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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단편영화 <지나,여배우,나이는 스물 아홉> <선풍기와 나>
2002-08-28

신선한 자극

한해에 400여편의 독립 및 단편영화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 모두가 공감할 만한 것은 아니다. 모두 제각각 다르지만 어떤 경향들로 묶을 수 있는데 그러다보니 좀 식상할 때도 있다. 그래서 외국에서 만든 단편영화들은, 작품의 수준과는 별개로 신선한 자극을 주기도 한다. 이번 독립영화관(KBS2TV, 8월30일, 토 새벽 1시10분)에서 방영할 <지나, 여배우, 나이는 스물 아홉>(폴 해릴 연출, 16mm, 컬러, 20분, 2000)은 신선한 자극뿐만 아니라 또다른 매력이 있다. 그 매력이란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2001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기도 했던 이 영화는 배우를 막 시작하려는 지나가 겪는 사회적 양심고백쯤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는 배우 오디션을 통과했지만 무대에 선 것이 아니라 노조대회에 나가야 했다. 자신의 경험처럼 노조의 나쁜 점에 대해 얘기하는 역할이었다. 배우가 되려는 간절한 소망 때문에 사회적 양심을 팔아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반듯하게 연출된 숏들과 그 숏 속에서 빛나는 연기는 예술작업에서 숙련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다. 또다른 영화 <선풍기와 나>(안숭희 연출, DV, 10분)는 ‘여름’ 바로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다. 밀폐된 방에서 컴퓨터를 고치다가 문든 고장난 선풍기를 상대로 발작을 하는, 소외된 여름의 풍경이다. 하지만 다른 식으로 보자면, 영화에 나오는 선풍기는 주인공의 삶처럼 느껴진다. 우리 모두의 삶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효인/ 영화평론가·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