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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Memento Mori

1999 한국 12세이상관람가

공포 상영시간 : 97분

개봉일 : 1999-12-24 누적관객 : 148,151명

감독 : 김태용 민규동

출연 : 이영진(시은) 박예진(효신) more

  • 씨네217.40
  • 네티즌7.26

죽음을 기억하라.

무덥고 무료한 여름날, 신체검사 도중 한 아이가 학교 옥상에서 투신 자살을 한다. 이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터져나오고 학교는 죽음의 원인을 찾는 마녀사냥을 진행시킨다. 여기서 불신과 공포가 학생들 사이에 순식간에 퍼져나가고 모두들 자기보호의 태도를 취하면서 스스로의 괴담을 만들어간다. 이 집단적인 가려움증은 누군가가 한번 긁기 시작하면 너도나도 손톱을 세워서 더 긁게 되는 것. 이 가려움은 죽은 아이의 재림이라는 망상으로 번진다.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 채 생을 마감한 아이는 자신의 죽음 이후 변함없는 학교의 일상을 바라보며 자신의 심경을 이야기한다. 즉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는 자살한 아이가 이승에 머무르는 하루 동안의 고백이다.

감독에 따르면/
"message"그아이의 죽음을 기억하라!" & "Happy New Year!"
죽은 아이는 표면적으로 단순한 이유를 갖고 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구차한 변명들을 늘어놓는다. 누구나 죽을 수 있다. "학교", 그리고 "여고"라는 피할 수 없는 통과제의를 겪고 있는, 아이도 어른도 아닌 17살 여자아이의 강박관념. 강박관념은 무엇을 향한 것일까? 어른되기(成長)/성/친구/소비/외모 등 자신이 놓인 위치, 조건, 주위환경과 인간관계가 모두 일시적이며 몇년 뒤의 세상을 위해 소비되는 중간단계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될 때 좌절한다. 이미 성장을 멈춘 자는 더이상 자라게 해줄 수 없다.
<여고괴담>의 매력은 무엇보다 "여고"(女高)라는 공간의 특수성이다. 1999년의 여고를 보노라면 박물관이나 골동품가게를 여행하는 느낌이다. 교복, 칠판, 책상.. 모두 낡고 정체된 느낌. 시간이 흘러도, 다른 해가 와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전편과의 연계지점은 여전히 "여고"라는 공간과 한 여학생의 죽음을 화두로 삼은 것, 학교에 대해서 여전히 아무런 희망을 품지 못하는 것이다. 차이점은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는 "입시라는 강박조건에 놓인 어린 여학생"이 아니라 중요한 인생의 한 시기를 담보 잡히고, 불안함과 두려움에 휩싸인 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10대 여성"에 대한 이야기다. 학생이기 때문에, 여자이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독특한 자의식에 집중한다. 정치적으로 야속하고, 감성적으로 잔인하고, 이성적으로 어설픈, 뜨거운 머리와 차가운 가슴이 지배하는 학교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살려는 아이의 이야기.
영화를 연출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1. 아이들의 생생함이 학교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 삶, 관계, 시스템의 의외성을 통해 어떤 비이성적 현상과 만나서 어떤 종류의 색다른 자연스러움을 만들어내는가. 2. 일기와 현재의 혼재 3. 전체적으로 비정형적인 편집방식/현기증과 귀울림(耳鳴)이라는 모티브에 걸맞은 이미지와 사운드 디자인이다. / 씨네21 219 특집 1999 가을 한국영화 기대작



98년 여름, 한국판 10대 공포영화로 탄생한 <여고괴담>은 두번째 이야기에서 전편과 다른 몇 가지 아이디어를 수혈했다. 어둠이 깔린 적막한 학교는 소녀들의 재잘거림이 울려퍼지는 한낮의 교실로 배경을 이동했고 원한에 사무친 귀신의 살인극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자살극으로 바뀌었다. 사건은 한 소녀의 자살로 시작된다. 자살한 소녀가 남긴 일기장은 누군가와의 아주 특별한 관계를 암시하고 저주의 주문이 되어 또다른 자살을 부른다. 두번째 이야기는 이미지 중심의 영화다. 한여름 작열하는 태양빛에 학교 전체는 이상한 기운에 휩싸이고 빗물이 흘러 번개가 번쩍이는 순간 죽음의 환영이 비치는 등 알 수 없는 공포가 영화의 중심을 관통한다. 거리의 아이들을 다룬 <열일곱>이라는 단편영화에서 10대의 감수성을 순도높게 걸러 호평받았던 김태용, 민규동 두 젊은 감독은 데뷔작에서 일기장, 달리기, 점심시간, 합창연습, 신체검사 등 여고의 일상에서 채굴한 이야기들로 괴담의 틀을 구성하고 박예진, 이영진, 김민선 등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신선한 얼굴들을 괴담의 액자 안에 담았다.
포인트 이유가 어쨌건 학교는 무덤 다음으로 두려움이 서식하기 좋은 곳. / 씨네21 229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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