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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드림웍스 고사작전
2002-09-09

<슈렉> 제작자 존 윌리엄스와 손잡고 디지털애니메이션 <밸리언트> 제작디즈니가 드림웍스의 도전을 초기진압하기 위해 나섰다. 최근 디즈니는 <슈렉> 제작자인 존 윌리엄스가 대표로 있는 뱅가드필름과 디지털애니메이션 제작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드림웍스의 <턱시도> 제작사이기도 한 뱅가드필름은 그간 드림웍스를 파트너 삼아 일했으나 이번 계약으로 디즈니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됐다.디즈니와 뱅가드필름의 제휴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디즈니와 드림웍스의 경쟁관계 때문이다. 디즈니의 변혁을 주도했으나 끝내 권력투쟁에서 밀려나 스필버그와 손잡고 드림웍스를 만든 제프리 카첸버그는 <슈렉>에서 꿈을 이뤘다. 디즈니를 능가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든 것이다. 그러니 <슈렉> 제작자를 가로챈 디즈니의 이번 계약이 ‘제국의 역습’으로 비칠 만하다. 두 회사의 경쟁관계를 아는 업계에서는 픽사의 디지털애니메이션 외에 기댈 곳이 없던 디즈니가 뱅가드필름이라는 또 다른 날개를 달고 어디까지 날아오를지 궁금해하고 있다. 결과는 디즈니의 지원 아래 뱅가드필름이 준비 중인 영화 <밸리언트>의 개봉예정 시점인 2004년 가을에 드러날 것이다. <밸리언트>는 <버라이어티>가 인용한 내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라이언 일병 구하기>보다는, 좌절감에 빠진 여성이 우연히 군대에 들어가 자신감을 회복한다는 내용의 코미디 <벤자민 일등병>에 가깝다고 한다. 2차대전, 왕따당하는 코믹한 비둘기 밸리언트는 전서구로서 훈련받지만 자격을 얻지 못한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중대한 임무를 맡게 되는 밸리언트,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성패를 가늠할 메시지를 레지스탕스로부터 연합군으로 전달하는 막중한 책무가 비둘기의 여린 날개에 얹혀진다.뱅가드필름은 4천만달러 미만의 제작비로도 <슈렉> 수준의 디지털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자체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고비용의 벽에 부딪혀 대대적인 감원에 나섰던 디즈니로선 외부 회사에서 만드는 저비용 애니메이션에 끌리지 않을 수 없다. 드림웍스의 <슈렉>과 이십세기 폭스의 <아이스 에이지> 등 디지털애니메이션의 잇단 성공도 이번 계약의 촉매가 됐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여하튼 <밸리언트>의 비행에 누구보다 촉각을 곤두세울 사람은 제프리 카첸버그일 것이다.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