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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뛰어든 노엘(마틴 발스트룀), 데빈(에멜 아민), 조쉬(마크 오브라이언), 리나(조지아 킹). 4명의 친구들은 프리미엄 주차 앱을 완성하기 직전이다. 하지만 투자사는 이들을 재촉하며 계약 취소를 통보한다. 주차 앱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한달. 절망감에 휩싸인 그 순간, 이들은 벽 너머의 숨겨진 다락방을 발견한다. 그 방 안엔 평행 우주로 건너갈 수 있는 미스터리한 거울이 있다. 현실보다 느리게 흐르는 평행 우주 속에서 이들은 앱을 완성해 계약을 성사시킨다. 이제 이들은 판을 키워 거울을 통해 현실 자체를 바꾸기 시작한다.
<인투 더 미러>는 현실보다 시간이 느린 거울 속 평행 우주를 여행한다는 독특한 소재의 SF 타임 스릴러다. 빨간색과 파란색을 활용한 오프닝 시퀀스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영화의 설정은 <인셉션>을 연상시키지만 평행 우주에 대해 독특한 접근법을 선보인다. 평행 우주는 현실과 표현의 차이만 있을 뿐 거의 동일한 세계다.
영화 '인투 더 미러' 현실보다 시간이 느린 거울 속 평행 우주를 여행한다는 독특한 소재의 SF 타임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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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2년 전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희주(김시은)가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남편이 중앙선을 넘어 교통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란 낙인이 찍힌 바람에 희주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에 이중적으로 발이 묶인 상태다. 희주는 결혼 후 그만뒀던 공장에 재취업하고, 그곳 식당에서 조리사로 일하는 영남(염혜란)과 우연히 만난다.
영남은 희주의 남편이 일으킨 사고로 인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남편을 2년째 간호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조우와 아물지 못한 상처가 뒤섞이고, 의중을 알 수 없는 영남의 딸 은영(박지후)이 나타나 희주 곁을 맴돈다. 은영은 희주에게 교통사고와 관련된 고백을 하고, 영화는 사고의 가해자와 피해자 관계가 뒤바뀔 수도 있는 국면을 맞는다.
상처를 지닌 두 여성이 부딪히는 이야기란 외피를 걷어내면 <빛과 철>은 한국 사회의 보편적인 노동문제를 다루고 있다. 하청노동, 짧은 근속연수, 산업재해 등 만연해서 익숙하고, 익숙해서 고민하길 게을리
영화 '빛과 철' <곡성> 연출부 출신인 배종대 감독의 첫 장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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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아동학대 사건의 충격파가 여전한 한국 사회에 <고백>의 도착은 절묘하다. 로맨스물 <초인>(2015)으로 데뷔한 서은영 감독의 두 번째 영화인 <고백>은 현실의 도처에 널린 여성과 아동을 향한 폭력 속으로 서늘하게 잠수하는 작품이다.
지역 아동복지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오순(박하선)은 신체 곳곳에 멍이 든 아이를 보고도 학대 가정에 아동을 방치하는 사회에 지독한 환멸을 느낀다. 이미 직장에서도 여러 번 주의 대상이 된 오순은 툭하면 가해 부모에게 달려들어 악을 쓰기 일쑤다. 한편 의욕 넘치는 신참 순경인 지원(하윤경)은 다른 동료들처럼 야간근무와 ‘출동’을 하고 싶지만 현실은 늘 실내에서 전화만 받는 처지다. 성폭력 근절 캠페인에 동원되어 화사한 모습으로 포스터 촬영을 하는 등 여성 순경에 대한 미묘한 구색 맞추기식의 분위기도 그를 답답하게 만든다.
영화는 공중파 뉴스에 국민 1인당 1천원씩 모금해 1억원을 마련하라는 유괴범의 메시
영화 '고백' 현실의 도처에 널린 여성과 아동을 향한 폭력 속으로 서늘하게 잠수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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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이치(하라다 다이조)는 도쿄와 니가타를 왕복하는 심야 고속버스의 운전사다. 니가타에서 살고 있는 그는 도쿄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애인 시호(고니시 마나미)를 만나 소소한 일상을 보낸다. 어느 날, 떨어져 지내던 가족들이 그의 곁에 하나둘씩 모여든다. 도쿄에서 취직한 아들 레이지가 집으로 돌아오고, 이혼한 아내가 그가 운행하는 버스에 탄다. 리이치의 딸은 결혼을 앞두고 마음이 뒤숭숭하다.
<미드나잇 버스>는 혼란한 시기에 다시 모인 가족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이해하는 과정을 드린 드라마다. 극적인 사건은 없지만 카메라는 가족 구성원들이 상대의 감정과 생각을 알아가는 과정을 차분하게 담아낸다. 다케시타 마사오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영화 '미드나잇 버스' 떨어져 지내던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자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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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들은 자신들의 뛰어난 능력으로 인간의 일을 도우며 함께 생활해왔다. 하지만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엘프들은 상처를 입고 지하 세계에 숨어 지낸다. 한편 특별한 능력이 없던 ‘엘피’는 인간에게 손재주를 배우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인간 세계로 떠나고, 제빵사 테오를 만나 그에게 디저트 만드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테오의 뛰어난 능력을 질투하던 동생 브루노의 계략으로 테오의 제과점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다.
<엘프>는 디저트 제작 과정부터 완성된 결과물까지 섬세한 시각적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빚으로 폐업할 처지에 놓인 인간의 현실과 문제를 해결해주는 당돌한 엘프들의 작법이 무리 없이 섞이며 웃음을 자아낸다.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따뜻한 교훈을 선사하는, 설 연휴에 아이들과 함께 보기 좋을 애니메이션이다.
영화 '엘프' 엘프가 있는 제과점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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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이 두려운 10대 소녀의 꿈속으로 들어가는 애니메이션. 아버지의 재혼으로 양어머니와 의붓 자매 제니가 이사 오자, 미나는 침대를 빼앗기고 키우던 햄스터 비고마저 동물보호소로 보내야 할 참이다. 미나는 꿈속에서 사람들의 꿈을 연극 무대처럼 꾸미는 드림빌더들의 세계를 발견하고, 제니의 꿈을 조작해 제니가 현실에서도 자신과 비고를 좋아하게 만들려고 한다.
<드림빌더>는 덴마크 애니메이션 감독 킴 하겐 젠슨의 첫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잠자며 꾸는 꿈과 현실 사이의 관계를 애니메이션적인 상상으로 만들어냈다. 한국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2017)의 시각특수효과(VFX)에 참여한 토니 징크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영화 '드림빌더' 꿈을 조작해 현실의 소원을 이룰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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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임무를 마치고 우주 궤도를 돌던 오르비타-4호에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침입한다. 이후 오르비타-4호는 원인 불명의 사고로 지구에 불시착한다. 두명의 우주 비행사 중 한명만이 살아남았는데, 생존자의 회복 속도가 이상하리만큼 빠르다.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뇌전문의 클리모바(오크사나 아킨쉬나)가 연구소에 도착하고 클리모바는 잠든 우주 비행사의 몸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를 발견한다.
<스푸트닉>은 미확인된 외계 생명체가 우주 비행사와 함께 지구에 도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외계생명체를 구현한 그래픽이 뛰어나고, 외계 생명체와 인간의 공생이란 설정이 <에이리언>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그만큼의 위압감은 없다. 긴 타임라인에 비해 긴장감과 볼거리도 부족하다.
영화 '스푸트닉' 잠든 우주인의 몸에서 깨어난 외계 생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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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부터 운수가 좋지 않은 애나(말린 애커먼). 그날 밤 설상가상으로 그녀의 카페가 불에 홀랑 타버리고 만다. 풀이 죽은 애나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친구 샬린은 비밀리에 운영되는 여성 전용 파이트 클럽에 그녀를 초대한다. <칙 파이트>는 점점 인생이 꼬여만 가는 애나가 파이트 클럽에서 삶의 의미를 되찾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액션 영화다.
주목할 것은 상대방을 녹다운시키는 마지막 한방이다. 이를 슬로모션으로 담아내며 격투의 타격감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한방을 위해 영화가 쌓아야 할 분노의 빌드업은 상대적으로 허술하다. 애나의 분노는 링 밖의 자신의 삶에서 발생하는데 영화는 이를 단편적으로만 다룬다. <바이 바이 샐리>와 <컴 백 투 미> 등을 연출한 폴 레이든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 '칙 파이트' 여성 전용 파이트 클럽에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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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차 타지에 온 이브(루시 드베이)는 클럽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한 남자(아리 보르탈테르)를 만난다. 이브는 매너와 유쾌한 춤 솜씨를 겸비한 남자와 즐겁게 어울리다가 함께 클럽 밖을 나선다. 이브가 남자의 차에 타는 순간 남자는 그대로 이브를 납치한다. 알고 보니 남자는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그 모습을 포르노로 제작하는 살인마였던 것.
영화는 유럽의 동화 <빨간 모자>를 모티브로 차용해 범죄 스릴러에 대입한다. 영화 속 원전의 흔적을 엿볼 수 있지만 <늑대와 빨간 재킷>은 교훈적인 동화보다는 말초적인 유희를 겨냥하는 오락물에 가깝다. 영화는 오로지 추격의 재미에만 기댈 뿐, 개연성을 고려하지 않은 이야기는 끊임없이 덜컹거린다. 더욱이 살인마가 촬영한 납치 영상을 일부 보여주어 관객에게 불필요한 불쾌함을 덧댄다.
영화 '늑대와 빨간 재킷' 동화 <빨간 모자>를 모티브로 삼은 범죄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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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가 뉴욕에서 살고 있는 빌리(아콰피나)는 고향 중국에 사는 할머니(자오슈젠)와 종종 통화하며 일상을 공유하고 위로를 주고받는다. 작가의 꿈도, 경제적 독립도 이루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막막하게 보내던 빌리는 어느 날, 할머니가 폐암 4기 진단을 받았으며 살날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음을 전해 듣는다. 당장 할머니에게 전화하겠다는 빌리에게 부모님은 할머니에게는 병에 걸린 사실을 말하지 않기로 했다며, 내색하지 말라고 한다. 아버지(티지 마)와 어머니(다이애나 린)의 만류에도 고향을 찾아간 빌리는 ‘착한 거짓말’을 하며 할머니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가족들 틈에서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낸다.
“실제 거짓말에 기반한 이야기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시작하는 영화<페어웰>은 중국계 미국인 감독 룰루 왕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중국의 도시 창춘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미국 이민 2세대 주인공 빌리의 혼란과 갈등을 통해 가족과 삶, 자아
영화 '페어웰' 아시아계 최초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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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장꼬장한 할아버지 에드(로버트 드니로)는 마트에서 점원과 오해가 생겨 실랑이를 벌이다 발을 다친다. 딸 샐리(우마 서먼)는 걱정된 마음에 자신의 집에서 같이 지내자고 제안하고, 에드는 마지못해 받아들인다. 자기 방을 내주고 지저분한 다락방 신세를 지게 된 손자 피터(오크스 페글리)는 결국 에드에게 전쟁을 선포한다. 가족들은 모른 채 말이다.
<워 위드 그랜파>는 방 하나를 두고 할아버지와 손자가 가족 몰래 전쟁을 치르는 가족 코미디 영화다. <미트 페어런츠>에서 사위와 싸운 전적이 있는 로버트 드니로는 이번 영화에서 손자랑 싸운다. 그는 헬리캠 등과 같은 첨단 기술을 이용하여 날쌘 손자와 대등한 대결을 벌인다. 둘의 싸움의 재미 포인트는 가족들 몰래 진행된다는 점이다. 마치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듯 샐리와 그녀의 남편 아서(롭 리글)는 영문도 모른채 에드와 피터가 심어놓은 함정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웃음을 선사한다. 이들의 싸움은 개인전으로 시작해 팀
영화 '워 위드 그랜파' 방 하나를 사이에 둔 할아버지와 손자의 못 말리는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