는 컴퓨터와 세상과 평범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튜링의 고군분투가 담겨 있는 듯 보인다.

=그렇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게이가 아닌 척 연기하며 살아야 하는 남자가, 또한 사람처럼 사고하도록 지시받은 기계가 평생 ‘∼인 척’해야 하는 게임이다. 누군가가 우리와 다르게 생각한다고 해서 그들이 생각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사람과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기계는 생각할 줄 모른다고 결론짓는 것이 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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