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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인디식 성공 <나의 그리스식 결혼>
2002-09-10

저예산영화 <나의 그리스식 결혼>, 박스오피스 2위 지키며 선풍적 흥행이국적이고 작은 영화 한편이 지금 할리우드를 뒤흔들고 있다. 그리스 출신의 신예 니아 바르달로스가 각본을 쓰고 출연한, 500만달러짜리 영화 <나의 그리스식 결혼>(My Big Fat Greek Wedding)이 개봉 20주째 <싸인>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는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9월4일 현재 이 영화가 미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모두 8230만달러. 인디영화로는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에 이은 두 번째 ‘센세이션’인 셈이다.<나의 그리스식 결혼>이 눈길을 끄는 것은 스튜디오의 마케팅 패턴과 정확히 정반대 지점에서 거둔 성공이라는 사실에 있다. 여름 블록버스터가 3천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대대적으로 개봉해 몇주 반짝 관객몰이를 하다가 두어달 안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추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나의 그리스식 결혼>는 20주 동안 버티고 있을 뿐 아니라, 갈수록 개봉관을 늘려가고 있다. 4월19일 개봉 당시 108개 스크린으로 미미한 시작을 보인 이 영화는 시간이 갈수록 세를 불려 20주째인 9월 첫쨋주 노동절 주간엔 1619개로 스크린을 늘렸다. 박스오피스 관계자들은 이 영화가 1억달러의 고지를 넘는 건 기정사실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수십종의 포스터와 예고편을 제작하고, 배우들이 영화홍보에 발벗고 나서는 등 몸과 머리로 때우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 결과. 현지 언론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나의 그리스식 결혼>을 보고 배워야 하는 이유를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나의 그리스식 결혼>은 미국 내부의 그리스 커뮤니티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코미디. 그리스계 웨이트리스가 미국 명문가의 남성과 사랑에 빠지지만, 정체성을 강조하는 부모로부터 결혼 승낙을 받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영국의 <슈팅 라이크 베컴>을 연상시키는 이 이국적인 코미디는 전통과 가족의 가치를 내세우는데다, 폭력도 섹스도 없기 때문에 가족 단위 관객이나 중장년층 관객을 많이 끌어들일 수 있었다. 과도한 액션의 십대 취향 영화들이 주를 이루는 여름 극장가에서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영화였던 것. 평단은 이 작품이 완성도가 높거나 스타일의 혁신성이 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이지만, 유쾌하고 부드럽고 친절한 오락영화라는 데는 이견을 달지 않는다. 평론가 케네스 튜란은 “시트콤처럼 별난 풍경의 커뮤니티, 그 외부인과 결혼하려는 혈기왕성한 그리스 여인의 길 위 동화로서, 좋은 영화라거나 추천할 만한 영화라 하긴 힘들다”면서도, “여느 블록버스터에 없는 따뜻함과 감성, 그리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다”고 칭찬한다. 이 영화의 작가이자 주연배우인 니아 바르달로스는 순식간에 ‘스타’로 떠올랐다. 영화와 TV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코미디 연극배우로 자신을 특화시킨 바르달로스는 톰 행크스의 아내 리타 윌슨을 만나면서 할리우드 진출의 기회를 잡았다. 바르달로스의 코미디쇼를 본 톰 행크스 부부의 권유로 집필한 시나리오가 <나의 그리스식 결혼>. 인디 제작사이자 배급사인 골드서클필름즈와 HBO가 반반씩 제작비를 대서, 어렵사리 영화로 만들게 된 것이다. 한때 에이전트의 권유로 푸에르토리코인 행세를 할 뻔했던 바르달로스는 아이로니컬하게도 그리스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전면에 드러낸 영화로 흥행에 성공했고, 디즈니 계열사인 스파이글래스엔터테인먼트와 차기작 집필을 계약한 상태다.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