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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것처럼

ライク・サムワン・イン・ラブ Like Someone in Love

2012 프랑스,일본 15세이상관람가

드라마 상영시간 : 109분

개봉일 : 2013-10-17 누적관객 : 3,712명

감독 :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출연 : 타카나시 린(아키코) 오쿠노 타다시(타카시) more

  • 씨네217.00
  • 네티즌6.00
비밀과 거짓, 상처와 욕망 사이로 사랑의 주변을 맴도는 세 남녀의 이야기.

도쿄의 고급스러운 바에서 돈을 받고 남자들을 상대하는 아키코(타카나시 린)는 그녀의 비밀스런 일상을 모른 채 그녀에게 집착하는 남자친구 노리아키(카세 료)로 인해 쫓기듯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어느 날 밤, 오랫동안 알고 지낸 히로시로부터 누군가의 집을 방문하라는 제안을 받게 되고, 아키코는 그곳에서 노교수 타카시(오쿠노 타다시)를 만난다. 오래 전부터 자신을 아는 듯 대하는 타카시와 이야기하며 편안함을 느낀 아키코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가며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 날, 아키코를 학교에 데려다 주던 길에 타카시는 우연히 노리아키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는 노리아키의 집요한 시선이 주변을 맴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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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8)


전문가 별점 (2명참여)

  • 6
    박평식파격에 빠진 키아로스타미
  • 8
    김지미사랑이란 알면 알수록 뭐가 뭔지 도통 알 수 없게 되는 것
제작 노트
ABOUT MOVIE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빛나는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그가 완성한 도쿄에서의 어느 하루, 사랑의 주변을 맴도는 세남녀의 이야기!


우리의 가슴 속에 길이 남아있는 수작 <체리향기>와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대상을 모두 거머쥐며 아시아의 거장으로 우뚝 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2012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평단의 호평을 이끈 <사랑에 빠진 것처럼>이 마침내 2013년 10월, 그 베일을 벗고 또 한번 잊지 못할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이란 출신 거장 감독이 도쿄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일본과 프랑스의 공동제작으로 진행 된 이번 작품은 제작 전부터 큰 이슈를 몰고 왔다. 일본 현지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신예 타카나시 린부터, 오쿠노 타다시 그리고 일본 대표 배우 카세 료까지 가세한 파격적인 캐스팅으로 더욱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영화 <사랑에 빠진 것처럼>. 소피아 코폴라, 미셸 공드리, 레오 카락스 등 세계적 감독들이 사랑하는 도시 도쿄에서 이란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사랑에 대한 탁월한 시선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대사들로 세남녀의 미스테리한 관계의 여정을 완성했다. <사랑을 카피하다>를 통해 줄리엣 비노쉬와 함께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광과 피렌체라는 유서 깊은 도시를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었던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우연한 만남, 끝없이 흐르는 대화와 이동 속에 삶의 정지된 어느 한 순간을 정교하게 포착해내며 그로 인한 강렬한 파국과 결말을 날카롭게 끌어낸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특유의 롱테이크로 이어지는 절제된 연출은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어우러져 한층 더 깊은 풍미를 더한다. 엇갈리는 세남녀의 아슬아슬한 관계를 팽팽하게 그려낸 <사랑에 빠진 것처럼>은 어느 새 도쿄의 몽환적인 밤거리에 서있는 듯한 환상과 스쳐가는 사람들의 애상이 맞닿아 당신의 가슴 속을 파고들 것이다.







ABOUT MOVIE


타카나시 린 X 오쿠노 타다시 X 카세 료
신예부터 베테랑 배우까지, 거장감독의 파격적 캐스팅!
집요하고 지독한 남자로 무섭게 돌아온 카세 료를 주목하라!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작인만큼 국내외 평단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도쿄를 배경으로 한 <사랑에 빠진 것처럼>에서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신예부터 베테랑 배우에 이르기까지 파격적인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현지 오디션을 통해 거장감독의 탁월한 직감으로 발탁된 세 명의 주연들은 바로 타카나시 린, 오쿠노 타다시 그리고 카세 료! 이들 중 단연 일본대표배우 카세 료의 출연 소식에 그의 차기작을 기다리는 수많은 팬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사랑에 빠진 것처럼>의 국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수수한 모습 속에 감춰진 흡입력 강한 눈빛과 목소리로 사랑 받아온 일본대표배우 카세 료. 이번 작품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집요하게 의심하고 지독하게 구속하는 거친 남자 ‘노리아키’ 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 그는,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거침없는 행동과 소름 돋는 표정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그의 색다른 모습에 카세 료의 신작과 그의 새로운 변신을 기다렸던 관객들은 또 한 번 놀라게 될 것이다. 그 동안 일본에서의 활동 외에도 클린트 이스트우드, 미셸 공드리, 구스 반 산트, 최근 홍상수 감독에 이르기까지 세계 유명 감독들과 함께 작업하며 세계적인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그는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일본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진해서 오디션을 보러 갈 정도로 그의 팬임을 밝히며 작품에 참여하게 된 특별한 감흥을 전했다. 현장에서는 감독의 “연기하지 말 것”이라는 주문이 가장 어려웠다는 카세 료의 새로운 도전과 변신에 영화에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평소 아마추어 연기자들과 작업하는 것으로 유명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배우의 기량을 최대로 끌어올릴 줄 아는 탁월한 감각과 저력으로도 유명한데, 전작 <사랑을 카피하다>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최고의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에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바 있다. 이번 <사랑에 빠진 것처럼>에서도 신예 타카나시 린, 베테랑 배우 오쿠노 타다시,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하는 카세 료 또한 자신들이 가진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키아로스타미 감독과 함께 빚어낸 환상적인 시너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ABOUT MOVIE


숨막힐 듯 애절하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도쿄의 밤거리 사이로 흐르는
엘라 피츠제랄드의 사랑에 빠진 듯한 몽환적인 재즈 선율!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더욱 풍부해진 연출과 그의 탁월한 직감이 돋보이는 파격적인 캐스팅으로 모인 타카나시 린, 오쿠노 타다시, 카세 료의 출연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우리가 놓쳐선 안될 것이 또 하나 있다. 마치 사랑에 빠지는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몽환적인 도쿄의 밤거리와 그 사이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애절한 재즈 선율이다. 엇갈리는 세남녀의 아슬아슬한 관계와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그들의 방황하는 마음과 맞닿으며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화려한 불빛으로 물들여진 어두운 밤거리를 맴도는 영화 속 택시장면은 감독이 이 영화를 구상하면서 처음 떠올렸던 장면이라고 한다. 클럽에서 나온 아키코가 낯선 남자의 집으로 향하는 택시 안, 그곳으로 흘러드는 화려한 불빛과 군중들 속에 공허하고 쓸쓸한 눈동자로 모든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 아키코의 모습을 묵묵히 담아낸 이 강렬한 10여분은 그녀의 외로움과 상처를 고스란히 전한다. 거짓과 비밀로 둘러싸인 혼돈의 안개 속에 도쿄의 밤거리를 배회하는 사람들. 그들은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끝없이 기다리거나, 누군가를 찾아 어딘가로 흘러가면서 그 끝을 알 수 없는 미지의 여행을 감행한다.

또한 이 밤을 장식하는 엘라 피츠제랄드의 감미로운 재즈명곡 “Like someone in love” 가 스크린에 흐를 때면 ‘당신을 볼 때마다/정신이 혼미해져요/이 느낌/마치 사랑에 빠진 것처럼’이라는 노랫말과 함께 은은하게 감도는 멜로디를 타고 잊을 수 없는 여운을 남겨 줄 것이다.



PRODUCTION NOTE


프로듀서/ 호리코시 켄조



“그는 매일의 일상이 영화에 투영되고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누구와 사랑에 빠질 것인지 모르는 상황이 우리의 일상에 나타난다고 믿는다.”
(본문 내용 中)



1991년 야마가타 다큐멘터리 필름 페스티벌에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 <클로즈업>을 봤다. 세심하면서도 섬세한 인물 묘사에 감명받았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난 일본에서 내 작은 영화관은 물론 다른 예술영화관을 통해 그의 영화를 배급하고 있다. 1993년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우리가 이란영화를 배급했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다큐멘터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특유의 심플함으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구로사와 아키라는 생전에 이 영화를 보고 “이런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 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자신의 영화 홍보와 일본 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자주 일본을 방문했다. 2004년, 일본 예술 협회에서 주는 예술상인 ‘Praemium Imperiale’ 수상을 위해 일본에 왔고, 연세가 있으신 여성 한 분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는 영화 테스트를 위해 자동차와 비디오 카메라를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요청에 따라 준비가 되자 영화 테스트를 위해 도쿄의 유흥가 롯본기로 향했다. 그 당시 공중전화 박스에는 콜걸들의 전단지가 많이 붙어있었다. 키아로스타미는 할머니에게 공중전화 박스로 가서 콜걸의 사진 한 장을 가져와 달라고 했다. 이것이 촬영의 시작이었다.

다음 장면은 같은 여자가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의 모퉁이에 서있는 장면이었다. 그는 달리는 차 안에서 촬영을 하며 여자를 관찰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 장면은 나중에 <사랑에 빠진 것처럼>의 초반에서 중요한 장면이 되고 이 장면을 시작으로 영화의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2010년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사랑을 카피하다>의 간담회때, 키아로스타미가 갑자기 다음 작품은 일본에서 촬영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그로부터 한달 후, 도쿄에서 캐스팅이 시작됐다.
황금종려상 수상자로 유명해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도쿄에서 촬영할 영화의 캐스팅을 시작하자 유명한 배우들이 그와 만나기 위해 줄을 섰다. 주연 배우들을 골랐고 영화 지원도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2011년 3월 말에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는 걸로 계획을 잡았다. 하지만, 2011년 3월, 1900년대 이후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지진이 일본 동부에 발생했고 쓰나미로 인해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가 진행하던 영화를 포함해서 모든 영화들이 제작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언제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제작 투자자들은 지원을 끊고 영화제작을 멈췄다.

5월에 다시 촬영에 돌입하려고 할 때는 이미 주연으로 정해진 배우가 출연이 불가능해졌고, 다시 캐스팅을 진행해야만 했다. 몇 달 후, 카세 료를 제외한 다른 주연배우들은 영화계에선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로 캐스팅되었지만, 키아로스타미만의 직감은 영화 캐릭터의 느낌을 살리는 그만의 캐스팅에서 살아났다.

2011년 10월 30일 시나리오의 장면 1-카페-밤(FIRST SCENE - CAFÉ - NIGHT TIME)을 시작으로 드디어 촬영에 돌입했다. 하지만 며칠 후, 모든 엑스트라 배우들이 다시 배치되고 장면을 다시 촬영했다.

예상대로 키아로스타미의 연출방식은 매우 특이했다. 심지어 배우들이 대본 전체를 읽어보지도 못하게 했다. 매일 배우들에게 다음날 촬영할 장면에 대한 설명을 했다. 배우들은 이야기 안에서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몰랐고 어떻게 영화가 마무리되는지도 몰랐다. 영화의 끝을 안다는 것과 역할의 운명을 안다는 것은 배우들이 연기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했다. 그는 매일의 일상이 영화에 투영되고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누구와 사랑에 빠질 것인지 모르는 상황이 우리의 일상에 나타난다고 믿는다. 사실, 자신이 맡은 역할이 어떤 운명을 가지게 되는지 알고 싶어하는 배우들은 알려고 하지 말고, 걱정을 버리고 빨리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운 “삶”을 보여주는 것을 즐겨야 했다.

제작자로서, 키아로스타미의 영화가 정통 다큐멘터리 형식은 아니라는 것을 예전에 알았다. 길가에 나무를 심고, 집을 넓히고, 벽을 개조해서 화면 안의 프레임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에 조금의 관심이라도 가도록 만들었다. 그는 현실을 설정한 것이다.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나조차도 그가 몇 달 동안 작업한 독특한 그만의 연출인 지그재그 나있는 길 뒤에 숨겨진 현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12월 4일, 노리아키(카세 료)가 노교수의 집을 찾아오는 장면을 끝으로 촬영을 마쳤다. 뒷풀이까지 마쳤지만 키아로스타미는 노리아키의 새로운 장면을 찍기 원했다. 배우 카세 료는 그 당시 다른 영화를 들어간 상황이었고 촬영 중이었지만 흔쾌히 수라했다. 그의 수염이 영화 촬영 당시처럼 자라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찍었고, 완전히 촬영을 마무리했을 때는 크리스마스였다.

*호리코시 켄조
현재 유로스페이스와 도쿄 필름스쿨의 대표이다. 1982년 도쿄 예술영화 배급의 선구자 역할을 한 유로스페이스를 세우고 140편 이상의 예술 영화를 상영했다. 1992년부터 약 20편 정도의 장편영화를 제작 및 공동제작 하였다. 1997년 도쿄 필름스쿨을 설립했고, 2005년에는 도쿄예술대학의 영화 박사과정을 만들었다.
PRODUCTION NOTE


<사랑을 카피하다>, <사랑에 빠진 것처럼> 프로듀서/ 마린 카미츠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일본에서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밝혔던 건 영화 <텐>을 마무리 짓고 난 후 2002년 무렵이었다. 시나리오가 없었기 때문에 그가 내용을 설명해주면 그것을촬영하기로 했다. 내용은 도쿄의 어느 밤 택시 운전기사에 관한 이야기였다. 8년이 지나고 <사랑에 빠진 것처럼>을 마친 후 요 근래에 그 영상을 다시 봤다. 그가 미리 찍어놓은 몇몇 장면들을 보면서 의견을 나눴었다. 택시로 광장 주변과 나이든 여인 주변을 도는 장면을 봤다. <사랑에 빠진 것처럼>의 모든 요소는 이미 그 안에, 처음에 찍어놓은 그 스케치 같은 영상 안에 있었다. 단지 글로 남겨놓지 않았을 뿐이었다. 10년이 지난 후에야 그가 다시 이 이야기를 마무리 짓게 된 것이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실제로 촬영하기 전에 항상 드래프트 버전을 찍어놓는다. 이런 드래프트 버전은 화가들의 스케치가 완성본의 기본이 되는 경우와 비슷하다. 또, 조각가 자코메티처럼 작품을 의자에 놔두고 다시 손보기도 하고, 마무리 짓기도 하고, 혹은 버려버리는 경우와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연출방식은 이제껏 내가 본적이 없는 것이었다. 영화 연출 스타일이 다른 예술 장르의 방식과 평행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 경우는 처음이었다. 보통 영화를 만들 때는 시나리오가 있고, 물론 수정도 하지만, 비교적 빨리 촬영에 들어간다. 가끔은 이런 과정이 조금 길어질 때도 있지만 이렇게 키아로스타미처럼 스케치 과정을 일일이 거치는 경우는 없다.

언젠가 왜 일본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일본에서 영화를 만들면 서방국가를 위해 영화를 만든다는 소리를 듣지 않아서이다. 일본에서의 촬영은 이란에서 영화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배우들이 일본어나 페르시아어를 쓰더라도 항상 자막은 있다.”

언어 혹은 단어 라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화였다. 나는 영어를 못한다. 그는 불어를 못한다. 나는 페르시아어를 못한다. 어떻게 대화하냐고? 꽤나 기적이라고도 하겠고 신기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건 또 <사랑에 빠진 것처럼>의 주제이기도 하다. 가끔 통역사 없이 여행을 할 때면 우리는 대화를 하고, 서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언어가 달라도 대화가 통한다는 것은 단순히 언어라는 문제를 넘어 그 이상의 관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단어는 정보를 전달하지만 더불어 언어가 달라도 가능한, 상호적인 이해가 담긴 생각을 전달하기도 한다.

항상 전진하는 압바스의 모습이 좋다. 그의 작품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이것이 위대한 예술가의 특징이다. 그는 매 영화마다 마지막까지 다른 시도를 한다. <텐>을 촬영할 때가 디지털 카메라를 적용하기 시작했던 때였다. 나에게 <텐>은 주제와 어울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첫 영화이다. 1960년에 <네 멋대로 해라> 역시 핸드헬드 카메라, 동시녹음, 조명계획이 사용되기 시작한 때였다.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방식의 고다르식 시나리오는 깊이 연관되어 있었다. 자신만의 미장센을 만들어 낸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역시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덕을 톡톡히 본 감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제작한 일본영화, 예전 같았으면 시도도 안 해봤을 일이다. Arte에서 이 영화를 거절했을 때, 일본 제작자의 도움을 받아도 제작비가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이미 압바스와 약속을 했기에, 내 소장품인 이브 클랭의 스폰지 조각품을 소더비를 통해 미국 옥션에 내놓았다. 이것으로 <사랑에 빠진 것처럼>을 제작할 수 있었다. 이브 클랭의 멋진 작품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멋진 작품으로 바꿨다는 것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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