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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위기의 남자> 남기남 이혼 위기에 처하다
[정훈이 만화] <위기의 남자> 남기남 이혼 위기에 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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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보는 신문을 어깨 너머로 힐끗 보다, 오늘이 5·18이구나, 생각했다. 얼마 전 4·19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이 숫자의 조합이 상기시키는 기억과 상념의 무게는 아마 세대별로 다를 것이다. 나는 그걸 무겁게 상기하는 세대에 속하지만, 그 무거움으로부터 도피한 부류다.영화는 도피처로 적당하다. 나는 <스타워즈>가 싫지 않다. 싫기는커녕, 그런 판타지의 쾌감이 없으면 이 일이 도무지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에피소드1>의 레이스 장면만으로도 나는 7천원 지불을 망설이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재미없는 건 할리우드영화의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말들이다. 그런 말들은 너무 뻔하게 옳아서 재미없다.그런데 이 쾌락의 세계는 안전하지 않다. 판타지에서 다시 기억으로 결국 현실에의 회귀를 권유하며 안온한 자족적 쾌락을 뒤흔드는 것도 영화다. 켄 로치의 영화가 그랬다. 1996년, <랜드 앤 프리덤>을 봤을 때의 충격을 잊기 힘들다. 기
켄 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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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집으로...> 할머니의 내면연기는 계속된다
[정훈이 만화] <집으로...> 할머니의 내면연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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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사는 게 힘들구나. 늙었다….”이렇게 만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사실은 좀 민망했다. 친구 상가에서 같이 운구를 했던 게 1990년쯤이니 12년 만이다.<씨네21> 평론상 당선작을 뽑고 나서 뽑힌 사람이 1962년생이라는 걸 알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이 마흔 넘어 이런 짓을 하고 있다니…. 이 사람도 속에 바람이 어지간히 많은 모양이군…. 그런데, 이름이 낯익었다. 설마 했다. 사실은 내가 아는 친구와 동일 인물일 거라는 예감이 곧바로 들었으나, 그렇지 않길 바랐다. 그런 예감이 든 이유도 그게 아니길 바란 이유도 잘 모르겠다.그 친구와 나는 딱히 친한 편은 아니었다. 그저 같은 시대에 같은 학교를 다니고 비슷한 고민을 했던 터라, 강의실에서보다는 술집에서 거리에서 좀더 자주 마주쳤고, 난 사람 좋아보이는 잔주름 많은 그의 얼굴과 처진 눈과 느린 말투를 기억하고 있었다. 살다보면, 느리게 천천히 다가와서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있다. 대개 목소리
5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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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공공의 적> 공공의 적 만들기
[정훈이 만화] <공공의 적> 공공의 적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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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다가 남동철과 논쟁을 벌였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와 <아이언 팜>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약간 뜨악하지게 느껴지실지 모르지만 간략하게 중계하자면 이렇다.남:<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최근의 멜로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 만듦새도 좋고, 무엇보다 캐릭터가 참신하다. 윤리적 금기 뿐만 아니라, 전통적 여성성으로부터 이만큼 자유로운 여성 캐릭터를 최근 몇년간의 멜로에서 보지 못했다. <아이언 팜>은 너무 허술하고 진부하다.허:<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만듦새가 좋은 건 동의한다. 상대적으로 <아이언 팜>이 허술해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이언 팜>을 지지한다. <아이언 팜>이 훨씬 영화적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영화적이지 않으면, TV드라마의 대체재로 전락한다. 영화적이려면 스크린 사이즈에 대한 자의식이 있든가, 아니면 영화사와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해야 한다. <
취중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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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100분 토론> 올바른 토론문화 정착
[정훈이 만화] <100분 토론> 올바른 토론문화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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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라는 직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어떤 선배가 “기자는 잘한다고 치켜세워주면 저 죽는 줄 모르고 뛰는 놈들”이라고 말한 기억이 난다. 내가 보기에 한국영화인들이야말로 그런 사람들이다. 도저히 불가능해보이는 고지를 그들은 의지와 뚝심으로 돌파해버렸다. 냉정한 사람이라면 해선 안될 일을 저질렀고, 그래서 성공했다. 20억 남짓한 돈으로 잠수함영화를 만들거나 대규모 시가지 총격전을 찍는 영화인들은 한국 밖엔 없었다. 그러느라 정두홍 무술감독 같은 사람은 몸에 볼트를 12개씩 끼우게 됐다. <씨네21>에서 강우석 감독을 ‘과욕의 승부사’로 부른 적이 있는데, 따지고보면 많은 그 호칭은 많은 한국영화인들이 나누어 가져야 맞다. 그 과욕이야말로 지난 7년간 한국영화가 이룬 경이적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문제는 그 과욕의 목표가 돈과 힘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창간 7주년 기념호라서 올해도 변함없이 한국영화산업을 움직이는 파워 50을 선정했다. 개인적으로 이 순위 작성에서 늘 흥미로
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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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돈 세이 워드> 미쳐버린 남기남
[정훈이 만화] <돈 세이 워드> 미쳐버린 남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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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기자 혹은 영화기자가 되는 방법을 우리 인터넷사이트나, 독자엽서, 혹은 개인 전자우편으로 물어오는 독자들이 꽤 많다.(<씨네21> 편집장이 되는 방법을 물어온 특이한 사람도 있었다.) 그런 때는 대개 이런 정보를 알려드린다.시험의 평가기준은 첫째, 글솜씨. 둘째, 평론가 수준은 아니라도 일반 관객보다는 높은 영화 지식. 셋째, 중급수준 이상의 영어 독해력. 그리고 모집주기는 평균 1년반 정도만에 한번이지만 결원이 생길 경우에 모집하므로 시기가 일정하진 않음. 전공은 묻지 않음.그렇게만 말하고 나면 어딘지 허전해진다. 뭔가 더 필요하고 중요한 게 있는데 그걸 말하지 않았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서라도 뭔가 보충설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편의상 여기서 영화기자는 영화잡지 기자를 말한다. 일간지의 영화기자는 신문기자로 들어간 뒤에 발령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되는 길도 가는 길도 좀 다르다)솔직히 말하면, 영화평론가가 되겠다는 후배들을 보면
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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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바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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