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외출

외출 April Snow

2005 한국 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 멜로·로맨스 상영시간 : 105분

개봉일 : 2005-09-08 누적관객 : 809,191명

감독 : 허진호

출연 : 배용준(인수) 손예진(서영) more

  • 씨네216.33
  • 네티즌6.09

우리는... 사랑일까?

낯선 도시에서 만나다

아내 수진의 교통사고 소식에 인수는 삼척으로 향한다. 아내의 수술이 진행되고 있는 병원에서 그는 수진과 함께 사고를 당한 경호의 아내, 서영을 만난다.

믿었던 사랑이 무너지다

중상을 입은 수진과 경호가 좀처럼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사이, 배우자들의 사고 처리 과정에서 인수와 서영은 두 사람이 불륜 관계였음을 알게 된다. 믿었던 사랑은 혼돈으로, 분노와 배신감으로 변한다.

그들과 같은 사랑에 빠지다

간호를 위해 장기 투숙한 모텔에서, 병원에서, 두 사람은 계속 스치고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그들이 같은 슬픔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걷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지면서 배우자들과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처음엔... 그들이 어떻게 만났었는지 궁금했어요.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었고...
근데 지금은 그들도 참 힘들었겠구나하고 생각해요...”
more

별점주기

0
리뷰 남기기

포토 (60)


전문가 별점 (6명참여)

  • 7
    김봉석허진호의 외출, 성과는 있다
  • 6
    이성욱사랑의 태도가 삶의 중력을 좌우한다. 거꾸론가?
  • 6
    김은형뜨거운 물에 얼음을 넣은 냉커피맛
  • 6
    박평식뜨뜻미지근한 맞바람이요 소풍 나온 불륜이라
  • 8
    황진미사랑이 가장 불가능한 지점에서, 사랑의 불가피성을 추인하다
  • 5
    이동진이전 것(스타일)은 떠났으되 새것은 아직 오지 못했다
제작 노트
About Movie

불륜 그리고 사랑, 정답은 없다.

<외출>은 배우자의 사고와 배신을 한꺼번에 경험하고 삶의 균형을 잃어버리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남과 여는 새벽의 텅 빈 수술실 복도에서 처음 만난다. 배우자들의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두 사람은 남자의 아내와 여자의 남편이 불륜 관계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같은 슬픔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된다. 이들은 분노와 당혹감에 휩싸이고 절망 속에서 방황하지만, 예고 없는 사랑은 시작되고 배우자들과 똑같이 불륜에 빠진다. 두 사람은 그 사랑 앞에 망설이고 또 아파한다.
이렇듯 <외출>은 특별하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또 다시 시작되는 불륜을 통해, 사랑의 아이러니한 단면을 이야기한다. 자신들의 배우자들을 원망하고 분노했으면서도 그들과 똑같은 상황에 빠진 후에야 비로소 그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하고, 용서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또 다른 결말을 향해 간다. <외출>은 불륜을 소재로 한 타 영화들이 보여주지 못한 사랑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이해를 시도하면서 보다 성숙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낼 것이다.

서정성에 불륜을 담아낸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는 사랑이 찾아오는 설레임을, <봄날은 간다>에서는 영원할 것 같은 사랑이 변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주었던 허진호 감독, 그가 이번에는 서정성에 불륜을 담아낸다. 전작에서 사진과 소리라는 과거의 어떤 순간을 포착하려는 직업을 매개로 이야기했던 허진호 감독은 <외출>에서 배우자의 교통사고와 불륜이라는 ‘특별한 상황’에 놓인 남녀를 통해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 사랑은, 절대로 사랑 같은 건 시작될 것 같지 않은 절망의 시간에 다시 시작되고야 마는 사랑이다. 이렇듯 <외출>은 허진호 감독의 세 번째 사랑이자 또 다른 사랑 이야기다. 결혼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복잡한 상황만큼이나 배신감, 원망과 분노, 설렘, 질투, 욕망 등 수많은 감정들이 숨어 있어 인물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카메라는 인물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 감정들을 잡아내고 감정의 폭발에 따라 움직임도 잦아진다. 영화 속에서 특유의 서정성을 잃지 않은 채 폭발하는 감정들은 묘한 긴장감과 함께 색다른 재미를 전해줄 것이다. ‘불륜과 사랑’이란 통속적인 소재가 허진호식 멜로라는 특별한 필터를 거쳐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이다.

배용준과 손예진, 그들의 만남은 특별하다.

배용준은 배신의 아픔과 사랑의 행복을 동시에 알아가는 남자, 인수다. 허진호 감독은 그에 대해 강하다가도 부드러운가 하면 강한 동시에 부드럽기도 하고 때론 두 가지가 충돌하기도 하는데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가 재밌다는 말을 했다. 두 이미지가 공존하는 매력은 분노와 혼돈 속에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남자 인수를 표현하는 데에도 잘 어울릴 것으로 보인다.
손예진은 절망의 시간 찾아온 새로운 사랑 앞에 용기 있게 다가서는 여자, 서영이다. 허진호 감독은 그녀에 대해 풍부한 감성뿐 아니라 영화를 폭 넓게 볼 줄 아는 눈을 가졌다고 말한다. 여러 가지 색깔의 사랑을 표현해내는 것이 흥미롭다는 그녀, 손예진은 <외출>을 통해 지금보다 더 성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멜로 퀸의 타이틀에 손색 없는 여배우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각자 여러 가지 사랑의 모습들을 표현해왔던 두 배우는 <외출>을 통해 ‘살아 있는 사랑’을 그려낸다. 허진호 감독은 다듬어지지 않은 캐릭터에 배용준, 손예진 두 배우가 가진 본래의 다양한 모습들을 입히면서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감독과 끊임없이 대화해가며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낯선 방식은 두 배우에게 영감을 주었고, 아픈 사랑의 주인공 인수와 서영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킬 만큼 두 배우는 연기도, 내면도 깊어졌다. 감수성 넘치는 이 커플이 만나 함께 시너지를 내고, 그 내면 연기가 빛을 말하는 순간을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허진호 감독의 말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연기가 아닌 내면으로 울고 웃고 아파한 진심 어린 연기’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화제작, 아시아가 기다린다.

일본과 홍콩에서 개봉되어 평단과 흥행 양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 한류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배용준, 여기에 아시아 관객에게 인지도가 높은 손예진이 결합하면서 <외출>은 범아시아 프로젝트라고 불리기에 손색 없는 최상의 앙상블 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출>은 작년 가을부터 아시아 지역 배급사들로부터 문의가 쇄도하였고 지난2월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폴, 말레이시아 5개국과 배급계약을 체결했다. 구매 열기가 특히 높았던 일본 배급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가운데 Universal Japan으로 확정되었다. 이어 홍콩 배급은 Golden Scene, 싱가폴과 말레이시아 배급은 Encore Film이 그리고 대만 배급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배급을 맡았던 Spring International로 최종 결정되었다. 그리고 지난 5월 깐느영화제 기간을 통해 아시아 지역 파트너를 대부분 확정 지었다. 프랑스를 비롯하여 태국, 베트남과 배급계약 체결을 마쳤으며,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배급사 선정에 막바지 힘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한국영화가 동시에 개봉된 선례가 없는 만큼 파트너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외출>은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아시아 10개국 동시 개봉을 추진 중이다.


Production Note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 열정을 보여준, 배용준

사랑의 배신과 아픔,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알아가는 남자, 인수 역을 맡은 배용준은 <외출>을 통해 다양한 연기의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슬픈 남자 인수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내의 외도사실에 배신감을 느낀 인수가 술에 취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다. 그가 가진 아픔과 혼란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이 장면에서 배용준은 폭발하듯 감정을 토해내며 연기에 몰입했다. 실감하기 힘들 정도로 큰 절망감을 표현해야 했기에 이를 연기해야 하는 배용준은 촬영에 앞서 많은 고민을 했다. 연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상황에서 최고의 감정을 끌어내는 것이라 판단한 그는 사실적인 연기를 위해 처음 실제로 술을 마시며 연기를 했다.
촬영이 시작되자마자 인수의 감정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몰입해 그의 무너지는 듯한 고통과 혼란을 표현한 배용준은 감독이 ‘OK’를 외친 후에도 인수의 감정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 한 동안 눈 주위를 훔치며 계속 눈물을 흘렸다. 평소 한 장면에서 배우의 다양한 감정을 끌어내는 허진호 감독도 이 장면에서만큼은 배용준이 보여준 감정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고 한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 그의 모습에서 다시 한 번 배우로서의 저력을 실감케 했다.

빛나는 순발력으로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손예진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연기의 폭을 넓혀 온 손예진은 영화 <외출>에서 가장 자신에 가까운 색을 드러낸다. 배우들의 감정에 따라 대사와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넓은 울타리만을 쳐주는 허진호 감독을 만난 덕분이다. 감독이 던져준 상황에 즉흥적인 감정을 담아내야 하는 이번 작업에서 그녀는 서영에 자신을 투영해 내며 영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우리 그냥 사귈래요? 두 사람 기절하게...”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인수에게 자조 섞인 농담을 던지는 서영. 배우자의 배신으로 인한 분노와 쓸쓸함을 담아내기 위해 즉석에서 만들어진 이 대사는, 손예진 자신이 서영이 되어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 그대로 묻어난다. 여리게만 보이는 서영이지만 나이 어린 여자가 가질 수 있는 당찬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녀. 서영 캐릭터는 이 대사를 통해 생기를 뿜어낸다.
“그래도 나 예쁘지 않아요? 살림해도...”
정말 자신의 남자를 빼앗긴 듯한 기분이 들어 서러웠다는 손예진. 그녀는 일하는 여자 수진을 향한 질투와 자신도 사랑 받고 있음을 확인 받고 싶은 마음에 순간적으로 이 대사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쓸쓸한 미소를 띠며 인수에게 던지는 이 대사는 서영의 슬픔과 아픔을 대변하고 있다.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실제 공연과 영화의 만남

극중 인수의 직업이 조명 감독인 만큼 <외출>에서는 콘서트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한다. 그 중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할 콘서트 씬은 공연과 영화의 만남 뿐 아니라, 그 규모 면에서도 이미 화제가 되었던 장면. 이것은 한국 영화 최초의 시도일 뿐만 아니라, 콘서트와 영화 모두에게 의의를 가진다. 관객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로 굉장히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운 군중 씬이 연출되었던 것. 또한 조성모, 이민우, 쥬얼리, 러브홀릭, 클래지콰이 등 가수들의 폭발적인 무대가 관객들의 열기를 끌어내어 영화의 리얼리티를 한층 살려주었다. 한편, <외출>을 통해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힙합 듀오 리쌍은 라이브로 파워풀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보여 스탭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힘든 촬영으로 지쳐있던 스탭들도 그 장면에서만큼은 굉장히 즐겁고 신나게 촬영했다고. 이처럼 최고의 장면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감독과 스탭들의 노력이 관객들의 환호, 가수들의 열정과 어우러져 한국 영화에 오래도록 기억 될 장면들을 만들어 냈다.

<외출>을 위해 준비된 공간, 삼척

인공의 느낌이 최대한 배제된 실제 공간과 그곳에 있을 법한 인물들을 그려내는 허진호 감독의 스타일은 <외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두 남녀가 만나고 부딪히게 될 '실제하는 낯선 도시‘를 찾아 전국의 모든 병원과 도시를 찾아다닌 제작팀. 그 끝에 만난 삼척은 마치 <외출>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 같았다. 인물들이 참담한 현실을 마주하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낯선 분위기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구조의 낡은 병원, 시나리오 속 그대로 병원 옆에 자리한 작은 모텔, 모텔 근처의 죽서루와 기둥 없이 지어진 오래된 카페, 그리고 고즈넉한 거리 전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적막감까지 허진호 감독이 <외출>을 위해 생각했던 모든 것이 이미 삼척에 준비되어 있었다.
촬영이 시작되면서 삼척은 단지 배경만이 아닌 영화적 영감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인물을 공간에 녹여내고자 했던 감독은 삼척의 자연스런 공간 속에서 새로운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지난 3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내려준 ‘100년 만의 폭설’은 <외출>을 위해 삼척이 준비한 가장 큰 선물이다. 그 눈 덕택에 인공 눈으로는 절대 표현 할 수 없는 장면들이 연출될 수 있었고, 이는 영화에 자연스러움과 사실감을 더해 아름다운 장면으로 태어났다.


허진호 감독 인터뷰

1. <외출>은 어떤 영화인가?
배우자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분노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각 배우자의 상대가 만나 사랑하고 힘들어하고, 비로소 그들을 이해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이다.

2. <외출>이라는 제목은 어떤 상징성을 띄고 있나?
이번 영화가 감정이 많이 드러나고, 이전에 해왔던 영화와는 달리 상황에 있어 감정의 부딪힘이 컸으면 좋겠다는 점에서 ‘외출’이라는 단어가 내 영화에서의 외출일 수도 있고, 전작에서 다뤘던 일상적인 면들에서의 외출일 수도 있다.
이야기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이전 작품들과 다르기 때문에 전작에 대한 연장선으로 보여지기 보다 좀 다른 영화로 보였으면 하는 의도에서 <외출>이라고 결정했다.

3. 거의 5개월을 배우들과 함께 지냈는데, 배용준, 손예진과 작업하면서 어땠나?
배용준은 초반에 본인의 연기방식과 내가 가져가려고 했던 연기방식이 달라 많이 힘들어했다. 어떤 경우엔 60테이크까지 간 적도 있었다. 그런데도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했던 점이 정말 놀라웠고, 중반으로 가면서 서로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인수라는 인물이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섬세하고 내적인 것을 필요로 하는 역할이라 연기하기가 어려웠을 텐데 배용준은 그런 부분을 참 잘해낸 것 같다. 영화를 보면 그런 내면연기가 빛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손예진은 감정표현이 좋은 배우이다. 눈물연기 같은 감정을 드러내는 부분에 있어서 즉각적으로 반응해 바로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또한 서영 역할이 굉장히 피동적이고 조용한 가정주부 역할일 수도 있었는데, 손예진이라는 배우가 가진 밝고, 발랄한 성격이 들어가면서 좀 더 입체적인 인물이 된 것 같다. 그런 면들을 보여 주는 것들이 영화에서나 작업하면서 재미있었다.

4. 영화에서 배용준, 손예진 두 배우의 눈물연기가 인상적이다. 감정을 드러내는 인수와 서영은 이전 작품에서의 인물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인데, 감정변화의 폭이 전작들과 어떻게 달라졌는가?
영화에서 우는 것들이 식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일반적인 감정표현과는 확실히 다른 부분이 있다. 누구나 울어봐서 그 느낌을 잘 알 것이다. 영화 속에서는 극중 울음이지만 진실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배우들에게도 그 부분을 강조했다. 인수가 우는 장면의 경우, 영화 속 울음이지만 인수와 배용준이 동화되어 실제로 우는 것 같은 진실성이 있는 것 같다. 그 모습을 보던 나도 슬펐으니까. 그런 면이 다른 것 같다.

5. 감정 연기를 위해 특별히 배우들에게 주문한 점이 있다면?
캐릭터를 먼저 만들어 놓고 가는 건 별로 재미가 없는 것 같다. 이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지만, 한 인물이 이제까지 계속 어떤 역할을 해 왔고, 배우 본연의 모습도 있을 것이고 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들을 많이 가져갔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6. 이번 영화를 연출하는데 있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인가?
인수와 서영이 배우자들의 불륜을 통해 만난 사이이고, 각자의 배우자들이 누워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하는 연애가 어둡기만 하면 재미없고, 밝으면 너무 철없이 보일 것 같아 그런 균형을 잡아나가는 게 가장 어려웠다.

7. 이번 영화는 전작들과 스타일 면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가?
전작과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단지 몇 가지 표현방식에 있어서 조금 변화가 생겼다. 형식적으로 전부 자유롭진 않았지만, 좀 더 인물에 가까이 다가가려고 했고 움직임이 많이 들어갔다.

8. 주인공들이 닥친 상황을 일상이 아니라 실생활과 떨어진 낯선 공간(삼척)으로 옮겨 놓은 이유가 있나?
‘외출’이라는 제목이 가지는 느낌과 비슷한데, 자기 생활공간에서 떨어진 곳이고, 누워있는 배우자 외에 주변에 아는 사람 한 명 없이 혼자만 있는 그런 공간에서 인물이 느끼는 심리적인 것들이나 감정적인 것들이 재밌는 부분인 것 같다. 두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9.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인공세트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세트를 고집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
인공세트가 아닌 실제 공간에서 찍는 느낌이 좋은 것 같다. 동선과 카메라 움직임을 미리 계획할 경우 세트가 편하고 안정적이지만, 배우가 실제 공간에서 연기를 하면 세트와 다른 자연스러움이 분명 있고 의외성도 디테일도 그 안에서 나오는 것 같다.

10. <8월의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이 시작되는 설렘이, <봄날은 간다>에서는 영원할 것 같던 사랑이 변해가는 과정이 있었다. <외출>이 극단적 상황을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사랑의 단면은 무엇인가?
사람이 사랑하면서 여러 감정이 있을 것 같다. 서로 신뢰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 배신하고, 그럴 때 느끼는 분노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이해해야만 하는 것인가, 계속 분노하면서 끝내야 되는 것인가 등 그런 것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다. 이 영화는 결혼한 남녀에 대한 이야기이고, 불륜이 들어가 통속적인 면이 있다. 그들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도 있는데, 그렇다면 그 차이는 과연 어떤 것일까 이런 부분에 대한 질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끊임없는 질문들이 이 영화를 만들면서 내가 계속 생각했던 부분이다.


배용준 인터뷰

1. <외출>에 출연하게 된 동기는?
지금까지는 시나리오를 보고 모든 것을 결정해 왔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시나리오도 나와있지 않은 상태에서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 허진호 감독에 대한 어떤 믿음과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항상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그 인물에 대해 분석하고 준비해서 들어가는 내 스타일과 달리, 현장에서 많은 것들을 찾아가고 만들어 가는 허진호 감독이 가진 상반된 면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촬영을 위한 준비보다는 현장에서 모든 것을 느끼려 했었고, 심지어는 공기의 흐름까지도 느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 기대가 어느 정도 충족된 것 같다.

2. <외출>은 어떤 영화인가?
<외출>은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아내의 불륜 사실에 괴로워하던 인수 역시 같은 사랑에 빠진다.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똑같은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상대방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인생과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한다.

3. 본인이 맡은 인수 역할에 대해 설명해달라.
극중 인수는 조명 감독으로 나온다. 자기 일에 확신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당당한 남자이면서도 아내의 사고와 뜻밖
의 진실 앞에 눈물 흘리며 좌절하는 여린 남자이기도 하다. 또한, 인수는 내 자신의 모습과 허진호 감독의 모습이 섞여
있는 인물이다. 예전에는 습관, 좋아하는 색깔, 가정 환경, 교육 수준, 그런 것들로 인물의 캐릭터를 규정지어 왔다면,
‘인수’는 순간순간 다가가며 만들어 낸 캐릭터다. 어느 순간에는 이런 사람이었는데 또 어느 순간에는 다른 사람으로
보여지는 그런 면을 갖고 있다.

4. 연기를 하면서 어떤 점에 가장 비중을 두었는가?
아내의 불륜에 힘겨워하던 인수도 결국엔 자신도 ‘불륜’이라는,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 상황에 처했을 때 그것을 겪어 내는 과정 자체가 내가 가장 신경 썼어야 했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영화의 재미가 바로 거기 있지 않나 싶다.

5.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술을 마시면 집중력이 떨어질 것 같아서 술 먹는 장면을 연기할 때 지금까지 단 한번도 실제로 술을 마셔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실제로 술을 마시면서 촬영을 했다. 아내의 불륜사실과 사랑에 대한 배신감으로 인수가 괴로워하는 장면이 있는데, 술을 마시지 않고는 도저히 그 감정을 느낄 수 없을 것 같더라. 또 이 영화에서만큼은 술을 마셔도 될 것 같았고. 그래서 술을 마시고 연기를 했는데, 마시는 동안 내가 과연 그런 아픔과 무너짐을 표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그 감정이 나왔다. 우리 영화를 찍으면서 가장 쉬웠던 장면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눈물 연기를 할 때 그 상황에 몰입하기 보다는 내가 슬펐을 때, 내가 아팠을 때를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렸었는데, 그 장면만큼은 그 상황자체가 슬펐다. 주저앉아 소리지르며 울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이런 것도 연기의 변화인 것 같다. 그 상황을 느낄 수 있게 된 것, 그런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6. 콘서트 촬영 때 상영된 스페셜 메이킹에서 우는 장면을 보고 많은 팬들이 같이 울었다. 그때 기분은 어땠나?
나도 눈물이 났다. 그 감정이 또 느껴져서... 그런데 눈물은 너무너무 나는데 울 수가 없었다. 웃기지 않은가, 배우가 자기가 연기한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 그런데 그때 그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고, 내가 아팠던 것이 생각 나더라.

7. 결혼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다. 본인이 영화와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누구한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나에게는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나에게 닥친다면, 인수보다 더 많이 방황하고 힘들어 했을 것 같다. 너무 힘들어 하다가 죽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주 많이 방황하다가 삶의 희망을 다시 한번 찾아보지 않았을까. 그리고 또 다시 사랑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8. 허진호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사실 많이 힘들었다. 내가 앞으로 뭘 하면서 살아야 할까… 내가 과연 배우인가? 배우가 뭐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는 항상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 정답은 있다고 믿어왔던 사람이다. 그런데 허진호 감독을 만나면서 비슷한 것도 없고 윤곽도 그릴 수 없고, 테두리도 그릴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아직까지도 이런 혼란 속에 빠져있는데 그 혼란이 나한테는 굉장히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앞으로 나를 좀 더 성숙하게 만들어 줄 것 같고, 배우로서 좀 더 발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다.

9. 상대배우 손예진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영화하고 비슷했던 것 같다. 감독님이 처음에 “둘이 친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해서 일부러 말도 별로 안 하고, 사적인 이야기도 안 했다. 그래서 영화 초반에 그 어색함이 그대로 묻어났던 것 같다. 그리고 지내오면서 영화에서처럼 가볍게 이야기도 하고, 사적인 이야기도 나누면서 영화의 흐름처럼 가까워진 것 같다. 그리고 손예진씨는 정말 몰입과 표현력이 뛰어난 배우이고, 연기에 대한 열정과 배우로서의 끼가 넘치는 사람이다. 같이 작업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끼게 해줬다.

10. <외출> 이란 영화를 찍고 난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연기를 하면서 항상 그 상황을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 단지 내가 준비해 갔었던 것들, 내가 계산 해 갔었던 것을 보여주려고 했지 그 상황 자체를 즐기면서 뭔가를 해보려고 하지는 못 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용기와 여유가 생겼다.


손예진 인터뷰

1. <외출>이라는 작품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멜러라는 장르 안에서도 작품마다 사랑의 느낌이 다른 것 같다. 여러 작품을 거치면서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연기적으로도 뭔가 완성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멜러영화 중 허진호 감독님의 전작들을 인상 깊게 봤던 터라,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 마침 <외출>이라는 영화를 만나게 되었고, 내가 지금껏 해온 영화들과는 또 다른 색깔의 영화라는 확신이 들어 결정하게 되었다.

2. <외출>은 어떤 영화인가?
<외출>은 절박한 상황에서 예기치 못하게 시작되는 사랑을 그리고 있다. 결혼한 두 남녀가 교통사고를 통해 각자의 배우자들이 서로 불륜관계임을 알게 되고 그 힘든 상황 속에서 자신들도 그들처럼 불륜에 빠지게 된다. 복잡미묘한 감정을 담고 있는,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3. 본인이 맡은 서영 역할에 대해 설명해달라.
27살의 한서영이라는 여자로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한 유부녀다. 겉으로 보기에 조용해 보이지만 극한 상황에서도 자기를 다스릴 줄 아는 강한 여자인 것 같다. 절망의 순간 인수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 후 그 사랑을 부정하고 피하기보다는 용기 있는 모습을 보인다. 자기 감정에 굉장히 솔직한 여자다.

4. 기존 작품들에서의 캐릭터보다 성숙해진 느낌인데 연기하면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일상에서 자연스레 드러나는 주부의 모습을 표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내게서 과연 그런 모습이 나올까 하는 걱정도 있었고. 하지만 찍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모습들을 만들어나가게 된 것 같다. 감독님이 촬영 중에 새댁의 모습이 보인다는 말씀도 하시더라. 어린 나이에 데뷔한 후 한해 한해 지나며 배우로서 성숙해가는 모습이 있었을 테고, 어린 나이에 결혼해 성숙해진 서영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시기적으로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5.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힘든 상황이 전제인 영화라 대부분의 씬을 굉장히 힘들게 찍었고 그만큼 모든 장면들이 다 의미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해남 상갓집 씬이 가장 힘들었고 기억에 남는다. 남편의 차에 부딪힌 사고 피해자가 죽었다는 얘기를 듣고 인수와 함께 장례식장을 찾아가 그 곳에서 피해자 가족들에게 봉변을 당하는 장면이다. 서영의 감정 중 이 장면에서의 감정이 가장 절정이었던 것 같다. 그때는 정말 내가 서영이 되어 있었다. 연기하면서도 너무 힘들었고 정말 살면서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을 처절한 감정이었다.

6. 결혼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다. 본인이 영화와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인수와 서영을 이해하지만 이런 아픔을 실제로 겪고 싶지는 않다. 무엇보다 인수를 사랑해서 더 아팠기 때문에 이런 사랑에 빠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다. 사실 영화를 찍기 전에는 영화 속 상황에 대해 70% 정도 밖에 이해를 못했는데, 촬영이 끝난 후 지금은 그들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찍으면서 인수와 서영이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고 우리 모두와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

7. 눈물 흘리는 장면이 유난히 많아 힘들었을 것 같다. 눈물 연기를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것들이 있나?
우선, 그 상황에 빠져들기 위해 노력을 한다. <외출>의 경우 영화 속 상황 자체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울지 말아야 될 장면들에서도 눈물을 흘릴 만큼 감정이 격해질 때가 많았다. 감독님이 거기선 울지 않는 게 맞지 않느냐라고 얘기하실 정도로. 눈물 연기를 하면서 하는 고민은 이거다. 그 상황에 완전히 몰입해서 내 가슴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눈물인지, 아니면 연기를 계속 하다 보니까 내성이 되어 저절로 나오는 눈물이냐 하는 것. 풀리지 않는 숙제다. 아직까지도 내 안에서 고민하며 싸우고 있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그럴 것 같다.

8. 허진호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감독님은 항상 어떤 것이든 정답이 없다라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 배우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가기를 주문하시는데, 그런 면에서 처음엔 좀 어려웠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내가 맞게 연기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를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런 걱정조차 배우와 감독이 함께 나누면서 점점 살아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새로운 경험이었고 많은 것을 배운 작업이었고, 좋은 작품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9. 배우로써 배용준은 어떤 사람인가?
매우 솔직하셔서 감독님이 요구하는 감정과 자신의 생각이 다를 때는 ‘이게 아닌 것 같다’라고 확실히 얘기를 한 후 함께 의견을 나누며 연기를 완성해 나간다. 굉장히 열정이 많은 배우라는 느낌을 받았다. 자기가 생각했던 감정이 나오기까지 여러 차례의 테이크를 갈 만큼 의지도 아주 강하다. 그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10. <외출> 이란 영화를 찍고 난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특별히 뭔가 달라진 점이 있다기보다는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하고 있는 시기에 <외출>이라는 작품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외출>을 하면서 현장에서의 포용력이나 여유, 조화 등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배우뿐만이 아니라 스탭 모두와 호흡하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 등.
앞으로 다른 작품들을 해 나갈 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성숙해졌고 그만큼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 손예진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친 작품인 것 같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