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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레이더
2002-09-19

TV 영화

Tomb Raider 2001년, 감독 사이먼 웨스트 출연 안젤리나 졸리 KBS2 9월21일(토) 밤 11시10분

“기념비적으로 어리석은 영화.” <툼레이더>는 여러모로 보는 이를 실망시키는 구석이 있다. 게임 마니아는 그들 나름대로, 영화 마니아라면 또 다른 이유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툼레이더>는 최소한의 덕목을 지닌 오락영화다. 힘든 요구이긴 하지만, 머리를 싹 비우고 본다면 지루하진 않다. <콘에어>(1997)의 사이먼 웨스트 감독은 영화의 내러티브를 직조하는 것엔 거의 재주가 없지만 빼어난 시각효과를 과시하곤 한다. <툼레이더>의 주인공은 라라 크로포트. 그녀의 모험담이다. 라라 크로포트는 아버지의 유품 중에서 이상한 시계를 발견한다. 이 시계는 일명 ‘빛의 트라이앵글’을 통과하는 열쇠라는 사실을 뒤늦게 안다. 비밀결사조직 또한 라라가 지닌 열쇠를 빼앗으려고 한다. 트라이앵글의 힘이 모이는, 5천년 만에 돌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 유품을 도둑맞은 라라는 죽은 아버지와 재회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캄보디아와 베니스 등을 돌아다니며 비밀조직과 대결한다.

<툼레이더>는 구성이 흥미롭다. 게임 스테이지가 올라가듯 한 단계씩 라라 크로포트는 더 어려운 레벨에 도전한다. 배경도 이동한다. 이탈리아에서 캄보디아, 극지를 비롯해 영화 속 공간은 열대에서 추운 지역까지 망라한다. 영화를 보면 라라 크로포트의 의상은 대체로 변함이 없다. 기온이 영하인 극지방에서 얇고 섹시한 옷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안젤리나 졸리의 모습을 지켜보기란 안쓰럽다. 게다가 실제보다 과장된 그녀의 체형 역시 보기 민망하다. <툼레이더>는 액션 어드벤처영화다. 고대 사원에서 벌어지는 석상과 라라 크로포트의 대결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인디아나 존스>와 <에이리언> 시리즈, 그리고 여러 할리우드 대작영화를 모방하면서 <툼레이더>는 예상과 조금도 어긋나지 않는 결말을 제시한다. 3D 어드벤처 게임이 원작인 <툼레이더>는 최근의 할리우드 오락영화가 게임의 룰과 화면구성을 닮아간다는 점을 예증한다. 어리석은 기운이 역력하지만, 이는 <툼레이더>류의 가볍고 시간 때우기에 적합한 오락영화가 지닐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로 볼 수도 있다.

그래서 <툼레이더>는 형편없는 영화일까? 개인적인 견해로는 꼭 그렇지는 않다. 영화에서 라라 크로포트는 거대 저택에 살면서 한가한 저녁 시간에 유연한 줄을 몸에 감고 공중에서 유영한다. 우아한 클래식을 배경음악으로 깔아놓은 채 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액션 시퀀스에서 그녀는 총을 들고 집에 침입한 무장괴한들과 맞선다. <툼레이더>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복선과 플롯, 그리고 이야기를 지니고 있지만 몇개의 액션장면은 눈요기라고 과소평가하기엔 눈부시다. 라라 크로포트는 경쾌한 테크노 음악에 맞춰 기계적으로 총을 쏘고 불물 가리지 않은 채 몸을 날린다. 시원한 액션만을 기대한다면 <툼레이더>는 그리 짜증스럽거나 불만족스럽지만은 않은 영화다.

★ 공중파 TV 영화관련 프로그램 편성표 보기

<툼레이더>부터 <천국의 아이들>까지, 추석영화 열전

<▶ 사이먼 웨스트 감독의 <툼레이더>

<▶ 하워드 혹스 감독의 <붉은 강>

<▶ 마지드 마지디 감독의 <천국의 아이들>

<▶ 존 허츠펠드 감독의

<▶ 식스센스,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외 3편

<▶ 친구, 글래디에이터, 신라의 달밤 외 2편