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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스트> 언론의 자유와 페미니즘의 중요성
김성훈 2018-02-28

1971년 <뉴욕타임스>는 처음으로 펜타곤 페이퍼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다. 펜타곤 페이퍼는 당시 미국 국방부 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가 지시해 작성된 기밀문서다. 트루먼, 아이젠하워, 케네디, 존슨에 이르는 미국 대통령 네명이 30년 동안 은폐해온 베트남전쟁에서의 미국 정부 의사 결정 기록이 여기에 담겨 있다. 미국이 베트남전에 참전하게 된 계기가 통킹 만 사건(1964년 북베트남 경비정이 미군 구축함을 먼저 공격한 사건)으로 알려졌지만, <뉴욕타임스>가 이 문서를 보도하면서 통킹 만 사건이 조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미국 전역이 발칵 뒤집어진다. 닉슨 정부는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사건으로 간주하고 후속보도를 금지한다.

<더 포스트>는 <뉴욕타임스>의 펜타곤 페이퍼 폭로 특종 보도를 다룬 이야기가 아니다. 이 사건 취재에서 <뉴욕타임스>보다 한발 늦게 출발한 경쟁지 <워싱턴 포스트>의 편집국장 벤(톰 행크스)은 베트남전쟁의 진실이 담긴 펜타곤 페이퍼를 입수하는 데 공을 들인다. 아버지와 남편이 차례로 세상을 떠나면서 <워싱턴 포스트> 경영을 물려받게 된 발행인 캐서린(메릴 스트립)은 기업공개를 하기로 결정한 차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결국 펜타곤 페이퍼 4천여 페이지를 입수하게 된다. 벤은 캐서린에게 미국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기밀문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캐서린은 투자자들이 등을 돌릴까봐 걱정돼 보도를 망설인다.

이 영화는 크게 두 가지 서사가 진행된다. 하나는 <워싱턴 포스트> 편집국장을 포함한 기자들이 베트남전의 진실을 담고 있는 기밀문서를 입수하고, 보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다. 또 하나는 투자자들이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여성 발행인 캐서린이 신문사의 명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보도를 결정하기까지의 고민을 다룬 이야기다. 두 서사가 맞물리면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트럼프 시대의 미국에서 중요한 화두인 언론의 자유와 페미니즘의 중요성을 동시에 강조한다. 그것이 40년도 더 지난 과거 이야기지만 지금 시대에서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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