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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외계인이 ‘흔적’을 남기며 스며든다
2002-07-31

그레엄(멜 깁슨)은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은 뒤로 신을 버린 신부다. 그는 필라델피아 부근의 한 옥수수 농장에서 마이너리그 최장거리 홈런과 최다 삼진아웃 신기록을 가진 동생 메릴(호아킨 피닉스)과 아버지를 싫어하는 아들 모건, 물이 오염됐다며 마시지 않아 온 집안을 물잔으로 뒤덮이게 하는 딸 보 등 두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레엄 가족은 어느날 아침 옥수수밭에서 거대한 ‘미스터리 서클’을 발견한다. 원과 직선의 기하학적인 모양을 띄고 일정한 방향으로 쓰러져 있는 옥수수대들. 다음날 밤 창문에 어리는 수상한 그림자를 발견한 그레엄은 메릴과 함께 범인이라고 의심되는 그림자를 쫓지만 인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순발력을 보이며 그 그림자는 사라진다. 그리고는 세계 각국에서 미스터리 서클이 연달아 발견되고 그 1마일 안 상공에는 미확인 비행물체들이 나타난다. 외계인이 출현했다고 생각한 전세계 사람들은 패닉상태에 빠진다. 이 즈음 그레엄은 자신의 아내를 숨지게 한 수의사 레이(나이트 샤말란)의 다급한 전화를 받는다. <싸인>은 이 모든 것이 어떤 거대한 손길에 의해 예정돼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보가 물을 마시지 않는 것부터 아내가 숨지면서 남긴 뜻모를 이야기까지 모든 것이 이미 예정된 인과론 속에 있다는 것이다. <싸인>은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결국 한 가족의 화해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식스 센스>와 맥이 닿아 있다. 영화를 시작하고 40여분이 흘러서야 ‘외계인’이라는 존재가 직접 드러나는 스릴러적인 요소도 비슷하다. 처음 타이틀 화면부터 나타나듯이 평화롭게 보이는 마을과 가족들에게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계속해서 관객들의 숨을 죄어오는 히치콕 스타일의 스릴러는 일품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 나타난 의문들을 한꺼번에 해소시키는 극적인 반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내는 영화팬들도 많을 듯 하다. 뉴욕/이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