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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FF 37.5] 창작자가 원한 형태로 사운드를 ‘그려낸다’
윤혜지 사진 최성열 2015-12-11

돌비 코리아 김재현 대표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돌비 코리아 김재현 대표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LP <소리나는 어린이 그림책>을 선물받고 전축 바늘이 닳도록 반복해” 듣던 어린이였다.

IMF 외환위기 당시 LG반도체 오디오 연구원으로서 실리콘밸리에서 HDTV 칩셋을 개발 중이던 김 대표는 월급이 반 토막 나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우연히 <자칼>(1997)의 비디오를 보고 하드웨어보다 중요한 게 콘텐츠임을 깨닫고 할리우드로 가 녹음 공부를 시작했다. 귀국해선 고등학교 동창인 조성우 음악감독과 스튜디오 M&F를 열어 <순애보>(2000),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0), <선물>(2001) 등의 음반 프로듀서로 일했다. 그런데 MP3 사운드 포맷이 등장하며 음반 시장이 붕괴됐다. 스튜디오를 접은 김 대표는 음성 프로그램 개발사 보체웹, 와이더댄을 거쳤다. 재미있게도 그는 이직의 계기를 만든 MP3의 특징을 활용해 와이더댄에서 디지털 음악 플랫폼 멜론을 론칭하고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시했다. 해외 기업 리얼네트웍스가 와이더댄을 인수했을 땐 그 공로를 인정받아 리얼네트웍스 아•태 지역 총괄전무로 취임했고, 이후 돌비사의 스카우트 제안을 받아들였다.

돌비 코리아 대표로서 그가 지금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프로젝트는 ‘돌비 애트모스’다. 스피커 설비에 따라 천차만별의 사운드를 구현하던 기존의 5.1, 7.1채널과 달리 돌비 애트모스는 사운드 자체에 볼륨감을 주어 어떤 환경에서든 창작자가 원한 지점에, 원한 형태로 사운드를 ‘그려낼’ 수 있다. 영화적 실감과 사운드의 동선을 고려해 2012년 극장용으로 내놓은 기술로, 사운드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알고 있는 시스템이라 생각하면 쉽다. 곧 공개될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도 돌비 애트모스와 돌비 비전(명암비와 세부 묘사를 강화해 HDR 영상을 구현한 돌비의 영사 시스템)이 적용된 돌비시네마에서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현재 가장 보편적인 디지털 입체 음향 규격 ‘돌비 디지털’처럼 돌비 애트모스를 “차세대의 보편적인 오디오 포맷으로 만들고 싶다”는 야심을 밝혔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역전의 순간을 거듭해온 그의 궁극적 지향점은 “돌비 창업주의 철학대로 ‘advancing the science of sight and sound’, 영상과 소리의 과학을 진보시킨다”는 것이다. “인간의 인지에 관해 연구해 삶의 질을 높인다는 거다. 소리에 대한 애정과 초심을 잃지 않고 ‘보편’에 가까워지고 싶다. 좋은 직장이라 오래 다니고 싶기도 하고. (웃음)”

멜론 어플

“누군가가 내게 무슨 일을 하고 있냐 물으면 늘 설명을 길게 해야만 했는데 멜론을 론칭한 뒤엔 인생이 편해졌다. (웃음) ‘멜론 론칭한 사람입니다’ 하면 모든 게 정리되더라.” 여전히 음악을 깊이 사랑하는 김재현 대표는 지금도 멜론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듣는다. “그때의 전우들”과도 종종 술자리를 갖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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