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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연출한 이응복 감독 인터뷰⓶ - 캐스팅? 작품에 대한 애정이 중요하다
이주현 2020-12-20

이응복 감독. 사진제공 넷플릭스.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를 연이어 성공시킨 스타PD 이응복 감독이 넷플릭스와 처음으로 손잡고 괴물이 등장하는 아포칼립스 크리처물 <스위트홈>(12월18일 넷플릭스 공개)을 연출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내면의 욕망으로 인해 사람들이 괴물로 변해가는 세상, 철거 직전의 아파트 그린홈 주민들이 괴물과 맞서 생존 투쟁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욕망을 먹고 자란 괴물, 괴물화가 진행 중인 사람, 그리고 아직 싸울 힘이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기존의 한국 드라마에선 보기 힘든 비주얼로 펼쳐진다. “괴물이 등장하지만 인간을 이야기하는 드라마”라는 이응복 감독을 화상으로 만났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현수(송강)가 중심 캐릭터지만, 그럼에도 그린홈의 주민 모두가 주인공이란 생각이 들었다. 멀티 캐릭터 드라마만의 재미와 매력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

=너무나 매력적이다. 주인공이 여러 명이기 때문에 누구 하나 배경이 되지 않는다. 뒤에 있다가 앞서 나가고, 서로가 서로를 설명하면서 텐션을 유지하고, 극적인 긴장감을 끝까지 밀고 갈 수 있다. <스위트홈>에 출연한 조·단역 분들까지, 각자의 역할을 열심히 소화해주셨다. 각 회마다 현수 외의 다른 주인공들에게 눈길을 주셨으면 했다. 실은 더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한명 한명 풀려고 했다. 예를 들면 현수는 자살을 결심했는데 세상이 먼저 망해버린 경우고, 어떤 인물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너무나 행복한 순간에 세상이 망해버린다. 이런 아이러니를 겪는 인물들의 이야기엔 따라가고 싶은 재미가 있다.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멀티 주인공을 통해서 소재를 더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시영 배우가 연기한 특수부대 출신 소방관 서이경 캐릭터는 원작에는 없는 창작된 캐릭터다.

=괴물과 맞서는 여전사가 있었으면 했다. 또 그린홈 주민이 아니라 바깥과 교류할 수 있는, 교류자 역할을 할 인물이 필요했다. 가능하면 미스터리한 인물이길 바랐고.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대한 부분도, 생명을 간직한 채로 다른 생명을 지킨다는 것, 자신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데 용감하게 다른 생명을 구하러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을 담아내고 싶었다.

-웹툰에도 나오지만 ‘가장 짙은 어둠도 가장 흐린 빛에 사라진다’ 같은 대사는 여운이 깊다. 감독님의 마음에 꽂혔던 대사가 있다면 무엇인가. 웹툰에서 가져온 대사든 새로 창작한 대사든.

=길섭(김갑수)의 대사도 좋아한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인간은 필요 없나?”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사람이 죽음을 결심했던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왠지 감동적이었다. 8회에 나오는 짧은 한마디 “던져”도 좋았다. 이 대사의 의미는 시리즈를 보면 알 수 있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웹툰에선 그린홈의 외부가 평범한 직사각형 건물로 묘사돼 있는데,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그린홈이란 아파트가 더 많은 이야기를 상상하도록 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그린홈의 첫 이미지로 ‘여기는 한국이다’, ‘여기는 서울이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현수가 이사 가는 곳이라 너무 비싸선 안 됐고 재개발이 되어야 하는 곳이었고, 또 그곳은 도시의 욕망을 간직하고 있길 바랐다. 건물 자체가 가진 욕망 덩어리가 있는데, 욕망의 비밀 탈출구도 보이지 않는 느낌을 생각하면서 그린홈의 자료를 모았다. 실제로 회현 시민아파트나 충정아파트를 답사했다. 충정아파트는 일제 강점기 때 지어졌고 이후 소유주가 많이 바뀌었는데, 그 역사를 생각하면 많은 사연이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도심의 오래된 아파트를 답사하고 상상하며 그린홈의 내부와 외부를 채워 넣었고. 인물마다 필요한 공간도 설정했다. CCTV실에서 빅브라더처럼 전체를 감시하는 듯한 은혁(이도현)의 안경 너머 눈동자를 보여준다든가. 어른들이 아이들처럼 모여서 쉬고 있는 유치원 공간이라든가, 무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체력단련실이라든가. 반복과 점층으로 공간의 의미를 쌓아가려 했다.

-배우들이나 주변의 얘기를 들어보면 굉장히 꼼꼼한 연출자라고 하더라. 현장에서 본인이 직접 모든 걸 챙겨야 마음이 편한 스타일인가.

=연기의 경우, 디테일의 문제라기보다 캐릭터에 반하는 연기가 나왔을 때 코치의 느낌으로 배우한테 귓속말 해주고 내려오는 정도다. 내가 작품의 첫 번째 시청자가 되길 원하고, 첫 번째 시청자로서 배우들이 나를 깜짝 놀라게 해주길 바란다. 봉준호 감독님 같은 경우는 다 계산해서 연출하신다던데, 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현장에선 첫 번째 시청자로서 즐기려고 하는 편이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드림하이> <학교2013> 등을 통해서도 신인배우들을 발굴해왔다. <스위트홈> 역시 신구 배우들의 조화가 좋은데, 캐스팅할 때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먼저 <드림하이>에서도 내가 신인을 발굴한 게 아니라, 수지며 아이유며 오디션을 통해 배우들을 만난 거라 발굴이라 하면 괜히 쑥스럽다. 캐스팅할 땐 결국 우리 대본을 얼마나 좋아해주는가, 그 마음이 진짜인가 가짜인가,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이도현, 고민시 배우는 딱 그런 사람들이었다. 참 잘 즐기면서 편안하게 재밌게 연기하는 게 보였다. 좋아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려고 노력한다면 인연이 닿아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힘들다. 이시영, 이진욱 배우도 대본이 다 나오지도 않았는데 <스위트홈>을 너무 좋아해줬다. 그 마음은 촬영 끝까지 이어졌고, 지금까지도 서로 그런 믿음이 남아있다.

-차기작으로 현재 드라마 <지리산>을 촬영 중이다. <시그널> <킹덤> 시리즈의 김은희 작가의 각본인데, 어떤 작품인지 소개해준다면.

=전지현, 주지훈 배우가 국립공원의 레인저로 나온다. 이들이 사람을 구하고, 때로는 못 구하기도 하고,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어떻게 보면 <시그널>과 구성이 비슷한 점도 있는데… 더 이상 얘기하면 안 될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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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