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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또다른 세계, 지브리 미술관
2002-06-07

<이웃집 토토로>에서 꼬마 메이와 사츠키의 친구 ‘고양이 버스’가 애니메이션 속에서 빠져나왔다. 12살 아래의 꼬마들만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특별 손님들. 나머지는 꼬마들이 뛰노는 걸 마냥 부러워할 수 밖에 없다. 도쿄 도미타카시 이노바시라 공원 안에 자리잡은 ‘지브리 미술관’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또다른 세계다. 우거진 수풀 속에 우묵하게 들어앉은 이 미술관은 보통 미타카 숲의 지브리 미술관이라 불린다. 커다란 토토로 인형의 인사를 받고 들어서면, 옥상에서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오는 거신병을 만날 때까지 미야자키 감독 대표작들에 나오는 모든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 건물 안에 처음 들어가 마주치는 풍경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본 온천장 풍경. 금방이라도 마녀 유바바가 어디선가 뛰쳐나올 듯 싶다. 아이들은 치히로가 마녀 유바바를 만나기 위해 떨면서 올라가던 엘리베이터를 직접 타 볼 수도 있고, 2층 공중다리 위를 쿵쾅 쿵쾅 뛰어다닐 수도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모든 걸 아이들이 직접 만져보고,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예약제로 하루 2600명 정도의 관람객만 찾는다는 이 미술관엔 금지 팻말은 거의 없다. 아이들은 미야자키 감독이 직접 그린 원화들을 코 앞까지 들여다 볼 수도 있고, 그저 ‘재미로’ 만들어 놓은 작은 문들은 아이들의 장난감이다. 오래된 편집기를 돌려보거나 촬영 기계를 돌려보는 아이들의 눈엔 호기심이 넘친다. 아이들 손을 붙잡고 미술관을 찾은 어른들한테는 미술관에서만 상영되는 특별 단편들이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최근 상영되고 있는 영화는 길을 잃고 헤매다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는 강아지의 모험을 그린 <코로의 산책> 등. 40여년을 영사기사로만 일했다는 콧수염의 할아버지가 영사기를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부스 안에 앉아 영화를 돌려준다. 미야자키 감독의 큰 아들인 미야자키 코로 관장은 “미술관 자체가 전시물·작품이길 바랬다”면서 “1년에 2회 정도 다른 아이템으로 전시를 바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도쿄/정세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