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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구와 사투를 벌였던 레이 붐붐 맨시니 <챔피언>개봉 앞두고 방한
2002-07-04

“내게도 고통스러운 기억이었다”

“살아 있는 한 난 김득구와 뗄 수 없다.” 198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김득구와 사투를 벌였던 레이 붐붐 맨시니(41)가 <챔피언>의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6월24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멀티플렉스 메가박스에서 <챔피언>을 본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한국 축구의 선전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붉은색 손수건을 양복 상의에 꽂았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영화화 제의가 있었지만 일절 만나지 않다가 지난해 한국에서 연락이 와서 처음으로 나섰다”는 그는 김득구의 아들을 만나볼 생각이 있느냐는 ‘가시돋친’ 질문에 “나도 세 아이의 아버지다. 그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특별히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만났더라도 그냥 안아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고 답했다.

현재 LA에서 거주하며 영화배우와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챔피언>에 대해 “힘있는 영화다. 그토록 힘든 경기였음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줘서, 김득구를 사람들이 영웅으로 기억할 수 있게끔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당시 김득구가 끝내 목숨을 거두자 그 충격으로 얼마 뒤 링을 떠난 그에게, 20년 전 사건을 상기하게끔 하는 질문이 계속되자 도중 곽경택 감독은 “당시 김득구는 굉장히 화려한 가운을 입었고, 당신은 비장한 느낌의 가운을 걸쳤는데, 영화 속에서는 일부러 반대로 입혔다”면서 “그걸 알아챘느냐?”고 묻자, 맨시니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