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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더 세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작가가 교도소 범죄극 <프리즌>(2016)으로 데뷔했을 때, 모두들 숨겨둔 의외의 취향부터 묻고 시작했다. 나현 감독은 <야차>(가제)로 그 인상을 한번 더 확실히 새겨넣는다. 그는 <프리즌> 때의 즐거움을 되새기며 이번엔 “더 세게, 더 크게”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현재 90% 정도 후반작업이 마무리된 <야차>는 중국 선양을 주 무대로 삼는 정통 첩보 액션물이다. 좌천된 검사 지훈(박해수)이 해외 비밀 공작을 전담하는 블랙팀으로 파견되어 무시무시한 성격으로 악명 높은 팀의 수장 강인(설경구)을 만난다. 영화는 단 며칠의 시간에 집중하며 동북아 정세를 뒤흔드는 스파이 활동의 중심으로 뛰어든다. 나현 감독은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인 동시에 부처를 보좌하는 수호신이기도 한”설화 속 존재 야차를 극중 배우 설경구의 코드네임으로 붙이면서 인물이 가진 강렬
'야차'(가제) 나현 감독 - 아시아 첩보 액션의 스펙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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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민 감독이 <명량>(2013) 이후 8년 만에 또 다른 이순신 장군 이야기로 컴백한다. 역대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최고 기록을 가진 <명량>(1761만명)은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군을 상대했던 이순신 장군의 기적과도 같은 승리를 다뤘다.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은 명량해전보다 시기적으로 5년 앞선 1592년의 한산해전을 그린다. 최민식이 연기했던 이순신은 박해일이 연기하고, 변요한이 적장으로 출연한다. <명량>에 이어 <한산>과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까지 ‘이순신 3부작’을 준비 중인 김한민 감독을 만났다.
-꽤 예전부터 이순신 3부작을 구상했었다고.
=이순신 장군을 그린다면 이순신의 해전을 다루고 싶었다. 삼도수군통제사, 지금으로 치면 해군참모총장의 자리에 있던 사람이니 이순신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해전에서 그가 어떻게 활약했고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한산: 용의 출현' 김한민 감독 - 젊은 전략가 이순신과 거북선의 극적인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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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리틀빅픽처스는 <미스터 주> <저 산 너머> <소리꾼> <이웃사촌> 등을 개봉하고 <사냥의 시간>을 넷플릭스로 보내는 역사적인 선례를 남겼다. 다양성영화, 중소 규모의 영화에 주력하는 투자배급사의 사정이 얼마나 열악했을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가운데 권지원 리틀빅픽처스 대표는 “CGV아트하우스가 사업을 접는 등 독립예술영화의 투자배급을 진행할 수 있는 회사 자체가 줄어든” 시장의 판세가 끼칠 악영향을 함께 우려했다. 이처럼 암담한 상황에도 지난해에 <애비규환>, 올해 개봉이 예정된 <세자매> 등 관객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청량한 영화들을 꾸준히 선보이는 행보야말로 리틀빅픽처스의 저력이라 할 만하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미스터 주> <저 산 너머> <소리꾼> <이웃사촌> <애비규환> 등 여러 작품을 극장 개봉했다. 실적은
권지원 리틀빅픽처스 대표 - 리틀빅만의 방향성은 지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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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이하 메가박스)의 영화들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는 <자산어보> <킹메이커> <교섭> <대외비> <유체이탈자> <범죄도시2>로 라인업을 잘 꾸렸지만, 이정세 메가박스 영화사업본부 본부장은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한국 영화산업이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2020년 메가박스의 상황이나 실적을 정리한다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2월에 개봉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개봉을 일주일 미뤘는데 개봉주에 신천지발 확산이 시작돼 결국 손익분기점을 못 넘겼다. 8월엔 <오케이 마담>을 개봉했는데 8·15 집회가 터졌다. <자산어보> <킹메이커> <유체이탈자> 같은 영화의 개봉을 미루면서 지난해엔 피해가 컸다. 최종 결과표를 받았을 땐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 개봉일을 잘못 정했나? 열심히
이정세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사업본부 본부장 - 극장 정상화 기다리며 새로운 파트너십을 늘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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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가 지난해 극장 개봉시킨 영화는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우선 코로나19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했던 2월 중순에 개봉한 장유정 감독의 <정직한 후보>는 15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7월 공개된 연상호 감독의 <반도>는 380만명 관객을 불러모았고, 현재 일본에서도 흥행 중이다. 나름대로 위기를 잘 헤쳐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NEW 영화사업부의 수장 김재민 대표는 그럼에도 2020년을 “잃어버린 1년”이라고 칭했다. “2021년은 2020년과 2022년 사이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는 해”가 될 것이란 설명과 함께 김재민 대표로부터 NEW 영화사업부의 조직 개편 소식까지 속속들이 들었다.
-<반도>가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원더 우먼 1984>를 제치고 외화 1위로 선방 중이다. 해외 시장에서 4800만달러(약 526억원) 넘는 수익을 거둬들였는데, <반도>의 해외 흥행 요인은 무엇이라고 분석하나.
=자국 영화나 애니메이션
김재민 NEW 영화사업부·콘텐츠판다 대표 - 우리가 가진 작품들의 유통 영역을 더 넓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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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쇼박스는 첫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와 <남산의 부장들>로 좋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싱크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사흘> <휴가> <야차> 등이 개봉을 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으나 쇼박스의 미래를 위한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상윤 쇼박스 투자제작본부장은 “지금의 혼란스런 상황이 가져온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얼굴이 될 수 있다”라며 회사가 변모할 방향을 전해줬다.
-지난해 쇼박스의 성적을 자평한다면.
=작품 면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남산의 부장들>은 상당히 좋았고, <국제수사>는 좀 아쉽다. <이태원 클라쓰>는 쇼박스 첫 드라마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지만 이후 속도를 내지 못해 다른 후속작을 바로 내지 못했다.
-<남산의 부장들>과 <국제수사>가 넷플릭스에 서비스되고, 쿠
이상윤 쇼박스 투자제작본부 본부장 - “역량을 보여줄 틈새는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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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히트맨> <#살아있다> <강철비2: 정상회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개봉시켰고, 이중 세편의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올해는 <모가디슈> <한산: 용의 출현> <인생은 아름다워> <해적: 도깨비 깃발> 같은 대작부터 <자백> <기적> <싱글 인 서울> <아이> 같은 영화들이 대기하고 있다. 영화는 늘었고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지만 정경재 롯데컬처웍스 콘텐츠사업 부문장의 말에선 자사 콘텐츠에 대한 믿음이 느껴졌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들이 선전했다.
=2020년에 개봉 준비했던 작품이 7편이었다. 그중 텐트폴 영화 세편인 <모가디슈> <보스턴 1947> <인생은 아름다워>는 개봉을 연기했고 나머지 네편은 계획대로 개봉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강철비2: 정상회담>은 아쉽게 손익분
정경재 롯데컬처웍스 콘텐츠사업부문장 - 확장성 있는 IP를 우선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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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CJ ENM은 영리하게 선전했다. 애초 계획한 라인업 중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네편(<클로젯>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담보> <도굴>)이 극장 개봉한 가운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436만명을, <담보>는 172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초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으로 CJ ENM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순간과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을 동시에 겪었던 임명균 CJ ENM 상무는 “우리가 가진 전력을 꾸준히 밀고 나가는 한편, 밝은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겠다”고 올해 각오를 드러냈다.
-지난해 라인업이 선전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뭔가.
=배급 일정을 정할 때 코로나19 상황에 직면한 관객의 니즈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 시장 사이즈와 우리 라인업의 사이즈를 비교했다. 더 많은 대작을 개봉시키지 못한 건 아쉽다.
-올해 라인업을 짜는 데 고민이 많았을 것
임명균 CJ ENM 영화사업본부 투자배급사업부 상무 - 최고의 IP를 만들어 다변화된 플랫폼에 유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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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국내 투자배급사들에 예정에 없던 숨고르기의 해였다. 코로나19의 장기화 탓에 극장이 위기를 맞으면서 투자배급사들은 라인업 공개를 일제히 미루고, 진열을 재정비했다. 극장 매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영화산업 특성상 극장의 위기가 계속되면 창작자가 OTT와 직접 거래하면 되니 결국 투자배급사의 역할도 무의미해지지 않겠느냐는 의문도 계속 나오던 차다. 지난해 개봉하지 못한 작품들 상당수가 올해 개봉을 노리는 상황에서 국내 투자배급사들은 어떤 길을 모색하고 있을까.
임명균 CJ ENM 영화사업본부 투자배급사업부 상무, 정경재 롯데컬처웍스 콘텐츠사업부문장, 이상윤 쇼박스 투자제작본부 본부장, 김재민 NEW 영화사업부·콘텐츠판다 대표, 이정세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사업본부 본부장, 권지원 리틀빅픽처스 대표 등 투자배급사 투자책임자 6명으로부터 올해 한국 영화산업에 대한 전망을 들었다. 유정훈 메리크리스마스 대표, 정현주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대표는 개인적 사정으로
투자배급사 투자책임자 6명이 말하는 2021년 한국 영화산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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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가장 멋진 묘비명(그런 순위가 존재한다면)을 떠올릴 때 첫손가락에 꼽힐 버나드 쇼의 묘비명은 분명 오해받고 있다. 새해가 되면 멋진 문구를 내걸고 건설적인 미래를 위해 열심히 행동하겠다는 다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그럴 때면 약속이나 한 듯 버나드 쇼의 묘비명도 별책부록마냥 딸려오는데, 다들 이 말을 두고 그러니까 후회하기 전에 망설이지 말고 당장 열정을 불태우라는 독려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하지만 내 귀엔 이 말이 그저 솔직한 고백과 자기 성찰, 그리고 괜찮다는 위로로 다가온다. 아마도 버나드 쇼가 무덤에서 일어나 다시 삶을 산다고 해도 그는 생을 마감할 때까지 또 한번 우물쭈물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망설임과 멍때림이야말로 삶의 본질 중 일부라고 생각한다. 본질이 거창하다면 허락 정도로 해두자. 무언가를 하거나 무언가가 되지 않아도 좋을, 지금 있는 그대로의 삶. 물론 더 나은 무언가가 아닌 현재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그래도 괜
디즈니와 픽사의 장점을 결합한 신작 <소울>이 ‘태어나기 전 세상’을 체험하게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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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이 맡긴 것이 무엇이든 안전하고 신속하게 배달하는 드라이버가 있다. 설사 그것이 범죄자일지라도 말이다. <그림자 살인>(2009), <봉이 김선달>(2016)을 연출한 박대민 감독의 신작 <특송>은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맡은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드라이버 은하의 은밀한 직장 생활을 다룬다. 끝내주는 운전 실력을 겸비한 그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는 직선적인 재미를 주는 여성 액션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던 박대민 감독이 늦깎이로 면허를 따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전에 만든 영화들은 코미디와 추리를 섞는 등 다양한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에는 이야기 구조를 단순화하면서 액션의 쾌감이나 배우의 멋스러움을 보여주는 데 공을 들였다”는 박 감독의 말처럼 <특송>은 시작부터 끝까지 온갖 장애물을 뚫고 배달을 완수하려는 드라이버 은하의 속도감 넘치는 활약을 보여줄 예정이다.
의뢰받은 일은 배송사고를 일으키지 않고 반드시
'특송' 박대민 감독 - 보랏빛 그녀의 특급 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