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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백현진의 <빛>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 함께 나왔던 백현진 형의 노래다. 평소 즐겨 듣는 김오키의 색소폰 연주가 들어가 있는데, 함께 들으면 정말 좋을 거다.
웨인 왕 감독의 <스모크>
이번에 <박하경 여행기>를 만들면서 닮고 싶었던 영화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원작이고 폴 오스터가 각본을 썼다. 이나영 배우가 “혹시 촬영 준비를 할 때 보면 좋을 영화가 있느냐”고 묻기에 “딱히 없지만 굳이 꼽자면 <스모크>”라고 추천했다. 그리고 어느 날 메신저로 “이런 영화를 추천해줘서 너무 고맙다”는 연락이 왔다.
일본 드라마 <나의 누나>
“이것은 나와 나의 누나가 아주 잠깐 둘이서만 살았던 시절의 기록이다.” 마스다 미리의 만
[LIST] 이종필 감독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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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물의 길> 관객수가 900만명을 돌파하고, 모두가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를 보는 것 같은 요즘, 다른 한쪽에서 은근히 뜨겁게 타오르는 장르가 있다. TV조선 <미스터트롯2-새로운 전설의 시작>과 MBN <불타는 트롯맨>이 거의 동시에 막을 올린 것이다. 초반 시청률은 전자가 압승을 거두었지만, <내일은 미스터트롯> 제작진이 방송사를 옮겨 내놓은 후자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가슴에 크게 숫자를 써붙인 트레이닝복 차림의 참가자들 위로 “단 하나만, 살아남는다”라는 문구가 떠오르는 <불타는 트롯맨>의 오프닝은 <오징어 게임>의 노골적인 오마주다.
<오징어 게임>의 영희 인형만큼이나 거대하고 생뚱맞아 보이는 동상 ‘트맨’으로부터 출발한 투명 공이 ‘최첨단 AI 시스템’을 통해 무대 중앙으로 이동한 다음, 천장에서 쏟아지는 5만원 뭉치로 기본 상금 3억원을 채워넣는다. “여러분! 3억
[최지은의 논픽션 다이어리] ‘불타는 트롯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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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잊었으니까>
디즈니+
추리소설 작가 M(아베 히로시)은 거의 모든 일상을바 ‘등대’에서 소모한다. 그러니 <모두 잊었으니까> 의 주 배경 역시 바 등대가 된다. 등대에 모이는 M 과 직원, 손님들의 작은 이야기가 촘촘하게 엮이면서 묘한 서사의 리듬이 일렁이는 식이다. 메인 플롯은 분명 M의 여자 친구인 F의 실종인데 이야기는 자꾸 중심에서 벗어나 주변 인물들의 서브플롯을 파편적으로 진행한다. 또 매회 마지막을 실제 뮤지 션들의 라이브 공연으로 꾸리면서 이야기의 막간에 의도적으로 강세를 두기도 한다. 꼭 무위의 미스 터리물이라고 부르고 싶어지는 독특한 작법이 매력적이다. 16mm 필름으로 촬영한 화면의 아날로그 질감도 시리즈의 기묘함을 더하는 데 착실히 일조한다. <드라이브 마이 카>의 공동 각본가인 오에 다카마사가 연출과 각본에 참여했다.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외
최근 <견왕: 이누오
[OTT 추천작] ‘모두 잊었으니까’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 ‘페일 블루 아이’ ‘잠적: 김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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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 크리에이터 조엘 필즈, 조셉 와이즈버그 / 감독 크리스 롱, 케빈 브레이, 귀네스 호더 페이튼 / 출연 스티브 카렐, 도널 글리슨 / 플레이지수 ▶▶▶
심리 상담사 앨런(스티브 카렐)에게 새 환자 샘(도널 글리슨)이 찾아온다. 앨런은 내담자 샘의 태도가 영 탐탁지 않다. 항시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터라 눈을 마주치기도 힘들고 본격적으로 내심을 파고들려 하면 화제를 돌리기만 한다. 샘의 상담 성과가 요원해지려던 찰나 상황은 예상치 못한 국면으로 전환된다. 앨런이 집 앞에서 습격당한 후 납치된 것이다. 눈을 뜬 그는 웬 가정집의 독방에 갇혀 있고 발목엔 족쇄가 채워져 있다. 이윽고 앨런의 감금에 샘이 연루돼 있음이 밝혀지면서 둘은 못다 한 상담을 이어나간다. 아버지의 학대 탓에 강한 충동 장애에 시달리는 샘, 아내의 죽음으로 아들과 반목을 겪고 있는 앨런이 서로의 트라우마를 직면하기에 이른다.
<그 환자>의 화두는 ‘관계’다. 표면적으론 상담사 앨런과 내담
[OTT 추천작] 디즈니+ ‘그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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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성산동에는 ‘도토리 마을 방과후’가 있다. 초등학생 아이들의 방과 후 돌봄과 교육을 병행하는 터전이다. 공식 교육기관은 아니기에 일반적인 학습 과목을 가르치진 않는다. 대신 5명의 교사와 60명의 아이들은 삶에 꼭 필요한 생활 방식을 공부한다. 이를테면 다 함께 저녁을 만들어 먹고, 자전거를 배워 나들이 가고, 각종 놀이를 하며 일상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이다. 하지만 방과 후 운영엔 문제가 산적해 있다. 정부 지원이 없는 탓에 부모, 교사들의 출자로만 예산을 충당하고 있다. 또 방과 후 교사들은 법적으로 교사의 직위를 취득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정부의 각종 복지를 누리지 못하고, 사회는 교사 경력조차 인정해주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찾아오면서 도토리 마을 방과후의 존립은 날이 갈수록 불투명해진다.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는 곳.’ 도토리 마을 방과후의 팻말에 적힌 문구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들을 잘 자라게 할 것인가? 방과 후 교사들이 택한 방법은 끝
[리뷰]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아이들이 잘 자라기 위해 필요한 어른들의 자맥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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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소행성과 충돌할 위기에 처한다. 인류는 다가오는 종말을 막기 위해 ‘달 방패 계획’을 수립한다. 달 기지에서 신무기인 우주 해머를 발사해 소행성을 파괴하고, 그 파편들이 달의 궤도에 흡수되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8년에 걸친 노력 끝에 인류는 마침내 소행성을 파괴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소행성의 파편들이 궤도를 벗어나 달은 물론이고 지구와 충돌한다. 결국 인류의 생존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달에 혼자 남게 된 사람이 있다. 언제나 모난 데 없이 중간만 가기를 바라는 정비팀 소속 독고월(선텅)이다. 달 기지의 모든 사람들이 충돌을 앞두고 탈출하면서, 그가 우주선에 탑승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누구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충돌 이후의 달 기지에는 독고월과 300인분의 114일치 식량과 탈출한 사람들에게 잊힌 또 다른 존재인, 과학연구팀에서 관리하던 캥거루 한 마리가 남아 있다.
영화 <문맨>은 이러한 재난의 상황에서 독고월의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
[리뷰] ‘문맨’. 관객의 자리를 빼앗는 치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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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주인공 권수진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25살의 평범한 대학원생의 삶, 또는 25살의 돈 많고 유명한 무녀로서의 삶, 이 두 가지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싶은가. 부모가 이혼하면서 수진은 무당인 할머니 경원에게 맡겨졌다. 수진에게 사람들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능력이 나타난 것은 4살 되던 해였다. 경원은 그런 손녀가 자신과 같은 운명에 내몰리지 않기를 바랐고, 점을 보는 일을 금지시키려 했다. 현재의 수진은 신당을 갖고 있는 무당이다. 다큐멘터리 <시간을 꿈꾸는 소녀>는 앞선 질문의 선택지 사이에서 흔들리며 살아온 수진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대학 입시로 불안했던 고등학생 때부터, 주말마다 신당의 일을 해야 하면서도 보통의 대학 생활을 동시에 해나가려 했던 날들을 지나 무당으로서의 삶을 선택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7년의 시간을 카메라는 할머니 경원과 수진 사이에 오가는 다정한 마음과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갈등의 순간들을 통해 보여준다.
[리뷰] ‘시간을 꿈꾸는 소녀’, 좋은 사람의 시간을 위한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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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네(크리스틴 쿠야트 소프)는 사랑이 고프다. 시그네가 어릴 적 이혼한 아버지는 딸에게 영 무심했다. 남자 친구 토마스(아이릭 새더)는 예술가 경력을 쌓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연인은 뒷전으로 내팽개치기 일쑤다. 토마스와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도 시그네는 무관심에 고통받는다. 예술계 인사들은 자기 자랑만 늘어놓을 뿐 시그네의 말은 흘려듣기만 한다. 결국 시그네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알레르기가 있냐는 주방장의 물음에 있지도 않은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다고 답한다. 그녀의 꾀병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자 시그네는 쾌감을 느낀다. 이윽고 시그네는 더 큰 관심을 받기 위해서 피부병을 일으키는 약물을 불법 남용하기 시작한다. 부작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지만 시그네는 이를 기회로 대중의 이목을 끌려 한다.
<해시태그 시그네>는 시그네의 기행이 비단 그의 잘못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시그네의 병적인 애정결핍과 관심에의 욕구를 현 사회에 만연한 이기주의와 연결하는
[리뷰] ‘해시태그 시그네’, 나만 아니면 된다는 기괴한 이기주의 시대의 얼굴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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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풍경 소리와 소파
풍경 소리를 들으며 소파에 앉아 이야기가 오기를 기다린다.
유튜브 <민음사TV> <오지은 임이랑의 무슨얘기>
특히 좋아하는 것은 ‘문박싱’, ‘아이템과 차 얘기’. 내 곁을 좋아하는 것으로 채우는 일은 ‘나’를 살피는 ‘돌봄’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살피며 얻었던 기운을 모두에게 전달해주고 싶은 그녀들의 다정한 마음이 듬뿍 느껴진다. 그녀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이 리스트를 작성한다.
따릉이
쓰기 위해서는 적절한 이완과 긴장이 필요한데 도무지 균형이 맞춰지지 않으면 따릉이를 탄다. 그러다 문득 걷고 싶을 때면 언제든지 반납할 수도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가. 또 갑자기 술을 마시고 싶을 때도!
책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여성의 수치심: 젠더
[LIST] 김세인 감독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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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노이즈>
넷플릭스
<프란시스 하> <결혼 이야기>를 연출한 노아 바움백이 돈 드릴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신작을 공개했다. 3부로 구성된 영화는 유독가스 공중 유출 사건을 겪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블랙코미디다. 우선 앤디 워홀의 팝아트를 연상시키는 컬러풀한 미장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TV나 라디오에서 접했던 재난이 실제로 한 가족의 삶을 덮치면서 일으키는 불안을 포착한다. 특히 후반부엔 재난 이후 일상화된 불안과 공포를 다룬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평소에 거슬리지 않았던 백색소음이 평온했던 삶에 파문을 일으킨다. “가정은 이 세상 모든 그릇된 정보의 온상이다.” 영화 속 대사처럼 이 가족의 위기는 유독가스가 덮치기 이전부터 시작됐는지 모른다.
<인페르노 속으로: 마그마의 세계>
넷플릭스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이 화산학자 클라이브 오펜하이머의 책 <세상을 흔든 화산 폭발>에서 영감을 받아 만
[OTT 추천작] ‘화이트 노이즈’ ‘인페르노 속으로: 마그마의 세계’ ‘해안가로의 여행’ ‘다프트 펑크 언체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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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 감독·각본 강윤성 / 출연 최민식, 손석구, 이동휘, 허성태 / 플레이지수 ▶▶▶
2015년 필리핀 아길레스의 코리아타운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용의자로 차무식(최민식)이 긴급 체포된다. 죽은 사람은 필리핀에서 무식을 거둬준 민석준 회장(김홍파)이었다.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둘은 볼튼 카지노 입찰에 대해 전화로 다툰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무식이 민 회장에게 원한을 품을 만한 이유는 없었다. 그는 필리핀 이민국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이야기는 1972년 경남 양산으로 돌아가 무식의 어린 시절을 비추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카지노>는 필리핀 카지노계에서 거물이 된 한국인 차무식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시리즈이다. 2022년 12월28일 기준 4화까지 공개된 <카지노> 시즌1은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4화까지 차무식의 일대기를 조명하는 데 분량을 할애한다. 무식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 편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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