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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정기간행물의 인터뷰어 윤서(임선우)는 마트 캐셔와 인터뷰 중이다. 자신이 설계한 질문에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자 윤서는 당황한다. 그녀는 집에 돌아와 녹취를 풀고 글을 완성하여 송고한다. 일을 마친 그녀는 배달 앱을 켜고 음식을 고른다. 하지만 음식은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는다. 윤서는 예정된 도착 시간을 한참 지나 도착한 배달원 수찬(김명찬)에게 불만을 제기한다. 사과를 요구하는 윤서에게 수찬은 미안한 일 한 적 없다며 재배송하라고 야멸차게 돌아선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듯이 둘은 인터뷰 건으로 다시 만난다.
<, 어른이 되는 나이>는 보호 종료가 되어 자립한 청년 수찬과 까칠한 어른 윤서가 만나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성장영화다. “한번쯤은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잖아요.” 수찬의 대사처럼 영화는 조건 없이 타인을 믿을 수 있는지 관객에게 질문한다. 영화는 그것이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조건이라 말하고 있다. 보호 종료 아
[리뷰] ‘열여덟, 어른이 되는 나이’, 조건 없는 믿음을 베풀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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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툰드라에서 천년 넘게 순록들을 유목하며 순록들의 피와 살로 살아온 예이츠 부족이 있다. 예이츠 부족의 한 가족인 소녀 그리샤(이윤지)와 남동생 꼴랴(김서영), 엄마 슈라(김예은), 아빠 톡챠(강길우)는 하루하루를 고단하지만 단란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원인 모를 병으로 갑작스레 쓰러지고, 연방군 대위 블라디미르(이관목)가 사냥꾼 바자크(송철호)와 함께 이들 부족의 보금자리를 위협해온다. 아빠가 약을 구하러 도시에 간 사이, 그리샤는 태고의 숲을 천년 넘게 홀로 지키고 있다는 전설 속 숲의 주인 붉은 곰(이용녀)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순록 세로데토와 함께 북극성을 따라 길을 떠난다. 몰래 누나를 쫓아온 꼴랴도 그리샤의 여정에 합세하고, 이들 남매는 추위와 역경을 헤치며 머나먼 길에 나선다. 한편 땅의 완전한 소유와 통제를 위해 숲의 주인을 해치려는 블라디미르 또한 붉은 곰을 향해 발길을 재촉한다.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은 시베리아 툰
[리뷰]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위대하고 뭉클한 전언, 아름다운 설원 풍경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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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캠핑 유튜버
캠핑이 취미지만 공연 스케줄에 영화 홍보까지 하다 보니 캠핑은 꿈도 꾸기 어려웠다. 그것을 대리 만족하게 해주는 것이 캠핑 유튜버 영상이다. 주로 <빅바디>와 <언니네영상관> 그리고 <꽃보다패밀리>를 본다.
<도망가자>
얼마 전 가수 선우정아의 <도망가자>를 우연히 듣게 됐다. 듣자마자 대여섯번을 연속해서 들었다. 문화 충격을 받았을 정도로 그녀의 가창력은 놀라웠다.
로스트치킨 샌드위치
S사의 대표적인 다이어트 메뉴인데 한창 다이어트할 때 먹거나 가끔 속이 더부룩할 때 식사 목적으로 먹는다. 소화가 잘되는 메뉴라 공연 전에 즐겨 먹는다.
삼목항
가끔 쉬는 날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공항 고속도로를 달린다. 최종 목적지는 삼목항. 바다를 구경하고
[LIST] 배우 정성화가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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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드라마처럼 JTBC <사랑의 이해>도 메인 주인공 두 사람을 엮어 부르는 애칭이 있다. 같은 은행에서 일하는 하상수 계장(유연석)과 안수영 주임(문가영)의 이름자를 따서 ‘수수커플’이라 한다. 커플의 정의는 짝이 되는 한쌍, 연인 사이를 뜻하는데, 이들은 드라마 절반인 8회가 되도록 사귀지 않는다. 서로의 마음을 공식화하려던 약속 장소 앞에서 상수는 망설였고, 수영이 그 망설임을 목격하면서 어긋난 후, 각자 다른 연인과 만나는 상태이며 앞으로도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가 될 것 같지 않다.
신분증 줄 색으로 구별되는 정규직과 계약직, 집안 형편과 처지가 달라 갈등하는 둘만의 이야기라면, 사랑은 격차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것이다. 하지만 상수보다 직급도 높고 경제적으로 훨씬 윤택한 박미경 대리(금새록)가 상수에게 직진하고, 계약직조차 아닌 용역 경비원 정종현(정가람)이 동경하는 수영에게 고백하며 위아래로 더해진 관계에선 이들의 처지를 가늠하는 좌표가 부정할 수 없
[유선주의 드라마톡] JTBC ‘사랑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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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1985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1월10일에 열린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비영어 작품상’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의 산티아고 미트레 감독 작품이며, 전주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국내에 이름을 알린 <라 플로르> 감독인 마리아노 이나스가 각본에 참여했다. 우리나라의 1980년대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아픔을 겪은 아르헨티나의 근현대사를 담았다. 아르헨티나는 1976년부터 83년까지 군부 세력이 정권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 직후 정권을 잡은 민선 대통령의 결단으로 폭력을 일삼던 군부 세력을 향한 재판이 열리게 된다. <아르헨티나, 1985년>은 그 재판의 기소를 맡은 검사 훌리오 스트라세라와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 시대의 분위기를 재현한다.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재판을 담당했던 훌리오의 “절대 다시는 안된다”라는 대사가 가슴을 울린다.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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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추천작] ‘아르헨티나, 1985년’ ‘해방’ ‘나이브스 아웃2: 글래스 어니언’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 시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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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 출연 모리 나나, 데구치 나즈키, 마키타 아주, 조 카이리, 후쿠치 모모코 / 플레이지수 ▶▶▶
중학교를 졸업한 키요가 고향을 떠나 교토로 향한다. 마이코가 되기 위해서다. 마이코는 정식 게이샤가 되기 위한 수련 과정을 거치는 연습생을 일컫는 말인데, 이를 위해선 일정 기간의 합숙이 필수다. 소꿉친구 스미레가 같은 꿈을 품고 키요와 함께한다. 문제는 둘간의 재능 차이다. 타고난 재능과 근성을 갖고 있는 스미레와 달리 전통무용을 소화하지 못하는 키요는 결국 관리자로부터 귀가 통보를 받게 된다. 게이샤가 되는 그날까지 서로의 곁에 머물겠다는 약속을 한 키요와 스미레는 상심에 빠지는데, 때마침 숙소의 요리사가 공석이 됨에 따라 키요에게 기회가 생긴다. 키요에겐 뛰어난 요리 솜씨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은 우리나라에선 익숙지 않은 ‘마이코’가 속해 있는 교토 화류계의 일상을 그리는 드라마다. 동명의 원작 만화로부터
[OTT 추천작]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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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에게 고함. 작전을 시작한다. 성공하기 전까지는 멈춰서는 안된다.” 상하이에 이어 경성에서도 총독부 고위 간부를 노린 테러가 발생한다. 항일 조직 ‘흑색단’이 ‘유령’이라는 이름의 스파이를 곳곳에 심어놓고 이같은 작전을 준비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총독부는 수사를 시작한다. 신임 경호대장 카이토(박해수)는 일부러 흑색단 방식으로 가짜 공지를 보내 외딴 호텔로 5명의 용의자를 불러모은다. 통신과 감독관 무라야마 쥰지(설경구), 통신과 암호 전문 기록 담당 박차경(이하늬), 정무총감 직속 비서 유리코(박소담), 암호 해독 담당 천은호 계장(서현우) 그리고 통신과 직원 백호(김동희)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고발하고 누명을 씌워야 하는 벼랑 끝 상황에 놓인다.
1933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지만 <유령>의 진짜 목표는 당시 시대상과 항일운동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있지 않다. 내러티브를 이끄는 동력으로 점쳐졌던 유령의 일부 정체는 초반부터 드러나고, 중반부의
[리뷰] ‘유령’, 항일운동의 특성에서 발견한 장르성과 도발적인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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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시간 내에 반드시 인질을 구출해야 한다. 분쟁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탈레반에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자국민들을 안전하게 귀환시킬 목적으로 교섭 전문 외교관 재호(황정민)가 현지에 파견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온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도 상황에 투입된다. 둘의 공조가 상황을 빠르게 호전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상반된 입장을 지닌 두 사람의 협조는 요원해 보인다. 교섭이 차질을 빚으며 상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피랍된 인질들이 되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재호와 대식은 갖은 방법을 동원한다. 현지인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대식은 파슈토어에 능한 통역가 카심(강기영)을 팀에 합류시킨다.
<교섭>은 <제보자> <리틀 포레스트>를 연출한 임순례 감독의 신작이다. 외교관으로서 철저히 룰을 지키는 재호와 인질을 안전하게 빼올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도하려는 대식의 입장 차가 도드라진
[리뷰] ‘교섭’, 원칙과 변칙의 조화, 물러섬 없는 정직한 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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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 안온한 삶을 살고 있는 사라사(히로세 스즈)에겐 사실 떨쳐내지 못한 유년의 상처가 있다. 그는 소아성애자에 의해 자행된 잘 알려진 유괴 사건의 피해자로, 함께 살고 있는 애인 료(요코하마 류세이)를 비롯해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식당의 직장 동료들 역시 그 피해 사실을 알고 있다. 어느 날, 사라사는 우연히 한 카페에 들르게 되고, 그곳에서 15년 전 자신을 유괴했던 가해자 사에키 후미(마쓰자카 도리)와 마주친다. 그는 사라사를 알아차리지 못한 듯 행동한다. 그날 이후 사라사는 료와의 관계가 흔들리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후미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사라사와 후미의 이 기묘한 관계를,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보여주는 방식으로 설명하고자 시도한다. 사라사의 현재가 후미와의 재회로 인해 동요한다면, 그것은 과거에 일어났던 유괴 사건이 세간에 알려진 대로 소아성애자의 추악한 범행이라고만 잘라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후미의 범죄 행각은 동시에, 가족으로부터 성적 학대
[리뷰] ‘유랑의 달’, 위험하고도 싶고, 안전하고도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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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예고 없는 죽음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시작한다. 가족의 저녁 식사를 준비하던 여자(김지숙)는 잠들어 있던 시어머니가 숨을 거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연이어 시아버지 김 노인(신구)은 길을 잃고 배회하다가 경찰의 도움을 받고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아내의 죽음으로부터 비롯된 충격 때문인지 노인이 치매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들을 못 알아보고 식탐을 주체하지 못하며 시작된 증상은 빠르게 악화된다. 남편과 마찬가지로 여자 역시 직업을 갖고 있지만 노인을 돌보는 일은 온전히 며느리의 몫이다. 아들과 딸, 그리고 손자도 못 알아보는 노인이 며느리만 알아보고, 심지어 그가 하는 말에는 제법 순순히 따르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치매에 걸린 노인과 그를 돌보는 며느리의 수난극이 된다. 영화는 숨이 찰 만큼 빠른 속도로 두 사람이 겪어야 하는 고통의 순간과 그 이미지들을 나열하듯 보여준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등장하는, “늙는다는 것은 인간이 감당해야
[리뷰] ‘겨울 이야기’, 의미를 찾기 힘든 고루한 수난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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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쇼맨인 헥터(하비에르 바르뎀)는 오늘도 무대에서 쫓겨난다. 성공을 향한 그의 열망이 간절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관객을 사로잡을 만한 확실한 무기가 없는 게 문제다. 포기를 모르는 헥터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 위해 뉴욕의 한 희귀 동물 상점을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노래하는 악어 라일(숀 멘데스)을 발견한 뒤 희망에 부푼다. 그러나 문제는 라일에게 무대 공포증이 있다는 것이다. 헥터와 있을 땐 그 누구보다 뛰어난 노래를 들려주지만, 수많은 관중 앞에 나서면 라일은 입을 떼지 못한다. 그 결과 상황이 더 악화된 헥터는 뉴욕을 떠나게 된다. 라일을 집에 홀로 남겨둔 채로 말이다.
1년여의 시간이 흐른 뒤, 라일이 있는 집으로 한 가족이 이사를 온다. 12살의 조쉬(윈슬로우 페글리)는 그렇게 다락방에서 라일을 만난다.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은 혼란스러운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적응하지 못하던 조쉬가 비슷한 처지에 있던 라일과 우정을 쌓으며 차차 성장하는
[리뷰]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 라일이 인간 말 듣지 않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