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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BIAF)이 10월20일부터 5일간 열린다. 매년 초가을을 함께한 BIAF는 올해에도 유수의 국제 장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을 한데 모아 관객을 맞이한다. 그리고 이 축제의 가장 맨 앞자리에서 관객들을 맞이하는 이는 홍보대사 최예나다. 해맑은 웃음소리, 긍정적인 마인드셋, 넘어지면 넘어진 김에 신발끈을 묶고 일어날 것만 같은 밝은 에너지는 여느 성장물 애니메이션을 연상하게 한다. 가수 최예나는 앨범 작업부터 비주얼 디자인, 퍼포먼스 구성과 무대 연출까지 자신의 손이 닿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완벽주의적 성향을 지닌 스페셜리스트지만, 애니메이션 앞에서만큼은 장르와 소재 등에 경계가 없는 제너럴리스트가 된다. 유년 시절부터 무수히 많은 애니메이션으로 세상을 간접경험한 덕에 그로부터 얻은 영감을 자신의 앨범 활동에도 가감 없이 쏟아낸다. 올해 ‘디즈니 특별전’, ‘카자흐 특별전: 불멸의 카자흐’ 등 다채로운 색깔의 특별전뿐만 아니라 디즈니 DNA를 지
BIAF #1호 [인터뷰]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홍보대사 최예나, 주문을 외쳐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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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송국 스탭이 먼지 쌓인 창고에서 낡은 카세트 테이프 하나를 발견한다. 그 안에 녹음된 것은 중독적인 멜로디의 허밍 소리. 아이돌 그룹 멤버가 진행하는 라디오 쇼에 그 노래가 재생되고, 사람들은 자꾸만 그 선율을 흥얼거리게 된다. 그리고 하나둘 실종되는 멤버들. 전염처럼 퍼지는 저주를 풀기 위해 매니저는 사설탐정을 찾는다. <주온> <그루지> <사다코 대 카야코> <하울링 빌리지> 등의 호러영화를 통해 밀도 높은 공포감을 안겼던 시미즈 타카시 감독이 부천을 찾았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모두의 노래>를 두고 그가 구현하고 싶었던 두려움의 정체를 이야기했다.
- 올해 부천영화제의 폐막작으로 관객을 만난다. 소감이 궁금하다.
= 10년쯤 전에도 부천영화제를 찾았다. 장르적으로 내 관심사와 일치해서 의미 있는 영화제다. 게다가 이렇게 폐막작으로 오게 되다니 정말 영광이다. 많은 관객
BIFAN #8호 [폐막작 인터뷰] ‘모두의 노래’ 시미즈 타카시 감독,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로 공포를 조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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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야, 나한테 기대.” 인터뷰 전, 배우 김혜나가 함께 사진 촬영하던 정이서에게 건넨 말에 울컥한 까닭은 그 한마디가 <그녀의 취미생활> 내내 혜정(김혜나)이 정인(정이서)에게 눈으로 하던 말과 같았기 때문이다. 하명미 감독의 장편 데뷔작 <그녀의 취미생활>은 이혼 뒤 심신이 무너진 채 고향 마을로 돌아온 여자 정인과 그곳으로 이사 온 눈에 띄는 여자 혜정의 절박한 이야기다. 정인은 혜정의 조용한 뒷받침 아래 자기 삶에 함부로 침입하는 전 남편 광재(우지현)와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파리 느낌이 나는 카페의 테라스에서 커피 마시는 게 취미”인 정이서와 취미로 “탱고, 서핑,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김혜나와 마주 앉아 그들이 말하는 ‘내겐 너무나 애틋한 영화’에 대해 들었다.
- 동명의 원작 소설이 있다. 원작을 읽어봤다면, 소설과 시나리오는 어떻게 다르던가.
정이서 당연히 읽어 봤다. 영화화 과정에서 정인이 적극적인 캐릭터로 바뀌었고,
BIFAN #7호 [인터뷰] ‘그녀의 취미생활’ 배우 정이서·김혜나, 서로의 아픔을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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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뼈>엔 ‘Mimi’라는 증강 현실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한다. 이용자가 특정 위치 좌표에 본인의 모습을 영상으로 저장하면 다른 이용자들이 해당 위치에서 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영상 속의 인물은 마치 현실에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주인공 마미야는 어느 날 Mimi의 인기 이용자인 아스카를 실제로 만나게 되고, Mimi 속 그녀의 흔적을 쫓는다. <고래의 뼈>의 중핵은 ‘가상과 실재의 차이란 무엇인가?’란 오래된 미답의 논제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오에 타카마사 감독은 ‘세계는 평면이다’라는 생각을 영화 만들기에 적용하여 ‘평면적인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드라이브 마이 카>, <간니발> 등의 각본가로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그의 머릿속은 현실과 영화에 대한 진중한 고민으로 빼곡히 차 있었다.
- <고래의 뼈>의 초반부는 살인 사건에 관한 미스터리 스릴러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작품의 톤 앤드 매너를
BIFAN #7호 [인터뷰] ‘고래의 뼈’ 오에 타카마사 감독, “영화는 평면의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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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촬영을 위해 홀로 사막을 찾은 남자(스콧 헤이즈)의 눈에 보호자 없는 소년이 포착된다. 소년을 도와주다 한밤중에 지쳐 버린 그는 작은 집으로 내려가 집주인 여자(케이트 린 쉐일)의 호의를 받는다. 다음 날 아침, 남자는 자신이 암벽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있다는 걸 깨닫고 탈출을 시도하지만 거듭 실패한다. 곧 자신이 함정에 빠졌음을 직감한다. <더 씨딩>은 데이빗 보위의 뮤직비디오 등 뮤직비디오 연출자로 명성을 쌓아온 바나비 클레이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고립된 인간이 대자연과 불가사의한 소년들에게서 느끼는 겹겹의 공포를 느리게 파고드는 호러영화다. 5분짜리 세계에서 보여준 전위적인 표현법을 내려놓고 정공법으로 영화 만들기에 도전한 바나비 클레이 감독을 화상으로 만났다.
- 첫 장편 연출작의 씨앗은 어떻게 품게 됐나.
= 소규모의 장편영화를 만들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좋아하는 아베 코보의 소설 <모래의 여자>(1962) 같은 영화를 생각했다. <
BIFAN #7호 [인터뷰] ‘더 씨딩’ 바나비 클레이 감독, “대자연과 공동체에 늘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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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
박재인/한국/2023년/105분/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남북통일 10주년을 맞은 가상의 2035년 한국이 배경이다. 대형 산불로 인해 북한 주민들이 남한으로 대거 피난했고, 남한이 이들을 도운 일을 계기로 통일이 이뤄진 상황이다. 그런데 미국 방송국에서 일하는 한국인 스티븐과 그의 후배 김덕정이 과거 통일 과정에서 석연찮은 지점을 발견한다. 산불의 원인이 불명확한데다가 당시 상황을 제대로 증언하는 이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당시 사건의 북한 측 관계자들은 행적을 감추고 있다. 두 사람은 10년 전 사건과 관련된 북한 이주민들의 증언을 듣기 위해 취재를 이어간다. 그 결과 통일을 이룩한 산불의 시작이 북한의 핵 연구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2035>의 핵심은 엉성한 듯하지만 교묘하게 잘 짜인 구성과 연출에 있다. 우선 촬영 측면에서 영화는 두 기자의 캠코더 촬영본을 기본으로 삼아 조악하게 느껴지는 영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촬영
BIFAN #7호 [프리뷰] 박재인 감독,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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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사회>
김병준/한국/2023년/107분/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영길은 도박중독자다. 그를 사랑하고 믿어주는 아내 하림과 장모의 기대와는 영 딴판인 인간이다. 급기야 그는 사채에까지 손을 대 허구한 날 카지노 룰렛을 돌린다. 결과는 늘 쪽박이다. 도박에 빠진 건 영길만이 아니다. 교사인 진수 역시 도박으로 진 사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빚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자 사채업자는 그의 신변을 위협한다. 이런 상황에서 영길과 진수는 카지노 근처에서 우연히 만난다. 서로의 처지를 파악한 둘은 묘한 동행을 시작하며 함께 사채에서 벗어날 방법을 강구한다.
<위험사회> 속의 카지노는 가령 마틴 스코세이지의 영화에서 봤던 쿨하고 멋들어진 장소가 아니다. 도박으로 피폐해진 이들이 자신의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드는 구렁텅이일 뿐이다. 주인공 영길의 일상은 지리멸렬하다. 도박으로 돈을 몽땅 잃은 후 카지노 근처를 빙빙 돌며 사람들에게 차비를 동냥하는 게 하루의
BIFAN #7호 [프리뷰] 김병준 감독, '위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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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쿠마 토시로(사카구치 타쿠)는 독보적인 액션 배우다. 세상도 그걸 인정한다. 그러나 10년이 흐른 현재, 실력은 여전해도 세상은 그를 잊었다. 다시 한번 리얼한 액션극으로 재기를 노리고자 유일무이한 제자 아키라(후쿠야마 코헤이)와 함께 촬영에 돌입한 어느 날, 그는 실제로 싸워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린다. 유다이 야마구치 감독의 6년 만의 신작 <원 퍼센터>는 독창적인 액션 세트피스의 향연으로 숨을 훅 들이마시게 하다가도 리얼 액션 배우에 대한 신념으로 버티는 주인공의 직업의식에 깊게 탄식하게 한다. 올해로 벌써 4번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찾은 유다이 야마구치 감독을 만나 <원 퍼센터>의 놀라운 주연 사카구치 타구 배우와 잊을 수 없는 명장면들에 관해 물었다.
- 첫 장편 연출작 <지옥 갑자원>(2003)의 주연을 맡아 우정을 이어온 사카구치 타쿠 배우가 <원 퍼센터>에서도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극 중 전설의 액션 스타인 토시로처럼
BIFAN #6호 [인터뷰] ‘원 퍼센터’ 유다이 야마구치 감독, 액션은 양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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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10대 소녀 자판(자프린 자이리잘)은 어느 새벽, 생리라는 낯선 변화를 맞닥뜨린다. 불편함과 어색함이 여전하건만 자신을 둘러싼 친구들의 따돌림까지 견뎌야 한다. 2차 성징을 먼저 경험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무시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자판은 자기 안의 또 다른 변화를 조용히 받아들인다. “사춘기에 접어든 여자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기대를 마음껏 무너뜨리는 주인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아만다 넬 유 감독을 만나 호기롭게 호랑이가 되길 선택한 여자 아이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다.
- <호랑이 소녀>로 76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 순간의 소회를 말해준다면.
= 말레이시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 지역성이 두드러지는 작품인데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공감을 표해서 무척 신기했다. 모두가 자판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고 있었다. 사실 수상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수상 발표 전 총평을 먼저 읽어주는데 “외적인 힘과 내적인 힘을 잘 연결시켰다”는 말
BIFAN #6호 [인터뷰] ‘호랑이 소녀’ 아만다 넬 유 감독, 금기를 깨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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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 제너레이션> The Doom Generation
그렉 아라키/미국, 프랑스/83분/스트레인지 오마쥬
1990년대 미국, 조던과 에이미는 술과 마약에 절어 지내는 10대 연인이다. 이들은 본인들보다 훨씬 방탕하게 사는 X를 우연히 만나 동행하게 된다. X는 귀공자 같은 외양과 달리 동물적인 본능으로만 사는, 요컨대 성욕과 식욕과 수면욕이 전부인 인물이다. 그의 거친 성정은 결국 우발적인 살인으로 이어지고 세 사람은 도피의 길을 떠나게 된다. X의 자유로운 생활 양식에 전염된 조던과 에이미는 셋이 함께하는 문란한 성생활까지 즐기기에 이른다.
90년대 컬트 영화계의 총아였던 그렉 아라키 감독의 ‘10대 아포칼립스 트릴로지’ 중 2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선정성을 전면에 드러내며 90년대 미국의 X세대를 표방하는 퇴폐의 공기를 영화에 가득 담는다. X세대의 의식은 정신 착란을 방불케 하는 영상미와 전복적인 영상 문법에서 선명하게 느껴진다. 가령 대화 장면에선 오버
BIFAN #6호 [프리뷰] 그렉 아라키 감독, ‘둠 제너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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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코> Amiko
모리이 유스케/일본/2022년/105분/저 세상 패밀리
거침없는 초등학생 아미코(오사와 카나)는 자기 손으로 즐거운 나의 집을 끝장낸다. 유산 이후 맥없어진 엄마(오노 사치코)를 위로하고자 죽은 동생의 묘비를 만들었는데, 그걸 본 엄마가 완전히 무너져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된 것이다. 오빠는 이탈하고 부모는 무력해져 집이 폐허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세상 탐구에 열심이던 어느 날, 아미코는 베란다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동생의 유령이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평화로운 해변 마을이 배경인 <아미코>는 뜻밖에도 관객을 불편하게 한다. 아미코의 순수함과 아이가 초래한 주변인들의 불행을 끊임없이 마찰시키는데, 그 과정에서 생기는 기묘한 전조로 사람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초반 묘비 사건 이후 아미코가 언제 또 돌출 발언이나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아이가 혼자 있는 장면조차 마음 졸
BIFAN #6호 [프리뷰] 모리이 유스케 감독, '아미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