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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③] '그해 우리가 발견한 것' 루이스 로페스 카라스코 감독, "경제 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노동자들"
배동미 2020-07-30

사진제공 전주국제영화제

<그해 우리가 발견한 것>은 카페에 모인 노동자들이 스페인 사회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대화의 화제이자, 영화 제목이기도 한 “그해”는 “영광의 해”라고 불리는 1992년으로, 세비야 엑스포와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열린 해이자, 분노한 무르시아 노동자들에 의해 지역 의회가 불탄 해이다. 다큐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스페인 사회에 대해 거침없는 논평을 쏟아내고, 루이스 로페스 카라스코 감독은 뉴스 푸티지를 덧대는 방식으로 스페인 현대사에 대한 패치워크를 완성한다. 2006년 마드리드 필름 스쿨을 졸업하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큐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카라스코 감독은 <그해 우리가 발견한 것>으로 올해 전주영화제 국제경쟁 부문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다.

-카페에 모여 스페인 사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의 컨셉이 특이하다.

=무르시아 지역 노동자계급의 초상과 1992년 경제 위기 당시 그들이 겪었던 투쟁기를 모으고 싶었다. 이들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삶과 1992년에 느꼈던 감정에 대해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해주길 원했고, 이를위해 제작진은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인물과 서로 전혀 알지 못하는 지역 주민을 뒤섞어 촬영을 했다.

-제목이 지칭하는 1992년은 스페인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나.

=‘영광스러운 해’로 기억되는 시기다. 엑스포와 올림픽이 열렸고 많은 사람들이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당시 사람들에게 스페인은 유럽의 당당한 한 축이었고, 민주국가였고, 미래에 경제 대국이 될 나라였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그해에 끔찍한 산업 위기를 겪었고, 전국적으로 약 80만개의 일자리를 잃었다. 역사의 모퉁이에 감춰진 1992년을 끄집어내 행복의 기운 속에서 의회가 불탄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일종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영화 속에 ‘프랑코 노스탤지어’를 이야기하는 노인도 등장한다.

=프랑코는 히틀러, 무솔리니와 동맹을 맺은 독재자였고, 스페인 사회는 약 40년 동안 파시스트의 독재 아래 있었다. 1970년대에 성공적으로 민주주의로 전환됐지만 아직 논의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독재정치하에 살해된 사람들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스페인은 캄보디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실종자가 많은 나라다.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독재정권 당시가 좋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꽤 있다. 일자리가 풍족했고, 치안이 잘 유지됐으며, 사람들은 휴일을 즐기고 자유롭게 차를 몰고 다닐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카페 시퀀스에서의 분할 화면은 어떤 의도에서 고안했나.

=후반작업 첫 단계에서부터 분할 화면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먹고 마시고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마치 실제 카페를 경험하는 것 같았다. 또 분할 화면은 관객에게 스크린의 한곳만 바라보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았다.

-현대 스페인 사회는 어떤가.

=현재 스페인 경제는 건설과 관광, 그리고 나쁜 일자리에 의존하고 있다. 물론 스페인 정부의 나쁜 결정도 있었지만, 2008년 우리가 경험한 실업은 과거 앞서 결정된 국가간 협정과 연결돼 있다.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우리 세대는 우리가 살던 부유한 나라가 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초래하지 않은 위기를 보상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1992년과 2008년에 있었던 경제 위기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은 노동자들임을 지적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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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