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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아시스>의 이창동 감독
2002-07-31

"사랑얘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주인공들이 서로 떨어져 있어도 사랑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데서 해피앤딩이죠"<초록물고기>와 <박하사탕>에서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다뤘던 이창동 감독이 러브스토리를 가지고 돌아왔다. 사랑에 빠지는 남녀는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사회부적응자` 종두와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 공주로 둘 다 세상에서 소외당한 인물들이다. "공주와 종두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절실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공주가 장애인으로, 종두가 사회부적응자 혹은 정신적 장애인으로 규정되는 것은 싫습니다. 그냥 개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 하나죠" 이창동 감독이 지난 2000년 첫날 개봉한 <박하사탕>이후 2년 반 만에 관객들앞에 선보이는 영화 <오아시스>는 오는 8월 28일 개막하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경쟁부문인 '베네치아 59' 에 초청이 된 작품이다. 베니스 영화제 측은 <오아시스>에 출품마감일(6월 15일)을 한 달 이상 미뤄주는 특혜를 주는 등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영화제 나가려고 영화를 찍는 것은 아닙니다. (출품작 선정에) 떨어지지 않아서 덜 기분 나쁜 정도죠" 이창동 감독은 처음에는 <오아시스>를 베니스에 출품하지 않으려 했다. 선정 발표를 기다리는 것도 싫고 떨어지면 실망스러운 데다 유럽사람들이 멜로 영화를 싫어할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이다. "제 영화의 소통대상은 기본적으로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세계적인 보편성이 있다면 외국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괜찮겠죠" 영화 <오아시스>에서 단연 인상적인 것은 남녀 주인공역의 두 배우 설경구와문소리의 연기다. "설경구씨는 제가 쉽게 평가할 만한 배우가 아닙니다" '설경구와 같이 작업하는 것이 정말 큰 행운'이라며 설경구를 치켜세우는 이창동은 이번 영화에서 설경구의 변신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영화 시작 전에는 <박하사탕>의 영호에서 얼마나 변할 수 있을지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촬영이 시작되면서 경구씨는 100% 달라졌죠. 촬영장소에서도 인간이 완전히 변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박하사탕>에서 영호의 첫사랑 순임역으로 출연했던 문소리는 <오아시스>에서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 공주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의지를 가지고' 온 몸을비틀어야 하니까 육체적으로 무척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체적인 것 보다 감정적, 정신적인 점이 더 어려웠을 것 같아요" '왜 굳이 장애인이나 교도소 출소자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이창동은 '의도를얘기하면 재미 없을 것"이라면서도 계속 말을 이어갔다. "'감정 동일화'라는 멜로드라마의 특징을 깨고 싶었습니다. 공주나 종두는 관객들 입장에서는 쉽게 자신과 동일화가 되지는 않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관객들이 두 인물 속에서 자신과 본질적으로 같은 무언가를 발견한다면 만족합니다" 이제 세 편의 영화를 연출한 이창동은 80년대에는 소설가였다. 80년대 초반 국어선생님으로 학교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던 이창동 감독은 「녹천에는 똥이 많다」등의 소설로 이름이 알려졌던 소설가 출신이다. 영화의 제목인 '오아시스'는 다분히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우리 사회에서오아시스라는 말이 생각보다 많이 쓰이더라고요. 오아시스 노래방, 오아시스 호프,오아시스 모텔 등. 사랑이든 영화든 낡아져버린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 속에 숨은의미를 관객들과 같이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이창동 스타일의 러브스토리 <오아시스>는 8월 15일 관객들을 찾아간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