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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더 플랜> 최진성 감독
김성훈 사진 최성열 2017-03-29

미리 본 <더 플랜>은 통계, 해킹, 선거 투·개표 시스템에 대해 전혀 몰라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전국 251개의 모든 개표소에서 같은 패턴을 가지고 등장하는 ‘어떤’ 숫자의 정체를 밝혀내는 과정은 웬만한 스릴러영화보다 긴장감이 넘치고, 숫자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온몸에 닭살이 돋을 만큼 충격적이다. 언제라도 다시 벌어질 수 있는 현실이다. 그게 우리가 이 다큐멘터리를 봐야 하는 이유다.

-김어준 총수에게서 연출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숫자에 대한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들었다

=솔직히 지난 대선 부정 개표 의혹과 관련된 여러 음모론에 큰 관심이 없었다가 김 총수가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연속으로 이 문제를 다루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출 계약을 한 뒤 이 숫자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대체 이게 맞는 건가 의심을 하면서 말이다.

-일반인에게 다소 어려운 해킹 시스템, 통계 이야기를 다양한 그래픽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쉽게 전달하려고 애쓴 것 같다.

=약 두달 동안 공부하면서 이 미스터리를 관객에게 친절하게 전달하는 게 목표였다. 이 숫자들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그래서 선택한 컴퓨터그래픽과 해킹 시뮬레이션 같은 형식들이 이 영화의 스타일이 됐다.

-지난 대선에서 사용된 전자개표기를 입수하기 전까지는 숫자의 비밀을 증명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수학과 통계만 가지고 증명했다면 절반의 성공밖에 되지 않았을 것이다. 입수한 기계는 2012년 대선에서 사용된 기계보다 업그레이드된 기계다. 성능과 시스템은 같은데 더욱 정교해진 버전이다. 이 기계는 PC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 PC가 사람의 뇌에 해당한다면 이 기계는 손과 발이라 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말대로 전자개표기는 정확하다. 그 말은 정확하게 조작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2012년 대선개표에서 일정한 패턴으로 어떤 숫자가 나온 걸 보고 개표에 어떤 플랜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전국’적으로 어떤 숫자가 일정하게 나올 수가 없다. 한두 군데 지역에서만 나온 것도 아니고. 선관위는 기계를 절대 조작할 수 없다고 하는데, 외국의 컴퓨터 전문가, 통계학자들은 컴퓨터를 믿으면 안 될뿐더러 선거에 이용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해커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선관위직원들은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그들은 전문가가 아니잖나. 사람이 두눈을 똑바로 뜨고 개표를 지켜봐도 조작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더 플랜>을 찍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역시 선관위. 수도 없이 연락했지만 단 한번도 인터뷰에 응해주지 않았다.

-<더 플랜>이 개봉하면 파장이 클 것 같다. 이 작품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행사한 한표가 정확하게 집계될 수 있는가. 단순한 정권 교체나 특정 정당을 지지하겠다는 게 아니라 후보 1, 2, 3, 4번과 상관없이 표를 더블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계를 버리고 손으로 두번 체크할 수 있는, 정확한 개표 시스템 말이다. 느리더라도 정확하게 세서 집계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민주주의다.

-변화가 생길 거라고 믿나.

=기대한다. 우리는 꼭 이번 대선이 아니더라도 전자개표기를 없애는 게 목표다. 영국, 독일 같은 선진국이 그렇게 전자개표기를 없앴다. 이건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누가 이기고 지는 문제도 아니다. 민주주의는 표가 정확하게 집계되어야 한다. 그래야 부정선거니 불복이라는 말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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