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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우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_ STAGE3 (3)
2002-09-07

STAGE3 - “연꽃처럼 향기로운 영화가 돼야 하는데 STAGE3 - "왜 액션영화가 됐겠는가”

<성소> 시나리오 앞부분은 이 영화의 액션을 설명하면서 마지막에 ‘plastic & poetic’라는 수사를 달아놓았다. ‘유연하고(쉽게 형질을 변경할 수 있고) 시적인’ 액션을 찾느라, 홍콩 무술감독 세명이 뛰어들었고 영화의 제작비는 급상승했다. 왜 그런 액션이 이 영화에 필요했는지에 대한 장 감독의 자못 난해한 대답은 이 영화를 읽는 또 하나의 단서가 될지 모른다.

가상현실과 도, 이런 것과 액션이 어떤 관계를 갖는지.

→ 현실과 가상현실이 다를 바 없다는 것. 거기서 액션을 할 근거를 난 찾은 거거든.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이 화려한 액션이 왜 현실감을 가져야 하느냐. 난 실감이 나야 된다는 거였지. 액션 자체로 끝나면 난 그런 거 잘 못하지. 난 철저히 리얼리스트니까. 그게 리얼한 느낌을 줘야, 판타지도 만들어보고, 시공을 넘나드는 액션을 하는 거지. 왜냐면 차별이 없으니까. 어차피 이미진데. 그래서 그게 현실적인 게임이 되고, 게임같은 현실을 만들고, 액션이 얼마든지 자유롭고, 상상력도 자유로워질 수 있는 거지. 나비의 꿈도 마찬가지야. 장자는 그 말을 똑같이 쓴 거잖아. 자면서 나비의 꿈을 꿨는데, 그 나비가 자기를 꿈꾼 건지도 모르겠다는 말은 꿈과 현실을 못 나누겠다, 아니면 둘 다 일종의 일루젼에 불과하다고 생각한 것이지. 아니, 그냥 생각이 아니라 도를 얻은 거지. 내가 액션영화를 뭐하러 했겠어. 그런 기반 위에서 하니까 자꾸 상상력을 극대화할수록 좋고.

전에 토니 레인즈가 장 감독 영화의 코드를 섹스, 정치, 불교 세개로 나눠 장 감독에게 물었다고 했다. 정치는 당연히 전선이 있고, 섹스가 전선을 형성한다는 생각도 보편화됐다. <성소>처럼 불교에 중점을 둘 경우, 전선이랄까, 내적 긴장은 어디에 있는지.

→ 불교는 전선이 없다? 그래도 액션영화가 됐는데 뭐. 전선을 만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이 영화의 아이러니 아닌가. 최후의 메시지는 그런 걸 담고 있는 것 같은데. 드러나지 않을 수 있고 힌트처럼 있을 수도 있지만. 연꽃처럼 향기로운 영화가 돼야 하는데 왜 액션영화가 됐느냐. 마음의 작용이나 물리적인 싸움이나 다 비슷하다고 보는 거지. 스님들이 내공을 기르기 위해서 무술 훈련을 하고 그러는 건 마음에서 일어난 온갖 잡다한 상념과의 일종의 싸움이거든. 마음과 몸이 별개가 아니니까. 구도라는 그 싸움에 많은 악마구리들이 와서 유혹하고 갈등을 일으키고 그러거든. 그게 형상화되면 엄청난 것이라고. 이 우주를 다투는 싸움이 커, 총 쏘는 게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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