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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재꽃>, 박석영 감독의 ‘꽃 3부작’ 마지막 편
이주현 2017-07-05

11살 소녀 해별(장해금)은 아버지 명호(박명훈)를 찾아 시골 마을에 도착한다. 블루베리 농장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달려가던 하담(정하담)은 제 덩치만한 캐리어를 들고 서 있는 해별을 만나 사정을 듣고 명호네 집에 데려다준다. 그러나 명호는 해별이 자신의 딸이라는 것을 의심하곤 친자 확인이 될 때까지 하담이 머무는 곳에 해별을 맡긴다. 하담은 철기(김태희)와 그 엄마(정은경)의 집 방 한칸에 세들어 산다. 해별의 등장은 어른들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된 명호는 청산하지 못한 술과 감당하지 못할 부성에 휘청이고, 결혼을 앞두고 목돈이 필요한 철기와 진경(박현영)은 명호가 약속한 돈을 주기 힘들어 보이자 모종의 사기를 친다. 어쩌다 해별의 보호자가 된 하담의 마음도 출렁인다. 해별이 저처럼 버림받아 홀로 될까 걱정돼 선의의 거짓말을 한 것이 혼돈을 불러온다.

<재꽃>은 <들꽃>(2014), <스틸 플라워>(2015)에 이은 박석영 감독의 ‘꽃 3부작’ 마지막 편이다. 세편을 관통하는 건 이야기가 아니라 하담이란 캐릭터다. <들꽃>과 <스틸 플라워>에서 먹고 자고 생존하는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했던 하담은 <재꽃>에 이르러 햇볕이 따사로운 여름날의 시골에 정착했다. 매일 땀 흘려 일할 곳이 있고, 몸 누일 정갈한 방도 가진 하담은 자신의 것을 해별에게 나눠준다. <재꽃>은 하담의 그 따사로운 마음과 어른들의 이기심을 충돌시켜 세속의 세계를 반추하게 만든다. 특히 해별에 관한 진실이 밝혀지는 마당에서의 난장은 이 작품의 백미다. 놀라운 집중력과 에너지를 보여주는 배우들 덕에 난장의 밀도는 더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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