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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야 할 때에 결국 만나게 된다. <씨네21> 창간기념호에 하스미 시게히코를 만난 걸 인연이라 포장하고 싶지만 결국 세상 모든 인연은 의지의 결과이기도 하다. <씨네21>에서는 <존 포드론>의 한국 출판을 기념하여 (국내 평자 김병규, 김보년, 김소미, 김예솔비, 오진우 평론가의 질문을 포함) 서면 인터뷰를 먼저 진행했는데, 소개할 적절한 타이밍을 찾기 어려웠다. 마침 일본에서 신간 <숏이란 무엇인가-실천편>의 발매를 기념하는 상영회가 열렸고 이우빈 기자가 한달음에 달려갔다. 우리를 흔쾌히 맞아준 하스미 시게히코 선생 덕분에 도쿄 시부야에 있는 그의 자택을 방문하여 직접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얻었다. <존 포드론>엔 하스미 시게히코의 비평적 정수가 담겨 있다. <역마차> <수색자> 등 수많은 걸작을 남기며 20세기 할리우드 서부극의 또 다른 이름이 된 존 포드다. 그 명성만큼이나 존 포드의
[인터뷰] 스크린에 투영되는 ‘영화의 필름적 현실’과 맨몸으로 마주하길 바란다, 하스미 시게히코 인터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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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미 시게히코는 누구인가. 그는 1936년 일본에서 태어난 영화·문학 평론가이고 <백작부인>을 쓴 소설가다. 도쿄대학교와 프랑스 파리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귀스타브 플로베르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쓴 불문학자이기도 하다. 1970~80년대엔 <감독 오즈 야스지로> <나쓰메 소세키론> <영화의 신화학> 등 대표작들을 저술하며 학자로 이름을 떨쳤다. 미셸 푸코, 질 들뢰즈 등 20세기 중후반 유럽의 학문을 일본에 소개했으며 도쿄대학교와 릿쿄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때 그의 강의를 들었던 구로사와 기요시, 아오야마 신지, 수오 마사유키 등은 하스미파의 제자로 이름을 떨치며 일본영화계를 이끌었다. 이내 그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도쿄대학교 총장을 역임했고 퇴임 이후 <존 포드론>를 비롯한 숙원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씨네21> 290호). <존 포드론>은 2022년 일본에서 출간된 후 이듬해에 한국
[특집] 하스미 시게히코를 말하다, 일본의 영화·문학 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와의 인터뷰, 출판물 안내, 젊은 영화평론가들의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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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과 서민의 계급 격차 사랑, 시한부, 기억상실 등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는 그간 우리가 보아온 익숙한 설정이 전면에 등장한다. 지겨울 만도 한데 ‘아는 맛’이 무섭다고 우리는 그 익숙함에 즐겁게 빠져든다. 하지만 박지은 작가 드라마의 매력은 단지 ‘아는 맛’에 있지 않다. 그걸 살짝 비트는 매력이 있달까. <눈물의 여왕>은 재벌 계급 남자주인공과 소위 ‘캔디렐라’로 불리는 서민 계급 여자주인공의 사랑이라는 익숙한 구도를 비틀어 ‘개천’이 아닌 ‘용두리’에서 나온 인재, 백현우(김수현)와 ‘퀸즈’ 그룹의 실세, 홍해인(김지원)의 로맨스라는, 성별 반전 서사를 등장시킨다. 단지 성별만 바뀌었을 뿐인데 꽤 새롭다. 우리가 벗어나야 할 ‘클리셰’가 계급 격차 로맨스 드라마만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우듯, 우리에게 익숙한 가부장사회의 관습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재현한 덕분에 통쾌하기도 하다. 물론 ‘가부장제’의 자리가 ‘자본’으로 대체된 설정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오수경의 TVIEW] ‘눈물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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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하드 필링스>
넷플릭스 | 영화 / 감독 진 스툽니스키 / 출연 제니퍼 로런스, 앤드루 바스 펠드먼, 매슈 브로더릭 / 공개 3월31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뻔하고 난잡하지만 시류를 면밀히 직시하는 코미디
32살 바텐더 매디(제니퍼 로런스)의 인생은 구제불능이다. 꼬일 대로 꼬인 삶도 해결이 촉급하지만 당장의 지갑 사정이 훨씬 긴박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매디는 재산세를 내지 못해 부업에 요긴히 사용하던 자동차마저 압류당한다. 실의에 찬 매디의 눈에 한 부호 부부가 내건 광고가 들어온다. 숫기도 연애 경험도 없는 아들 퍼시(앤드루 바스 펠드먼)의 대학 생활이 우려돼 퍼시의 대학 진학 전 그를 남자로 만들어주면 부부의 자동차를 내주겠다는 것. 당장 자동차가 필요한 매디는 앞뒤 가리지 않고 퍼시를 유혹한다. <노 하드 필링스>는 20대 초반부터 수많은 신기록을 경신한 할리우드 톱배우 제니퍼 로런스가 속칭 ‘화장실 코미디’라 불리는
[OTT 추천작] ‘노 하드 필링스’ ‘홈리스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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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 8부작 / 연출 벤 테일러, 아만다 브롯치, MJ 델라니 / 출연 루이사 헐랜드, 제이크 던, 에이드리언 레스터, 닉 모하메드 / 공개 3월29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유치해서 별로거나 유치해도 괜찮거나
1705년 영국, 고향에 온 넬(루이사 헐랜드)은 환영받지 못한다. 가난한 집으로 다신 돌아오지 않을 거라 큰소리치고 번지르르한 대위와 멀리 떠났지만 전쟁에서 대위가 죽자 갈 곳을 잃는다. 아예 맨몸으로 귀향한 건 아니다. 요정 ‘빌리 블라인드’ (닉 모하메드)에게서 초인적인 힘을 얻은 넬은 마을을 제멋대로 휘두르는 영주의 아들 토머스(제이크 던)를 혼내주면서 기세가 산다. 그러나 곧 큰 사건에 휘말려 영주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이상한 능력이 있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도망자 신세가 된다. 전편이 공개된 8부작 <레니게이드 넬>은 호쾌한 스펙터클을 중심으로 동화적인 세계를 증축해나가는 판타지물이다. 절대 지기 싫어하는 여성이 자기 성미에 걸
[OTT 리뷰] ‘레니게이드 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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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기준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영화계에 처음 입문한 ‘1980년대생’이다. 촬영팀 서드에서 세컨드에서 퍼스트에서 촬영감독으로, 미술팀원에서 팀장에서 미술감독으로, 편집 어시스턴트에서 편집감독으로 성장한 뒤 영화의 한 파트를 책임 진 경험이 여러 번 있는 재능 있는 스탭들이 자문단의 추천을 받았다. 논의 과정에서 촬영, 미술, 편집 외에 의상, 분장 등 다른 파트에서도 다양한 이름이 거론됐다. 하지만 1980년대생으로 범주를 한정할 경우 아직 팀장 및 실장급 이력만 있거나 아직 영화가 공개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다른 카테고리와의 통일성을 위해 고심 끝에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음악감독의 경우 최근 영화음악이 기존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 형태로 진행되는 케이스가 늘어났다는 특수성을 고려했다. 기성 뮤지션들의 이름이 명단에 대거 포함될 경우 자칫 ‘영화인’의 정의가 불분명해져 이번 특집의 취지가 모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유진 | 미술 |
<화이: 괴물을 삼
[특집] ‘한국영화 NEXT 50’ - 스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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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기준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영화계에 처음 입문한 ‘1980년대 이후’ 출생자이다. 제작팀에서 시작해 프로듀서, 더 나아가 최근 제작자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젊은 영화인들을 선별했다. 제작자는 시나리오 개발부터 캐스팅, 투자 유치, 프로덕션 관리까지 영화제작 전반을 책임지는 일을 한다. 한국에서 프로듀서는 기획 PD와 제작 PD로 나뉘는데, 특히 영화계에서는 대체로 현장에서 예산과 스케줄을 관리하는 후자를 일컫는다. 제작자-프로듀서의 경우 다양한 경험과 직무 일을 중요시하는 업계 특성상 선정 기준에 필모그래피 숫자를 놓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있어 작품 수에 제한을 두지는 않았다.
모일영
“모일영 프로듀서는 작품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바를 큰 그림에서 볼 줄 아는 천리안을 지녔다.”(이진희 씨앗필름 대표) <길복순> <킬링 로맨스> <82년생 김지영> <탐정: 리턴즈>의 중심엔 모일영 프로듀서가 있다. 그는 가볍게 웃
[특집] ‘한국영화 NEXT 50’ - 제작자-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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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범위는 ‘1990년대 이후’ 출생자 혹은 ‘장편 주연작 5편 이하’의 배우이다. 이미 주연으로 상업영화를 이끌며 산업의 허리로 꼽히는 1990년대생 배우들 중 연기력과 개성, 주연배우로서의 스타성이 출중한 인물들을 중심에 두되, 30대에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펼치기 시작해 막 전성기로 향하고 있는 40대 남자배우, 독립영화에서 두각을 드러낸 차세대 라이징 스타 중 자문단과 <씨네21> 기자들이 그 미래를 과감히 응원하기로 한 신인배우들을 일부 포괄했다. 영화의 얼굴이자 목소리, 상징이기도 한 동시대의 가장 뜨거운 주역들을 소개한다.
강하늘
강하늘의 깊은 아이홀과 귀밑턱, 깔끔하게 떨어지는 얼굴선은 최근 트렌디한 매력으로 승부하는 미남 스타들과 차별화된 노선을 걷는다. 덕분에 그의 고전적인 얼굴은 고려시대 황자가 되어도(<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 되어도(<동주>), 철없는 스무살로 돌아가도(<스물>
[특집] ‘한국영화 NEXT 50’ -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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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기준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영화계에 처음 입문한 ‘1980년대 이후’ 출생자 혹은 ‘장편영화 3편 이하를 연출’한 감독이다. 이창동, 홍상수처럼 전통적인 작가주의 감독은 물론 봉준호와 박찬욱이 장르영화로 칸영화제에서 성과를 내는 모습을 지켜보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충족하는 행보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세대다. 이들은 CJ ENM,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등 투자배급사를 중심으로 한 한국 영화산업 지형도가 굳어지고 한국영화아카데미 등 영화학교가 독립영화 제작의 주된 허브 역할을 하던 시기에 활동했다. 그럼에도 주류 밖에서 지속적인 영화 만들기를 고민하는 이들 또한 존재했다.
김보라
여성의 성장기는 미시사가 아니라 영웅담이 될 수 있을까? 사회적 비극과 공명하는 동시에 자기 서사의 내밀함을 추구할 수 있을까? 김보라 감독이 대답처럼 내놓은 <벌새>의 출현은 여성 서사의 필요와 중요성에 대한 인지가 본격적으로 재공유된 2018년 페미니즘 리부트
[특집] ‘한국영화 NEXT 50’ -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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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를 만드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특히 베스트10, 50, 100처럼 숫자에 제한을 두고 대상군 중 일부를 뽑아내야 하는 작업은 크고 작은 논란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누락된 인물이 없도록 가능한 한 자료를 모두 살펴봤는지, 선정 기준을 제대로 설정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도 결국 특정 작품이나 사람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를 두고 논박이 오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씨네21>이 창간 29주년을 맞이해 ‘한국영화 NEXT 50’을 선정한 이유는 바로 지금이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 이창동 이후 다음 세대를 논하기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판단이 들어서다. 단지 오컬트 장르영화 <파묘>가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젊은 감독들의 약진이 두드러져서가 아니다. 전세계 영화산업에서 한국영화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면, 가장 대중적인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이 국제영화제에서도 인정받으며 작가로 대우받는다는 점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봉준호와 박찬욱은 재미있는 장르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이다
[특집] 이제 다음 세대를 함께 호명해야 할 때, ‘한국영화 NEXT 50’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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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가 개봉 32일 만인 3월24일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오컬트 장르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에 이어 <파묘>를 연출한 장재현은 젊은 상업영화 감독 중에서도 드물게 관객에게 고유의 색을 각인한 사례다. 반면 지난해 여름 개봉한 재난 스릴러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은 필모그래피에서 겹치는 장르가 없다. 미쟝센단편영화제 대상 수상작 <숲>은 호러, 발칙한 에너지로 무장한 <잉투기>는 액션, <가려진 시간>은 판타지 드라마였고 최근 아이유의 <Love wins all> 뮤직비디오를 연출해 화제가 됐다.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단편 이후 각자의 노선을 확고히 다진 장재현과 엄태화, 두 감독을 포함해 지금s 한국영화는 명백한 세대교체의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 <씨네21> 편집부는 지금 한국영화의 현재이자 미래가
[특집] 한국영화계의 현재이자 미래. 감독, 배우, 제작자-프로듀서, 스탭 50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